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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김사복 씨의 모습과 그가 소유했던 포드 20M 차량의 사진.)
2017년 개봉된 영화 "택시 운전사(A Taxi Driver, 2017)"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취재하기위해 나섰던 독일의 사진기자 "위르겐 힌츠페더(Jürgen Hinzpeter, 1937.07.06.~2016.01.25.)와 녹음기자 "헤닝 루모어(Henning Rumohr, 생몰년도 불명,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음)", 그리고 그들을 광주까지 태워주었던 택시 기사 "김사복"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입니다.
작중에 등장하는 주인공 김사복의 경우, 본명은 김만섭이고 김사복은 이 이름이 가명이라는 가설에 따라 작중 마지막에 힌츠페더를 김포 공항에 내려주며 이별하기 직전에 성냥갑에서 찾은 단어로 급조한 가명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영화가 개봉한 후 얼마 뒤, 그의 아들을 자칭하는 사람이 영화에 등장한 김사복이 자신의 아버지라고 주장하였고, 이런저런 내용을 교차검증한 결과 이 사람은 그의 장남 김승필 씨(1959년생)로 확인되었고 그의 아버지인 김사복 또한 실제로 영화의 그 본인이 맞음이 증명되었죠.
그렇게 37년만에 비로소 세상에 드러난 진짜 택시 운전사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1932년 10월 3일에 함경남도 덕원군 적전면 신풍리, 지금의 강원도 원산시 신풍동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때 월남한 실향민으로 부모님은 월남 중 배가 뒤집히는 사고로 사망하여 고아가 되었지만 이후 부산에 사는 친척에 의해 자랐다고 합니다. 이후 이런저런 사업을 하며 좌절을 겪다가도 서울에서 호텔 소속 기사로 근무하였고, 1980년 5월 힌츠페더 일행과 접촉해 서울-광주를 왕복하며 광주 민주화 운동의 참상을 목격하였죠. 결국 그로 인한 폭음이 원인이 되어 1984년 12월 19일에 간암으로 돌아가셨다고 전해집니다. 생전에 알던 지인의 말로는 "5.18 당시 사나흘 정도 차와 함께 자리를 비우고 있었고, 이후 돌아온 그와 식사를 하며 광주에 갔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이야기 하셨죠.
영화에서는 5월 18일에 힌츠페더와 처음 만났고, 원래 다른 기사의 손님인 것을 김만섭이 멋대로 태워 광주에 두번 들어갔다 나와 김포 공항에서 헤어진 이후 그 길로 소식이 두절된 것으로 묘사되었지만 실제로는 힌츠페더 일행과도 이미 구면(1975년 10월 경 같이 촬영한 사진이 존재)이었고 광주에 다녀온 뒤로도 만났던 사실이 있었으며 힌츠페더가 그를 찾았을 때에는 1984년에 이미 돌아가신 뒤였고 더군다나 이때는 군사 정권 시기라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시기였다보니 그렇게 소식이 잊혀진 것이었죠. 힌츠페더의 사진집에 1982년에 김사복 씨와 촬영한 사진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1982년까지는 인연이 계속되었다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가 1984년에 이미 고인이었다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어째서 찾지 못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다름아닌 그가 택시운송사업조합 등에 소속된 정식 택시 기사가 아니라, 호텔 소속으로 VIP나 외국인 등의 귀빈을 호텔에서 목적지까지 태워주는 일종의 호텔 전속 기사(당시에 면허 자체는 일반 택시 기사와 동등한 면허로 취급)로 근무하던 사람이라 처음부터 택시 기사와는 연관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이는 힌츠페더가 생전에 집필한 책에서도 "조선 호텔에서 '운전 기사(Driver)'가 운전하는 검은색 오펠(=새한) 세단을 탔다"로만 서술되는 것을 통해 일반적인 운전 기사로 봤다고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화에서는 평범한 서민 자동차인 기아 브리사이고 외형도 그냥 택시라서 눈에 확 띄는 바람에 수색 대상이 되었다고 묘사되었지만 실제로는 당시에는 최고급 자동차였던 검정색 포드 20M과 새한 레코드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이 차는 1970년대의 문학 작품에서 재벌이나 몰고다닐만한 차로 묘사되는 등 당시에 일반적으로 돌아다니던 현대 포니나 영화에서 김만섭의 애차로 등장한 기아 브리사와는 비교조차 안되는 고급차로 인식되었죠.
이에 따라 "한국에 비즈니스로 온 외국 회사원인데 부장과 광주에서 길이 엇갈려 데리러 간다."고 했던 힌츠페더 일행의 변명은 매우 강한 신뢰성을 줄 수 있었고, 딱 봐도 외국인들이 탑승한 고급 세단이다보니 군인들도 검문하기 껄끄러웠을 것이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극중의 긴장감을 위해 잠입한 외신 기자가 위르겐 힌츠페더 뿐인 것으로 묘사되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소속의 외신 기자들이 잔뜩 파견나와 있었죠.
종합해보면 돈을 받고 기자들을 광주까지 태워줬다는 이야기에 지레짐작으로 택시 기사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호텔 소속으로 귀빈들을 태워주는 전속 기사였고 외견상으로는 평범한 검은색 고급 세단에 탑승했기에 별다른 검문도 받지 않았거나 검문에서도 사업을 위해 광주에 간다는 변명이 먹힐만큼 그럴싸했다고 볼 수 있죠. 다만 "검문 때 우리가 거짓말 하는 것을 알고도 보내준 군인이 있었다."는 힌츠페더의 증언을 보면 적어도 한번 정도는 짐 수색 정도는 받았던 모양이고 새한 레코드가 눈에 띄기 때문에 차를 바꿔 탔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영화에서의 김만섭은 택시업으로 하루 벌어 먹고 사는 평범한 소시민으로 나오고 외국어도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일단 사우디아라비아에 일하러 나간 적이 있어서 간단한 영어 정도는 하는 것으로 묘사 되었지만, 실제 김사복 씨는 직업이 직업이다보니 외국어에도 능숙했고, 차도 그냥 차가 아니라 고급 세단 두대에 자가용까지 세대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사회 운동에도 대단한 관심을 보였던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유는 그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의 가설들 처럼 김사복 씨가 군부에 핍박을 받았거나 숨어 지낸 것(영화에서는 이쪽을 채택)이 아니라 이미 한참 전에 고인이었기 때문이었죠. 세간의 추측과는 다르게 아들 김승필 씨의 증언으로는 딱히 군부에서 관심을 가진 적도 없었다고 전해지며 당시에는 군사 정권 시기 였기에 차마 말을 할 수 없었고, 그 이후로는 잊고 살다가 훗날 택시 운전사가 개봉되면서 이 기회에 아버지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자고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영화의 주인공 김만섭은 사실상 영화의 오리지널 캐릭터라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은 고증이 문제가 아니라 이때까진 알려진 사실이 정말로 '힌츠페더를 광주 까지 대려다준 택시기사가 있었다' 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머지는 순전히 영화 제작진이 창작을 해야 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할 수 있죠.
(1980년 8월경 촬영. 우측의 자동차가 그가 소유한 새한 레코드.)
(1984년 2월 촬영, 이 해 12월에 별세. 우측은 그의 둘째 아들.)
(위르겐 힌츠페더의 1982년 사진첩에서, 힌츠페더의 카메라를 들고 있는 김사복.)
(1975년 10월. 안경 쓴 남자가 위르겐 힌츠페더, 그 우측이 김사복. 좌측은 녹음기자 헤닝 루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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