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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도 사용되는 단색 군복

HNRY, 2013-11-11 10:28:16

조회 수
1623

현대의 군대에서 위장복이 사용된 역사는 길게 잡으면 1~2차대전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나 본격적으로 이것을 전군에 보급한 역사는 상대적으로도 그리 길지 않습니다. 대략 베트남전 이후 정도일까요?


미군 기준으로는 BDU라 불리는 얼룩무늬 위장복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이 81년부터 도입되어 89년 쯤에 전군 보급이 완료되었다고 하지요. 한국 기준으로는 90년대 초반부터 저 BDU를 바탕으로 한 위장복이 보급되기 시작하여 미군과 비슷하게 약 10년이 지나서 이 위장복이 전군 보급이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소소한 개량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군대에 위장복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물론 기존의 전투복 보다 더 효율적인 위장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 이전까지의 카키색이나 올리브 그린, 녹회색 등의 전투복은 1차대전 당시의 저시인성을 노리고 만들어 진 것이고 모양은 변해왔지만 그 생명력은 거의 70~80년에 달했었지요.


물론 글 맨 앞에서 말했듯이 위장복 역시 비슷한 수준의 역사를 지니지만 이것이 세계의 여러나라에서 전군에 보급된 것은 역사가 꽤 짧은 편이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특수 목적 등을 지닌 부대 등에 지급되었고 일반 부대에도 방탄모에 씌우는 위장포나 방탄복 같은 것에만 적용되어 왔었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대략 두 가지 정도만 꼽아보면 나치 독일에 대한 반발심리와 생산단가.


전자의 경우 이 위장복을 본격적으로 채용한 것으로 유명한 것이 바로 당시 나치 독일의 무장친위대, 슈츠슈타펠(약칭 SS)였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것 말이죠. 여담으로 이런 형태의 위장복이 대표적이긴 한데 이런 것 외에 4계절에 맞게 각각 다른 위장복을 보급하기도 하였으며 기존의 단색 전투복 위에 단순히 스모크(Smock)를 씌우는 식으로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미군도 이것과는 별개로 민간에서 사냥시 썼던 위장 패턴(일명 덕 헌터(Duck Hunter))라는 것을 차용하긴 했는데 위장복을 먼저 차용한 슈츠슈타펠 때문에 위장복이 눈에 띈다 싶으면 SS라 오인사격을 받는 어이없는 일화도 있었다더군요.;;


어쨌건 최초로 위장복을 부대단위로 보급하기 시작한 것은 독일이었고 이런 이유로 한때 독일 뿐만이 아니라 서방세계 자체가 그 이미지 때문에 위장복 채용을 꺼려해서 본격적인 위장복의 도입은 많이 늦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생산단가의 경우 현대에는 원단 제조 및 생산 기술이 발달하여 저런 위장무늬를 찍어내는 데 큰 어려움은 없으나 과거에는 저런 식으로 얼룩무늬를 만드는 것 자체가 단색 원단을 제조하는 것에 비해 단가가 더 들어갔기 때문에 전군에 보급하기엔 역시 비쌀 수밖에 없었지요.


여튼 이런저런 이유로 상당수의 국가에선 일부 부대를 제외하면 위장복을 채용하는 것이 많이 늦어졌습니다. 한국조차도 특전사나 해병대 정도만이 고유 위장복을 지급받고 있던 실정이었지요. 그러다가 90년대에 들어서 좀 더 효율적인 위장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미군을 따라서 이런저런 위장복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그 독일도 동, 서독의 통일 이후 과거의 위장복과 비슷한 플렉탄이라 불리는 패턴의 전투복이 전군에 보급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21세기에 들었음에도 여전히 단색을 고수하는 곳은 남아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오스트리아군(상단)과 이스라엘군(하단)이지요.


오스트리아군의 경우 위장복이 도입되긴 했다고 합니다만 특수부대 정도에서나 사용되고 아직 전군에 보급되지는 않은 듯 싶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군은 건국 및 창군 초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현 전투복을 고수하고 위장복을 도입하기는 했는데 그것도 위장망(속칭인지 샴푸 모자라고도 불린다더군요) 방탄모에 덧씌우고 전투복 위에 같은 그물형의 스모크를 덧입는 식이라 아직까지도 전군 공통으로 단색 전투복을 고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전히 위장복에 대한 반발심리가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단순히 필요없다고 느껴서?


이스라엘군 같은 경우는 군사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선진적인 군대라고 들었습니다만 전투복만큼은 이런 구형 전투복을 유지하고 있는 게 그저 신기해 보였습니다. 물론 오스트리아군도 마찬가지고.


아마 지구상에서 단색 전투복이 현역에서 물러나는 일은 없거나 먼 미래의 일이 될 것만 같습니다.

HNRY
HNRY라고 합니다.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쓰고 싶습니다.

4 댓글

마드리갈

2013-11-11 14:44:26

이스라엘군의 경우 군복은 단색이라도 군장비는 위장도색인 경우가 많지요. 이를테면 F-15I Ra'am을 위시한 공군의 각종 전투기는 사막위장도색을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멋있을 뿐만 아니라 국토 남부에 넓은 네게브 사막이 있는 국토환경상 시인성 저하에 기여하는 고기능성 도장으로 보여요.

그리고 이스라엘군 하면 군복이 의외로 구식인 것도 있고, 장발의 군인도 많다는 것도 특징이예요. 게다가 총류탄을 여전히 쓰고 있는 의외성도 있어요. 여러모로 신기해요.

HNRY

2013-11-11 18:46:49

전투기와 같은 얼룩무늬는 아니지만 마가크 시리즈나 메르카바 시리즈로 대표되는 전차들은 모래색으로 도장을 하고 있죠. 국방색을 하고 있는 건 이스라엘군 전투복과 메르카바 mk4 등. 그나마 메르카바는 사막에서의 운용을 자주 해서인지 자연스레 얼룩무늬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생각해 보면 전면전이 아닌 시가전과 대테러전이 주가 되는 특수한 환경 때문에 그리 되었을 진 모르겠지만.

SiteOwner

2013-11-11 19:09:33

BDU라면 갖고 있는 것은 모두 세 종류로, 하나는 한국군에서 지급받은, 둘은 미군에서 지급받은 Woodland 및 Tropical입니다. 카투사들 사이에서는 그냥 동복, 하복이라고 불렀지요. 벌써 이게 옛날 물건이 되었고 이제는 ACU라는 디지탈패턴의 새로운 것이 나왔으니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미군이 정말 대단하고 느껴지는 것은, 적의 것이라도 좋으면 거리낌없기 채용한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항공모함기동부대와 강습상륙함, 독일의 제리캔, 슈탈헬름 및 위장색 군복, 이탈리아의 제식권총(M9 권총은 베레타 제품으로 Made in Italy)같은 구 추축국의 자산은 물론, 소련의 경전투기나 중국의 Tactical Vest 개념 등 공산권의 것도 거리낌없이 채용하는 등의 놀라운 유연성을 보여줍니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하는 미국의 실용주의가 정말 엄청난 것임을 다시 알 수 있습니다.

호랑이

2013-11-13 00:04:32

밀리터리 룩에서 군복의 형태를 많이 따가서 그런지, 아니면 최근의 군복들이 대부분 카모플라쥬를 넣어서 그런지, 단색 군복은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지금 소유하고 있는 BDU는 국군 우드랜드, 미군 ACU, DCU 3종입니다만. 각각 형태가 잘 숨겨지는 주변환경이 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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