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시절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승리의 날, 러시아어로 день победы라고 쓰는 날은 러시아에서 제일 큰 규모의 군사 퍼레이드 행사였지요.
이 날은 당연히 2차대전 당시 독소전의 승리를 기리기 위한 날이고 승리의 주역은 소련이었기에 재현 의상이나 장비가 등장하면 당연히 그 당시 소련군의 의상과 장비들이 등장하지요.
그러나……이런 소련의 향취는 사실 승리의 날 뿐만이 아니라 현재의 러시아군 자체에도 굉장히 강하게 남아있지요.
소련이 붕괴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만 러시아군은 아직도 소련 시절의 흔적들을 지우지 않은 채 거의 그대로 남겨놓고 있습니다. 소련의 상징이었던 붉은색과 별과 낫과 망치들을 말이죠.
본디 낫과 망치에서 낫은 농민을, 망치는 노동자를 상징하는 공산주의의 대표적인 상징이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산주의의 대표주자였던 소련이 무너진 지금까지도 러시아군에선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지요. 아, 물론 민간의 일부에서도요.(ex 러시아의 항공사들 중 하나인 아에로플로트)
뭐, 소련 시절 온갖 탄압에 시달렸던 동유럽 국가들에겐 하켄크로이츠만큼이나 치를 떠는 낫과 망치입니다마는 이런 걸 계속해서 쓰는 러시아군을 보면 전성기 시절의 소련군의 향수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그 소련군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하는 걸 은연중에 비추고 있는 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물론 현 러시아 대통령인 푸틴이 집권기간 내내 군 강화정책을 펼치곤 있지만 소련 말기로부터 러시아 초기까지 곪아온 현 러시아의 상태로는 단기간에 해내긴 매우 힘든 일이지만 말이죠. 과연 다시 그 소련군만큼 힘을 키울 수 있을 지 없을 진 계속 지켜보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59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147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163 | |
공지 |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10 |
2023-12-30 | 348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2
|
2020-02-20 | 3836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971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5942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554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1060 | |
5831 |
모차르트의 미발표곡,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발견되다
|
2024-09-21 | 8 | |
5830 |
장수의학의 발전에 주목받는 동물에 대해 간단히
|
2024-09-20 | 18 | |
5829 |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라는 담론이 이렇게 표면화되었습니다
|
2024-09-19 | 22 | |
5828 |
무선호출기가 화제가 된 레바논의 동시다발 폭발사건4
|
2024-09-18 | 64 | |
5827 |
평온히 추석이 끝나가는 중에 2033년 문제2
|
2024-09-17 | 28 | |
5826 |
의외로 친숙한 페르시아어 어휘와 러시아2
|
2024-09-16 | 30 | |
5825 |
"시골" 이나 "경향(京郷)" 에서 느껴지는 거부감2
|
2024-09-15 | 36 | |
5824 |
멕시코의 판사직선제가 초래할 것들2
|
2024-09-14 | 39 | |
5823 |
당장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마당에 여름 날씨라니...4
|
2024-09-13 | 43 | |
5822 |
생각해보니 어제가 9.11 23주기였습니다.8
|
2024-09-12 | 132 | |
5821 |
다른 언어로 접하는 사안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감각
|
2024-09-11 | 45 | |
5820 |
9월에 섭씨 35도(=화씨 95도)의 더위
|
2024-09-10 | 47 | |
5819 |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망한 게임들 소식3
|
2024-09-09 | 96 | |
5818 |
관심사의 도약, 이번에는 양 사육에 대해서 간단히2
|
2024-09-08 | 52 | |
5817 |
이런저런 이야기4
|
2024-09-07 | 71 | |
5816 |
최근에 봤던 기묘한 고양이 이야기4
|
2024-09-07 | 69 | |
5815 |
츠미프라, 츠미프라4
|
2024-09-05 | 82 | |
5814 |
늦더워 속에서 생각난 지난 겨울의 축복의 말2
|
2024-09-05 | 57 | |
5813 |
여행해 오면서 후회한 것 2가지4
|
2024-09-04 | 73 |
3 댓글
SiteOwner
2013-11-28 01:00:55
1945년의 얄타 회담에서,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소련의 스탈린에 대하여 1905년 포츠머스 강화조약 이전의 러시아 제국의 지위를 회복시켜 주겠다는 제의를 하여 일본에 대한 참전을 권유합니다. 스탈린은 소련 인민에게 일본을 침략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시키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결국은 일본에 대한 선전포고를 감행합니다. 이것은 4세기간에 걸친 일본과의 영토분쟁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는 방법으로서도 채택되었습니다. 그렇게 소련은 일본을 이김으로서 러일전쟁의 복수를 하였습니다.
197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소련은 세계 2위의 연간 GDP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급성장,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전쟁의 교착상태 지속, 산업부문의 비효율 등의 여러 이유로 소련의 경제력은 급속히 잠식되고, 30여년 전에는 이탈리아의 경제력의 3배를 넘었다가 지금은 그 이탈리아에 따라잡혀 있을 정도로 몰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련군은 인적으로도 물적으로도 철저히 황폐화되었고, 체첸전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남오세티야전쟁에서는 Tu-160 전략폭격기까지 투입해야 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폴란드,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등을 휘저으면서 민주화운동을 유린하고 내정간섭을 하던 과거 소련군 시대를 그리워하는 듯합니다.
마드리갈
2013-11-29 04:03:55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고 할 수 있어요.
현재 러시아에서는 강한 러시아의 부활을 강조한 나머지, 과거 소련시대의 인권탄압을 정당화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어요. 이를테면 정치적 반대파나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추축국 포로들을 시베리아 유형지에서 학대한 것을 정당화하거나 자료제공을 거부하는가 하면, 아무리 옳더라도 서방권의 의견이니까 반대하는 진영논리를 노골화하고 있어요.
그리고, 러시아가 의식의 전환이라는 게 굉장히 늦어요.
한때 무기개발에서 혁신적인 역량을 보여 주었지만 소련 해체후 그러한 노력은 상당부분 약화되었어요. 게다가 쓸데없이 고집이 세어서, 21세기가 되도록 아직도 발싸개를 고집해 왔다가 이제서야 양말로 전환하는 등의 사례도 있어요. 이런 사고방식이 지배하는 러시아에서는 새로운 러시아군 창건보다는 소련군의 영광 부활이 보다 쉬운 선택지일테니까요.
카멜
2013-11-30 16:44:29
현재가 그닥 만족스럽지 않다면, 영광스러웠던 과거를 포장하는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근데 진짜 그러지말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