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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군대관련 담론 중 부정할 수 없는 씁쓸한 것이 있습니다. "부를 땐 국가의 아들, 다치면 느그 아들, 죽으면 누구세요?" 라는 이 문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즉 정말로 힘이 되어야 할 상황에서 국가는 책임을 외면하고 혼자 손해를 봐야 하는 부조리한 상황은 바꿀 수 없고, 누군가는 소중한 사람이나 본인의 목숨을 희생해야 하는 것으로 끝날 수밖에 없든지 아니면 처음부터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았거나 타국에 귀화하든지 해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한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대부분의 한국 성인남성이 어떻게든 부담하는 군복무에 국한된 것만은 아닙니다. 흔히 철밥통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공직사회에서도 탄핵소추 과정에서는 철저히 버려집니다. 탄핵소추의 대상이 된 이상, 그 발단이 허무맹랑하더라도 예외없이 그 순간부터는 공직자에 대한 공적지원은 모두 끊어지고 혼자서 사비를 들여 변호사를 선임하여 혼자 싸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핵소추의 결론이 각하나 기각으로 결론난다 하더라도 탄핵을 추진한 국회측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일말의 책임조차 지지 않습니다. 결국 탄핵소추가 시작된 순간부터 제도적으로 "누구세요?" 는 시작되고 그 비용은 좋든 싫든 탄핵소추를 당한 사람의 몫이 됩니다. 이 또한 처음부터 공직에 취임하거나 탄핵소추당할 상황에 안 들어갔으면 된다는 논리구조와 동일합니다.

취임 이틀만에 탄핵소추를 당했던 이진숙(李眞淑, 1961년생) 방송통신위원장의 경우는 아무런 귀책사유도 없으면서 탄핵심판청구가 이루어진 2024년 8월 2일부터 선고가 이루어진 2025년 1월 23일까지 4개월 넘게 일하지 못했고, 사실 취임 직후에 탄핵소추를 당하여 잘잘못을 논할 여지 자체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헌법재판관 8명의 견해는 인용 4명에 기각 4명으로 정확히 양분되어 버렸습니다. 그나마 일말의 불행중다행이라도 있다면 정족수 미달로 기각으로 끝났다는 것일까요. 이 위원장은 사비로 이 절차를 진행해야 했는데다 그 공백기는 전혀 보상받을 길이 없어졌습니다.

이런 칼럼도 있습니다.

어느 한쪽만이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하고 다른 한쪽은 재정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도의적으로든 아무런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완전한 비대칭 체제는 그렇게나 대칭과 균형을 좋아하는 세태와는 정반대입니다. 마치 여기에 대해서는 철저한 예외를 적용하자는 합의가 있는 듯한데 그런 합의가 있는지 없는지는 적어도 저는 인지해서 동의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사실 비용부담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닐 듯합니다. 부당한 이유로 직무집행기간을 박탈당했으니 임기를 연장하도록 하든지, 그게 안된다면 적어도 탄핵소추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이 다음 총선에 출마할 수 없도록 페널티를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절대로 안 되겠지요. 결국 "누구세요?" 의 청구서는 국회의원이 아닌 한은 누구에게도 날아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사회의 신뢰수준은 하락할 일만 남았고 상승할 일은 없습니다.

피크코리아(Peak Korea)는 역시 현재진행형입니다. 여러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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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대왕고래

2025-02-23 20:53:30

이래저래 국회의원이라는 것도 편한 것만은 아닌 거 같네요.
문제가 있으면 고쳐야 할텐데, 그런 시도는 없었나 싶기도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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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3 21:10:50

국회의원은 유권자의 선택을 받거나 정당의 비례대표명부에 당선권으로 등록되어 있어야 얻을 수 있는 직위이고 현재 되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도 또 된다는 보장이 없는 직위라서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무리하게 밀어붙인 결과 실책으로 결론난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특권층이 맞습니다. 저는 국회의원 활동비도 부족함이 없어야 하고 의전도 충분히 잘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렇게 무책임한 점에 대해서는 반대합니다. 그런데 희망을 가지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현 상황에서는, "한자리 해먹는다" 에만 정신이 팔린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보이니 답이 없습니다.


그 비용은 결국 국민이 치루어야겠지요.

Lester

2025-02-23 21:59:02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그 중에서도 국회의원이 가장 고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위에 두 분의 말씀처럼 국회의원 또한 상황에 따라서는 위태롭기 마련이지만, 국회의원들 중에서도 상층부, 그러니까 다수당의 수뇌부는 견제할 수단이 없어지기에 뻗대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공천 안 준다고 협박한다는 얘기도 들은 것 같고... 이래서 저는 정치를 싫어하고, (애초에 그럴 기회도 오지 않겠지만) 정치판에 들어갈 생각도 없습니다. 저로서는 정치에 대해서 눈과 귀는 열어두고 투표 열심히 하는 것이 최소이자 최선이 아닌가 싶네요.

SiteOwner

2025-02-23 23:07:51

말이 좋아 견제와 균형이지 사실상 이미 무너진지 오래입니다. 이런 형해화가 바로 국내 정치계에 특권층을 만들어 두었고 절차적으로는 전혀 상황이 달라지지 않으니 결국 폭력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어떤 컨설턴트라도 이 상황에 대해서 해법을 낼 수 없습니다. 정말 제로베이스에서 완전히 새로 쌓아 올리지 않는 한은 답이 없습니다.


말씀하신 최소이자 최선의 방법이 가장 시간이 걸려도 가장 빠른 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 결실을 볼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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