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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를 전체적으로 볼 때 실책은 여럿 있겠지만, 최대의 실책이라면 중국을 너무 크게 만들어 놓았다는 것을 거명할 수 있어요. 
증국은 전근대사회에서는 인구에서도 경제력에서도 세계최대의 국가였는데다 가장 혁신적인 나라였어요. 그러나 근대로 들어서는 부패와 무능으로 점철되어 덩치만 큰 약골로 전락하였고, 20세기 전반은 물론 20세기 후반도 제대로 하는 것 하나 없이 전세계의 변방으로 전락해 있을 뿐이었어요. 그러나 대만이 국제연합(UN)에서 축출된 이후로는 국제사회에 복귀했고, 미국이 소련의 대항마로서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꾀하며 여러모로 중국에 힘을 실어줬어요. 이 과정에서 미국은 미국적 가치를 공유하는 자유진영의 여러 동맹국들을 박해하고 약체화시키면서 미국적 가치를 공유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배척하는 중국을 우대하는 식으로 처신했어요.

그 결과, 어떻게 되었나요?
1971년의 핑퐁외교(Ping-pong Diplomacy)로 이래 54년 동안 중국은 외형적으로는 미국의 국력수준에 근접하는 국가가 되었어요. 그러나 매우 잔혹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국가가 되었는데다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중국을 변혁시키려는 외교정책은 모두 실패했어요. 미국이 중국에 힘을 실어준 덕분에 소련을 약체화시킨 것만 성공했을 뿐이지 나머지는 전혀 소득이 없어요. 소련이 해체되고 그 소련의 후신이 된 러시아는 뭔가를 건설해낼 힘은 없어도 세계의 질서를 훼손할 정도의 역량은 여전히 행사중이고, 무역을 통한 변혁을 꿈꿨던 독일을 필두로 대만 축출에 찬성표를 던졌던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및 캐나다는 형편없이 약체화되었음은 물론 다른 찬성국들도 중국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하고 있어요. 그나마 선방했던 일본은 2010년에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에 역전당했어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이 제대로 나서고는 있고, 그 시나리오가 성공할 경우 중국의 약체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요. 언론보도를 소개해 볼께요.

그런데 여기서 상당히 껄끄러운 부분이 있어요.
중국과의 경제단절의 경우 예상되는 각국의 피해규모. 미국대비 독일은 2배, 일본은 3배, 한국은 7배 피해를 입는다는 전망. 게다가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은 미국 단독으로 수행할 경우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데 현재 상황은 미국이 무차별적인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 힘을 합쳐도 부족한데 이전보다 더욱 혹독하게 동맹국을 때리는 형국이니 답이 나올 수가 없어요. 애초에 이렇게 막혀 버린 상황의 고착화도 현 상황에서는 용이하게 피할 수 없어요.

중국의 재부상이 빚어낸 문제점을 얼마나 더 경험해야 깨달을까요. 이제 선택을 위한 시간은 줄어들고 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1 댓글

Lester

2025-03-02 16:57:30

잘은 모르겠지만 트럼프가 갑자기 우크라이나를 패싱하고 러시아와 좋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을 보니, 이번에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과 북한이 같은 공산진영이라고는 하지만 따로국밥인 것은 잘 알려져 있으니까요. 북한은 핵만 있을 뿐이지 특별한 건 없으니까 계속 무시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번갈아 밀어주면서 서로 싸우게 하는 거 아닐까... 제 모자란 생각으로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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