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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능력자가 수상하다!] 87화 - 아침의 부름(2)

시어하트어택, 2025-04-30 06: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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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다.’
장로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로건은 그가 자신이 한번 봤던 장로임을 알아챈다. 그것도, 로건이 수료식을 했을 때 바로 눈앞에서 로건을 칭찬해 주던 장로라서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기회라고 판단하고는, 그 장로를 보고 냅다 말한다.
“장로님! 호노리우스 장로님 아닙니까! 만약에 이걸 총회장님이 못 보게 하신다면, 저는 이것을 언론에 모두 뿌려버릴 겁니다!”
‘언론에 뿌린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 장로가 급히 로건이 있는 곳으로 달려오더니 말한다.
“로건 두셋 형제, 교단의 일은 교단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형제는 전도자도 아니고 후보전도자다. 경거망동하지 마라!”
물론 로건은 장로가 그렇게 말하기를 기다렸다. 곧바로, 로건은 더욱 크게 목소리를 높인다.
“장로님, 보십시오! 장로님께서 추천하신 지역장 아닙니까? 그 자가 지금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오직 충심뿐입니다! 배교자들 따위와는 다릅니다!”
그렇게 말하자, 장로 역시 생각이 바뀌었는지, 로건을 보는 시선이 조금씩 흔들리는 것 같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로건은 자기가 가져온 그 가방을 장로에게 건네준다. 장로는 로건에게서 받은 가방 안에 든 수첩과 서류를 받아들더니 말한다.
“알았다. 내가 총회장님께 말씀드리겠다. 그때까지 정해진 위치에서 섭리를 기다리며 몸과 정신, 신앙을 더욱 갈고닦아라.”
“알겠습니다, 장로님. 섭리로 승리하십시오!”
로건은 장로가 자신이 가지고 온 그 가방을 받고서, 답을 주자마자, 목적이 달성되었다는 기쁨을 애써 숨기며, 최대한 공손히 인사하고는 택시에 다시 타고, 진리궁을 나선다. 나가는 길에 보니, 공장 하역장에 아는 사람이 보이는데, 그는 작업자들을 감독하고 있던 참이다. 1년 전에 강사로 있었던 사람이다. 그런데 그가 먼저 로건을 알아본다. 정확히는 외부에서 온 택시를 멈춰 세우려다가, 그 안에 탄 사람이 자신이 아는 사람임을 알아채고는 인사하러 온 것이다.
“로건! 웬일이야? 네가 여기 성지에 다 오다니?”
“코다 강사님, 여기 계셨어요?”
‘코다’라고 불린 그 강사 직위의 남자는 로건과는 잘 아는 사이로, 로건에게는 유소년부 교사로 처음 만난 관계다. 그래도 이곳 본부에서 마주친 건 의외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래. 일도 수행의 일종이니 소홀히 할 수 없지. 그런데, 로건 너는 이 시간에 여기 있을 직책은 아니잖아. 그런데 웬일이야?”
“지역장님이 여기 와 보라고 해서요.”
로건은 곧바로 둘러댄다. 어차피 코다는 이곳 ‘제1성지’로 발령받은 지 오래라 로건이 있는 세라토의 사정에 대해서는 잘 모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코다는 별로 크게 의심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래, 다 지역장님 뜻이 있겠지. 또 보자고. 전에처럼 세라토에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하며 코다는 로건에게 잘 가라는 인사까지 해 준다. 하지만 로건이 탄 택시가 본부의 정문을 넘어가자, 그는 곧바로 어딘가에 연락을 취한다.
“여보세요? 네, 강사님? 네, 후보전도자 로건 두셋 형제가 여기에 왔다 갔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그럼 이만.”
전화를 끊은 그는,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하역 작업을 감독하기 시작한다. 로건이 떠난 방향을 말 없이 응시하는 건 덤이다.

한편, 미린초등학교 정문 앞.
재연은 민이 보여 준 인형을 보더니, ‘하’ 하고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아니, 그 인형이 어디 갔나 내가 궁금했잖아. 이 녀석 혼자 엉뚱한 궤적을 그려서 많이 궁금했다니까?”
“무슨 궤적이요?”
듣고 있던 타냐와 라미즈가 말한다.
“설마 저 인형 바지주머니에 넣은 키링에 뭔가 심어라도 두었다는 말인가요?”
“아, 정답.”
재연이 그렇게 말하며 홀로그램을 띄워서 보여준다. 학교와 그 주변의 지도인데, 빨간 점으로 표시된 인형들이 그리는 선이, 일정한 모양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선들은 일정한 모양을 그리고 있는데, 거점이 몇 군데 있는 것 같다. 일일이 열거하기는 힘들지만, 그중 몇 군데는 민과 친구들도 쉽게 댈 수 있다. 한 군데는 미린역 근처에 있는 PC카페, 또 한 군데는 마리나센터역 바로 앞에 있는 빌라촌의 빌라들 중 한 곳이다.
“이걸로 알아낸 게 좀 많은 모양이네요.”
“그래. 그리고 이 인형들이 다니는 곳으로 이 인형들의 주인의 대략적인 취미와 취향도 추정할 수 있지.”
“그러고 보니까, 저도 뭔가 알아낸 게 있는데요...”
“응? 네가 뭘 알아냈다고...”
유의 그 말에 민도 궁금해서 유에게 물어보려다가, 문득 어제 저녁, 그 인형들에 전기로 된 보호막 같은 것을 씌운 걸 떠올린다.
“그래, 말 잘했어! 여기 점 3개가 있는 것도 한번 봐.”
재연은 민이나 유가 그 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재연은 곧바로 지도에 있는 점들 3개를 보여준다. 분명히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다른 인형들과 다르지 않은 움직임을 보여줬는데, 어제 오후 이후로 이 인형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추적한다는 걸 이 인형들의 주인도 인지하고 있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알죠.”
타냐가 그렇게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언가 고민하고 있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말한다.
“그 인형들이 만약에 숨만 쉬면 그 능력자 잡아내는 건 금방일 텐데...”
“야! 인형이 숨을 쉬냐! 말 되는 소리를 좀 해라!”
“아니, 그냥 그렇다고.”
유의 그 말에 타냐가 막 뭐라고 하려는데, 타냐가 또다시 인형 하나를 또 본 모양이다.
“얘들아, 잠깐 저기!”
“응?”
어느새 화단 쪽에서 나타난 봉제인형이, 카메라를 들고서 민과 친구들, 그리고 재연을 찍고 있다. 그것도 자세까지 잡고서 말이다.
“아니, 인형 능력자가 우리의 머리 위에 있는 것 같은데?”
“이러니까 약이 오르잖아. 분명히 우리 학교인데. 잡히기만 해 봐.”
재연은 민과 친구들의 반응을 보더니, 머리를 긁적거리며 말한다.
“내가 원래 하려던 게 있었는데, 이건 작전을 바꿔야 하잖아.”
그렇게 말하다가, 재연은 민이 들고 있는 봉지에 든 샌드위치를 보더니, 곧 좋은 생각이 난 듯, 민에게 말한다.
“그 샌드위치 하나만 줘 볼래?”
“아니, 왜...”
그렇게 민이 뭐라고 하려 하지만, 재연은 이미, 샌드위치 하나를 가져가더니, 자신이 잡았던 인형에게 그 샌드위치를 쥐어준다.
“아니, 재연이 형, 뭐 해요?”
“아, 그런 게 있어. 이제 두고 봐.”
“그거 혹시, 인형이 먹기라도 하나요?”
“타냐, 너는 왜 또 엉뚱한 소리를 하냐! 아무튼 두고 보라니까.”
재연의 그 말이 조금은 터무니없이 들리기도 하지만, 그 결과는 이제 나올 거라는 재연의 장담에, 반신반의하다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재연과 헤어지고 나서, 민은 교실로 들어가는 길이다. 그런데, 아는 4학년 동생들이 2명 눈에 띈다. 둘 다 이레시아인들이다.
“야, 레토! 나르! 너희들 웬일이냐?”
“새벽 기도가 있어서. 마침 레토가 견습 신관이잖아.”
나르의 그 말에 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아, 그래...”
하지만 민은 그건 별로 알고 싶지 않다. 알고 싶은 건 따로 있다.
“그건 그렇고, 너희들 혹시 오가며 봉제인형 같은 거 돌아다니는 거 못 봤냐?”
하지만, 레토와 나르 둘 다 고개를 가로젓는다.
“혹시 일부러 말을 짜 맞춘다든가 한 거 아니지?”
“무, 무슨 소리야! 우리가 무슨 꿍꿍이가 있다고 그렇게 해.”
하지만 민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거기까지뿐, 더이상 묻지는 않는다. 어차피 모른다는 사람을 더 붙잡아 봤자 나올 것도 없기 때문이다.

한편 그 시간, 예담은 막 집에서 나온 참이다. 오늘 역시도, 예성보다도 조금 일찍 집에서 나온 참이다. 어제와 달리, 엘리베이터 안은 차갑거나 하지는 않았다. 눈사람 군단도 보이지 않고, 티셔츠 군단도 안 보였다.
그런데, 출입문을 나오자마자, 예담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는다. 오늘 역시도, ‘에디’가 마치 예담을 기다린 것처럼 서 있다. 예담은 ‘에디’를 보자마자, 일부러 큰 소리로 인사한다.
“이야, 에디잖아! 오늘도 이리로 오냐? 아니면 이사 온 거야?”
“흥! 내가 그런 걸 너한테 말해 줄 것 같냐! 너는 아직도 모르는 게 많아. 그리고 친구한테 무례하게 굴었으면 사과를 먼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너 같은 녀석을 친구로 둔 게 참...”
‘에디’는 예담을 보자마자 그런 소리부터 쏟아낸다. 예담은 속으로는 웃지만, 지금은 장단이나 맞춰 줘야겠다는 생각에, 저자세를 보인다.
“미안, 미안! 그러니까 내가 미안해! 내가 어제 그랬던 건, 내가 그러려고 했던 게 아니라!...”
“됐어. 너하고는 말 안 하니까...”
물론 예담은 ‘에디’가 왜 일부러 예담을 졸졸 따라오고 있는지는 대략적으로 짐작은 간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예담이 잘못했다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새 몇 명씩 따라붙은 미린중학교 동급생들과 후배들 역시, 대체로 그렇게 예담과 ‘에디’를 보고 있다.
‘성공이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그렇게 예단하기에는 이르다. ‘에디’가 학교까지 가는 동안 무슨 이상한 행동을 할지 몰라, 예담 역시도 불안하다. 1분에 한두 번씩 슬금슬금 뒤를 돌아보는 것 역시, ‘에디’가 알아챌까 봐 불안하게 했다. 그래도, 에디는 눈치를 못 챘는지 아니면 일부러 못 챈 척한 건지는 몰라도, 예담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 학교까지 왔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에디가 있는 그 편의점 건물이 보인다. 물론 에디는 실제로는 그 건물에 있을 것이다. ‘에디’가 그 건물을 몇 번씩 돌아보는 게 보인다. 괜히 불안해진다. 하지만, 예담에게까지 관심을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계속 모른 척하며, 예담은 앞만 보고 걷는다.
그리고 학교로 들어오고, 어느덧, 3층, 3학년 교실이 있는 층에 다다랐다. 계단에 오르자마자, 교실로 가는 방향이 다르므로 ‘에디’와는 반대편으로 가야 한다.
“좋아...”
예담은 교실로 들어가는 척하다가, 몰래 계속 지켜보기로 한다. ‘에디’가 멘 가방을 책상에 내리자, 어제 에디가 자기 교복에 적어 놓은 그 낙서가 보인다. 그것도 옷뿐만 아니라, 등에까지 새겨져 있는 게 훤히 보인다. ‘에디’가 자기 초능력을 사용하긴 했는데, 그게 에디가 적어 놓은 낙서까지 그대로 복사했던 모양이다.
“이거구나! 좋았어. 이 녀석, 그동안 잘도 에디 행세를 해 왔나 본데, 오늘 본때를 보여줄 테니...”
예담은 그렇게 중얼거리지만, 이내 지금 벌어지는 일은 모른 척하고는, 자기 교실로 돌아간다. 교실로 가는 길에, 예담은 한나와 마주친다. 하필 이런 상황에 마주치니 피하고는 싶다.
“무슨 일이야, 왜 남의 교실은 그렇게 기웃거리고?”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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