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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녀석이야...? 누가 이 차를 쫓아오는 거지?”
그렇게 중얼거리며, 예담이 사이드미러를 통해 보니, 한 사람이 달려오고 있는데, 무언가 강한 아우라에 싸여 있다. 그것도, 웬만한 차보다도 빠르게 말이다. 그것을 보자마자 예담에게 본능적인 공포감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형, 저기 보여? 누가 우리 쫓아오고 있잖아!”
“몰라. 지금 운전하느라 아무것도 안 보이니까!”
“안 보인다는 게 말이 돼?”
예담이 그렇게 말하기는 하지만, 지금 계기판을 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이드미러에 보이는 그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게 보인다. 계속 가까워지는 걸 보자, 예담의 이마에도 식은땀이 흐르며, 심장이 막 울리기 시작한다. 자신도 모르게, 예담은 예성에게 성을 낸다.
“뭐야, 속도를 조금 더 높여! 따라잡히겠어!”
예담의 그 말에도 예성은 옆이나 뒤에 쫓아오는 누군가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그냥 운전대만 잡고서 가끔 양옆만 돌아볼 뿐이다. 거기에다가, 예성이 무슨 운전을 이렇게 곡예처럼 하는지, 바로 옆에 가는 화물차를 매우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고, 또 오토바이 2대도 곡예 운전이라도 하듯 지나쳐 간다.
“이거 아빠 차잖아! 이렇게 막 다뤄도 되는 거야?”
“괜찮아.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렌트 업체에서 알아서 처리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예성은 그러면서도, 뒤에서 추격하는 정체불명의 인물은 아직 인지하지도 않은 모양이다. 오로지 운전에만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예담이 다시 사이드미러를 통해 보니, 이제 그 정체불명의 인물이 바로 뒤까지 쫓아왔다. 거기에 그 아우라가 차를 뒤덮으려고 하는 것 같다.
“형, 큰일 나겠어! 저 녀석, 바로 뒤까지 쫓아왔다고!”
그런데 예성은 뒤는 돌아도 안 보고 엉뚱한 말을 한다.
“벨트 맸지?”
“응?”
예담이 되묻자, 예성은 다시 말한다.
“등 뒤로 쭉 기대.”
“아니, 지금 뭘 하려고? 지금 차들이 있잖아. 거기에다가 앞은 건물이라고!”
“이제부터 급커브를 해서 터널로 들어갈 테니.”
“아, 자, 잠깐...”
예성에게 예담이 막 뭐라고 더 말하려는데, 일순간 엔진이 더 빠르게 돌아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온몸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이어, 바깥의 풍경이 마치 여러 가닥의 줄같이 지나가더니, 곧이어 터널로 들어간다. 터널 역시도, 전등이 줄처럼 보인다. 1km 길이의 터널을 지나는 데 채 30초도 걸리지 않을 정도다.
“아니, 이러다가 우리 저세상 가는 거 아니야?”
“헛소리하지 마! 벨트나 꽉 매고, 머리는 시트에 딱 대고 있어!”
예성의 어조는 이렇게 빨리 운전하는 사람답지 않게 꽤나 낮아졌다.
터널을 빠져나오자 예담은 사이드미러를 들여다본다. 그 미지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예담의 입에서는 아까보다 더욱 거친 숨이 나온다. 안심이 되지가 않는다. 거기에 옆에 둔 텀블러 안의 물에서 다시 김이 오르고 있다.
“집까지는 얼마나 남았어?”
“이제 금방 가니까 기다려!”
그새 꽤 많이 갔는지, 속도가 점점 줄어드는 게 느껴진다. 줄의 연속으로만 보이던 바깥 풍경도 이제 서서히 모양새를 갖춰 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여전히 빠른 속도 때문에, 예담은 좀처럼 안심을 하지 못하겠다. 뒤에 따라오는 그 미지의 인물 또한 계속 따라오는 것 같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한 3분 정도가 지났을까.
“다 왔어. 이제 우리 집이야.”
“응? 벌써?”
아파트 단지의 대문이 보인다. 차단기가 열리니 이제 한숨 돌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도 어느새 다시 김이 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다 보니, 예담의 눈에 누군가 보인다. 중년 여성 여럿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단지 안 인도를 걷는데, 그중 손가방을 든 한 명이 바로 눈에 띈다. 다름 아닌 예담의 어머니. 아마도 친구들과 같이 어디에 다녀오는 모양이다.
“어머, 아들들인가 봐?”
나이 지긋한 중년 여성 중 한 명이 예성을 알아본다. 그러자 어머니가 뒤돌아본다. 예성이 곧바로 창문을 내린다.
“어, 엄마!”
“예담이하고 같이 놀러 갔다가 들어가는 거니?”
“네, 그런데...”
“그래, 노는 건 좋은데, 너무 그렇게 빠르게 다니다가 또 전에처럼 아빠한테 혼날라!”
“아니, 그때는 정말 사정이 있어서 그랬던 거고요...”
예성은 얼버무리려 하지만, 어머니는 그런 예담의 말을 벌써 여러 번 들었는지, 예성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손을 흔들며 말한다.
“엄마는 친구들하고 좀 더 놀다 들어갈 테니, 너희들 어서 집으로 들어가.”
“알겠어요.”
예성은 어머니에게 그렇게 대답하고는, 차문을 닫는다. 그래도 어머니와 친구들의 대화는 계속 들려온다.
“어머, 예성이가 저렇게 컸어? 나는 못 알아봤는데.”
“자기 누나 닮아서 저러는 모양이야. 참, 예희는 지금 뭐 해?”
“자기 일하고 있지!”
예담은 얼른 자리에 다시 기대고는, 고개를 돌린다. 어머니의 친구들이 예담에 대해서는 아직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 같다. 예담이 옆에서 뭐라고 하지 않아도, 예성은 알아서 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향한다.
차가 어느새 주차를 마치자, 예성과 예담 모두 차에서 내린다.
“에이, 무슨 고무 냄새가 이렇게 나냐. 도대체 얼마나 밟은 거야?”
예담은 자신이 탔던 바로 그 차에서 내리면서도, 그 타이어가 타는 냄새는 도저히 그냥 지나갈 수 없었는지 손을 휘휘 내저으며 말한다.
“야, 예담아, 아무리 그래도, 너 때문에 이렇게 빨리 온 건데 네가 그러면 안 되지.”
“에이, 형, 냄새가 나는 걸 어떡해.”
그렇게 말하다가, 예담은 무슨 낌새를 눈치채고는, 그 자리에 선다.
“왜 그러냐?”
“어, 형. 먼저 들어가 봐.”
하지만 예성은 예담의 그 말에도 불구하고,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 예담이 손짓까지 하자, 예성은 고개를 좌우로 젓더니 말한다.
“에이, 내가 널 놔두고 어떻게 들어가냐?”
그리고 예담의 뒤에서 따라가며 지켜보기로 한 듯하다. 예담이 주차장의 다른 동의 출입문 쪽을 가만히 보니, 누군가가 예담을 지켜보고 서 있다. 조금 아까 예담을 쫓아온 그 누군가가 맞는 것 같다. 그러나 그는, 예담이 가까이 오자, 어디론가 다시 사라져 버린다. 마치 자신을 보여 주지 않겠다는 듯 말이다.
“야! 거기 서! 안 서?”
예담이 그렇게 말해도, 그 정체불명의 인물은 예담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에이, 누구였지? 분명 우리 반이었는데... 설마 아까 본 그 녀석... 우리 반의 여자애인가? 정말 누구인지 생각이 안 나네...”
예담이 자리에 서서 머리를 싸매고 있자, 예성이 예담을 부른다.
“야, 뭐해. 빨리 들어가자.”
“알았어, 갈게.”
예담은 여전히 불안한지, 그 이름 모를 누군가가 보였던 곳을 한 번 더 돌아본다. 하지만 그 의문의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모습을 절대 보이지 않겠다고 온몸으로 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는 와전히 자신의 모습을 숨겨 버리고서는 비추지 않는다. 예담은 고개를 흔들고는, 예성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탄다. 그러면서도 불안하기는 했는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까지 차가 있는 쪽에 자꾸만 시선이 간다.

한편, 민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아까 있었던 벤투라 센터에서의 일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괜히 시간을 썼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새로운 경험을 하고 왔다는 생각을 하니 그건 그것대로 괜찮다. 지미와 타킨뿐만 아니라 다른 게이머들도 상대하고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 외로 많은 사람들이 민의 실력에 대해 호평하는 데 괜히 어깨도 으쓱해졌다.
어느새, 지하철역 출구로 나오니, 이제 다들 헤어질 때인 것 같다. 유, 라미즈, 타냐 모두 가는 방향이 다르다.
“자, 그럼 여기서...”
막 민이 인사를 하려는데...
“어? 저 애들 뭐냐?”
라미즈가 길 건너편에 있는 누군가를 보더니 가리키며 말한다.
“응? 누구?”
민과 유, 타냐 역시 라미즈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더니, 금방 누군가 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는 것을 알아챈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니다.
“어... 우리 학교 4학년 애들 아닌가? 맞지? 5명 모두 본 적이 있어.”
“어, 맞는 것 같은데, 지금 눈빛이 좀 이상하다? 무슨 좀비 같은데?”
“아니야. 좀비라기보다는...”
타냐가 그 아이들에게서 비정상적인 호흡을 감지한 모양이다.
“그냥 로봇이나 전동 인형이라고 봐야 하겠어!”
“응?”
민이 타냐의 그 말에 되묻더니, 그 4학년생들의 바로 앞에 다가간다. 그 순간, 민은 다들 누구인지 알 것 같다.
“이 애들, 본 적이 있어. 학교에서 지나가다가 마주친 적이 있는 애들이라고! 한두 명은 그 이상이고. 그런데 왜 저러지? 우선 눈부터가 확 다르잖아. 저 애들 스스로 저러지는 않는 것 같고... 누가 뒤에서 조종하는 것 같단 말이야!”
그 얼굴들을 알 것 같은 민은 그들을 보고 넌지시 말을 건다. 세뇌가 걸렸더라도 혹시 자신을 알아볼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뭐야, 너희들? 여기서 뭘 하고 있는데?”
그러고서 반응을 살피지만, 아무 반응도 없다. 오히려 민을 잠시 노려보더니, 슬금슬금 뒤로 조금씩 물러난다. 하지만 자세는 곧 싸울 것 같은 자세를 한다.
그리고 한 명이 달려든다. 민이 그 여자아이를 보니, 눈에는 초점이 없는데, 완력은 그 나이 평균의 아이들에게서 나올 만한 힘이 아니다. 원래부터 들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손가방 안에 있는 립스틱을 꺼내 휘두르는데, 어찌나 세던지, 꼭 칼을 휘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민에게라면 상대도 되지 않는다. 막아내는 데는 별로 힘을 안 들여도 된다. 민과 그 여자아이 사이에 염동력을 방패처럼 만들어서 막은 다음, 옆으로 던진다, 그리고 얼굴을 한번 보자, 민의 눈이 흔들린다. 확실히 아는 얼굴이다.
“어... 이 애, 그 ‘시사이드’ 빌라촌에 사는 ‘안’ 아닌가? 아니, 그건 그렇고, 지금 뭘 하는 거야?”

그리고 바로 그때, 마침 그 주변을 지나가던 타마라의 눈에, 먼발치에서 그 광경이 들어온다. 타마라는 친구와 모임을 위해 지하철역에서 나와서 카페거리 쪽으로 가려던 참이었다. 둘 다, 간단히 나들이하는 복장을 하고 있다.
“잠깐만, 나 볼일이 좀 있거든.”
“또 그 방범대 활동이야? 너도 제발 네 몸 좀 챙겨라.”
“걱정은 붙들어 매. 그냥 잠깐이거든.”
“어떻게 걱정을 안 하냐?”
그렇게 말하는 친구를 떼놓고서 타마라는 곧장 거기로 달려간다.
“너, 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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