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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사이에, 민과 친구들, 그리고 타마라를 둘러싼 상황이 다시 좋지 않게 흘러간다. 마치 폭풍이나 큰 파도 같은 것이 다시 밀려들려는 모양새다.
“저기요! 타토하고 나르를 좀 보라니까요?”
민의 말에, 타마라는 민이 가리킨 쪽을 돌아본다. 어느새, 타토와 나르가 다시 민과 친구들, 그리고 타마라에게 달려들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마치 무슨 합체 공격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둘은 한 군데 붙어서 협공을 시도하고 있다. 그 속도가 빠를뿐더러, 주변에는 기온 상승과 강하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꽤 빨라!”
“아니, 빠른 것도 빠른 건데... 덥기도 하고 춥기도 하고... 뭐지?”
타냐와 라미즈가 한마디씩 하자, 민은 일단 둘을 멈춰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느새 타토와 나르는, 마치 거대한 원심분리기가 회전하듯, 큰 원을 돌리며 민과 친구들, 타마라를 에워싸고 있다.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라, 어느새 또다시 레토는 자기 그림자로 공격을 시도하고 있고, 안은 어디서 또 주웠는지 모를 펜을 칼처럼 휘두르는 데다가, 아리엘은 이번에는 또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플라스틱 덩어리를 온몸에 두르고서 달려들고 있다. 무엇인지 모를 의지가, 그 다섯 명으로 하여금 총공격을 시도하게 하려는 모양이다.
“모두 한군데 모이려고 하는 거지...”
민은 뭔가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그러다가, 마치 일격을 준비하듯 타토와 나르가 멈춘다. 타토가 얼마나 빨리 달렸는지, 그 잔상이 남아서 아직도 타토가 달리는 것 같은 착시를 보인다.
이윽고, 다섯 명 모두가 잠시 준비 자세를 취한다. 그러든 말든, 민은 자신을 향해 달려들려는 그 아이들을 향해 말한다.
“이러기는 정말 귀찮은데, 너희들 정신 차리게 하려면 내가 이런 것 정도는 안 할 수가 없다니까. 좀 이따가, 나한테 고맙다고 한마디씩 해 줘야 한다, 얘들아?”
민의 그 말이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안을 시작으로, 다들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한다. 민은 거기서 기회를 잡고는, 한마디 한다.
“지금이야! 다들 가만히 있어!”
“응? 너 누구한테 그렇게 말하는 거냐?”
타냐는 민이 지금 누구에게 말하는 건지 의아했던 모양이지만, 민은 ‘뭘 그런 걸 다 묻느냐’는 듯 한마디 한다.
“누구기는 누구야.”
민이 그렇게 말하자마자, 순간 분홍색의 아우라가 땅바닥 한가운데에서 일어나는 듯 보이더니, 이윽고 아리엘을 비롯한 다섯 명이 그 아우라가 이끄는 대로 한 군데로 모아지고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들 팔다리를 버둥거리기는 하지만, 마치 거인의 손으로 휘감은 것 같은 강력한 힘에 꽉 잡혀 버린 상태가 된 것이다. 그 와중에도 아리엘은 어떻게든 그걸 풀어 보려, 온몸을 비틀지만, 당연히 그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지는 못한 채, 더 강하게 옥죄는 그 강력한 힘에, 움직이지 못한다.
“......”
아리엘을 비롯한 그 다섯 명이 뭐라고 계속 하는데, 민과 다른 친구들이 듣기에는 그냥 의미없는 단말마처럼 들린다. 그걸 본 유와 티나가 서로 말한다.
“세뇌는 아직 안 풀린 건가?”
“어... 그런 것 같은데. 눈에 초점도 없고, 내뱉는 말도 뭐라고 해야 하나... 말이라기보다는 동물들이 아무렇게나 내뱉는... 그런 것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어.”
“그러면, 이제 저기다 뭘 해야 하는 거지?”
그런데, 민이 보니 라미즈가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게 보인다. 유와 타냐가 궁금했는지 묻는다.
“야, 라미즈, 뭐 하는 거냐? 설마 너 혼자서 조각 만들기에 몰두하는 건... 아니겠지?”
“아니라니까! 절대 아니야!”
라미즈는 그렇게 말하며 자기가 만들어낸 머리 모양 조각상을 보여준다.
“저 애들, 무엇 때문에 세뇌당했나 해서 한번 만들어 봤거든?”
라미즈가 금세 만든 조각상을 가리킨다. 한 사람의 머리 모양인데, 거기에 조그만 점 하나가 박혀 있는 모양이다. 그 조그만 점의 위치는 바로 정수리 위치다. 라미즈는 자신이 만든 그 결과물에 자신감이 생긴 듯하다. 
“별 것 없어. 세뇌된 지는 얼마 안 된 것 같아. 아마 충격을 한번 받으면 풀릴걸.”
라미즈의 말에 타냐가 말한다.
“하지만 어떻게? 저 애들, 혹시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타냐의 그 말에, 타마라 역시 무언가 힌트를 얻은 듯, 민과 유, 타냐, 라미즈를 한군데 오게 하고는 말한다.
“자, 얘들아, 한번 들어볼래? 충격을 주면 된다고 했지 다치게 하라고는 안 했거든? 그렇다면,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서, 타마라는 아직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다섯 명을 돌아본다. 그 순간, 타냐가 손뼉을 치며 말한다.
“아... 알겠어. 그러면 내가 한번...”
“응? 네가 뭘 해 본다고? 설마, 호흡곤란으로 만든다고?”
유가 그렇게 말하자, 타냐는 무언가 더 생각났는지 대뜸 유의 손목을 잡는다.
“어, 어, 그쪽으로는 안돼!”
“아니, 왜?”
“내 능력은 왼손으로만 쓸 수 있다고! 그런데 왼손을 잡아 버리면 어떻게 능력을 쓰라고?”
“뭐 그렇게 능력 발동 조건이 까다로워...”
그러면서도, 타냐는 유와 함께 행동에 나선다. 유가 먼저 그 다섯 명을 향해 전류를 흘려넣자마자, 그 다섯 명이 전기충격을 받아서 몸을 벌벌 떠는 게 보인다. 그러자마자, 타냐가 무언가 중얼거리며 양손을 그 다섯 명 쪽으로 뻗는다. 
“뭘 하는 거야?”
민이 묻자 타냐는 민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듯 손짓하며 말한다.
“보기나 하고 있어.”
전기충격에 이어 순간적으로 숨이 막히는 충격을 받은 다섯 명 중, 아리엘이 가장 먼저 앞으로 풀썩 쓰러진다. 잠시 후, 아리엘은 고개를 흔들며 그 자리에서 일어선다. 민과 타마라가 바로 아리엘에게 가서 아리엘을 일으켜 세운다.
“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이 상황은...”
아리엘은 지금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는 건지, 처음으로 입을 떼며 하는 말이 그것이다. 민이 아리엘에게 뭔가 더 물어보려는데, 곧이어 아리엘 말고도 안, 타토, 레토, 나르가 차례대로 머리를 흔들더니 ‘아’ 하는 한숨을 내쉰다. 타마라가 보니, 다섯 명 모두, 초점 없이 흐리던 눈빛이 사라지고, 보통 그 나이대에서 볼 수 있는 표정과 눈빛으로 돌아온다. 타마라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제 세뇌가 풀린 것 같아. 다들 수고했어!”
그러자, 민을 비롯한 다른 친구들이 일제히 그 다섯 명에게 달려간다.
“얘들아, 이제 정신이 좀 드냐?”
민이 그렇게 말하자, 그 중 타토가 앓는 소리를 내더니 말한다.
“으... 무슨 일이래... 분명히 우리는 아까 어디 놀러가려고 했는데...”
타토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타냐는 조금 전까지 자신이 찍고 있던 영상을 보여주며 말한다.
“너희 1분 전까지만 해도 이러고 있었다고. 좀 알겠어?”
타토뿐만 아니라, 다른 네 명 역시 타냐의 앞으로 가서 그 영상을 유심히 본다. 역시, 처음 볼 때는 다들 못 믿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다.
“아니, 우리가 이랬다고...”
나르는 그 영상을 보면서도 믿지 못하겠는지 고개를 흔들다가, 그게 자신이라는 걸 확인하자마자, 믿지 못하겠다는 듯, 그 영상을 두 번 세 번씩 돌려본다. 다른 아이들도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역시 그 영상을 보더니, 처음에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젓더니, 이내 경악하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정말 우리가 이랬다는 말이지...”
레토가 그 영상을 보고서 반쯤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데, 뒤쪽에서 누군가 달려오는 게 민의 눈에 들어온다.
“응?”
“뭐야, 다들 여기 있었네?”
“아, 무사하군요!”
메이링과 호렌이다. 그 중에도 특히, 호렌은 레토를 보더니 크게 기뻐하는 표정을 지으며 곧바로 그쪽으로 가더니, 레토의 앞에 바로 공손히 선다.
“어, 왔구나! 그런데, 내가 지금 왜 여기 있었던 건지 모르겠는데...”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무사하다는 게 더 중요하죠.”
호렌은 레토를 일으키며 말한다. 메이링은 호렌과 레토를 번갈아보며 말한다.
“혹시 호렌 씨가 찾는다던 사람이 바로 레토인가?”
“맞아. 지금은 견습 신관이지. 지금은 문화 체험 및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여기서 생활하고 있는 거고.”
호렌의 그 말에, 레토는 호렌에게 맞장구라도 쳐 주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인다. 한편 그렇게 말하면서도, 호렌은 걱정스럽게 말한다.
“이거, 후폭풍이 조금 있을 것 같단 말이지.”
“아니, 왜?”
“견습 신관이라도 어쨌든 신관이 다른 종교의 공격을 받은 거잖아. 그것도 사이비의.”
“호렌, 너 종교 쪽으로는 크게 관심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나는 어디까지나 내가 몸담은 사회라는 점에서 말하는 거라고. 너희들도 그렇잖아? 나도 안다고. 어떤 시대에는 주류 종교가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말이지.”
“뭐, 그거야 그렇지.”
호렌은 어느새 갈 준비를 한 모양이다. 레토 역시 손을 흔든다.
“가 본다, 메이링 씨. 또 연락할게.”
그렇게 말하며, 호렌은 레토와 함께 그 자리를 떠나 어디론가 간다. 그 뒷모습을 보고는, 메이링은 한마디 한다.
“이레시아인들의 종교 네트워크가 꽤 단단하다고 해야 하나...”
메이링은 호렌과 레토의 뒷모습을 잠시 보더니, 이윽고 사건이 벌어진 곳으로 눈길을 돌린다.  문득 무언가 생각난 메이링은 타마라를 보고 손짓한다.
“어? 변호사님?”
“그래, 무사히 일이 끝났으니 다행이기는 한데, 네 안전을 우선으로 챙기라고 했지?”
“안다니까요. 그런데 아이들이 위험한데 어쩔 수 없었죠.”
타마라의 그 말에 메이링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메이링이 가장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이제 아리엘을 비롯한 아이들에게 가서 묻는다.
“너희들, 혹시 무슨 일이 있었니?”

그 시간, 예담은 자기 방에 가만히 앉아 있던 참이다. 아직 아버지는 물론, 친구들과 놀러간 어머니 역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시간이 예담에게는 나쁘지만은 않다. 물론 부모님은 조금 나이대가 있으신 분들치고는 예담의 취미를 싫어한다든가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그런 걸 같이 보자고 하면 왜인지 모르게 귀찮은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님이 없을 때도 딱히 조심할 필요가 없는 건 아니다.
“예담아, 방에서 뭐 하냐?”
“아니, 형은 왜 또 내 방에 들어오는데!”
예성이 어느새 예담의 등뒤에서 구경을 하던 참이다. 그것도 방금 막 온 것도 아니고, 1분은 된 것 같다. 예담이 뒤돌아보니, 예성의 입에 무엇인지 모를 미소가 지어져 있다.
“왜 그래!”
“너 아이돌 팬이었냐?”
예성의 눈이 향하는 곳은, ‘코하쿠’라는 이름의 여자 아이돌 사진이다.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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