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식스를 중심으로 시작된 카페인 음료 열풍은 지금에 와서 많이 사그러든 탓일까요? 오늘 우유를 사러 마트에 갔는데, 몬스터 에너지 드링크 16oz를 1캔 천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처음 출시 가격이 2900원이었던거에 비하면 거의 미끼상품 수준이네요.
사실 에너지 음료라는 이름을 붙인 건 예전에도 박카스라는 이름으로 팔리고는 했어요. 하지만 박카스는 무언가 피로를 회복시켜주는, 음료보다는 약에 좀 더 가까운데 그렇다고 이걸 마시고 병이 낫는 건 아닌. 무언가 약과 음료의 미묘한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면 현재의 에너지 드링크는 일일 성인 권장량의 3000배는 우습게 넘는 비타민B를 넣어놓고서도 영양보충보다는 그냥 맛나는 음료수로 인식되는 느낌이에요.
맛도 쓰고 색도 시꺼먼 커피라는 음료가 지금까지 살아남았던 것처럼, 카페인이 든 기호식품이라는 점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거 같다만 누구라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좀 염려되네요. 예전 어른들이 "어려서 커피 마시면 머리 나빠진다"면서 저지를 했던 건, 카페인과 두뇌의 연관은 둘째 치더라도 어린 나이에 기호식품을 무작정 접하지 못하게 하려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기호식품을 어떻게든 접하게 하려 애쓰는거 같아요. 하긴, 어렸을 때부터 즐겨야 커서 충실한 고객이 되겠지...
학교에서 고 카페인성 음료를 팔지 못하게 한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그런 정책은 찬성이에요.
기호식품은 성장이 마무리되는 성인이 되어 책임감있게 즐겨도 늦지 않아요.
Never be without great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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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teller13
2014-02-09 19:47:00
몬스터 몬스터! 대형 그림 작업때 밤을 새는 그 작업 때 저의 유일한 벗이었죠.
마드리갈
2014-02-09 20:12:26
카페인 권하는 사회가 되다 보니 저같이 커피를 잘 못하는 사람에게는 여러 모로 힘든 면이 많아요. 음료를 권할 때 으레 커피를 전제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에 대해 녹차나 홍차 등 다른 것을 요구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에너지드링크라는 게 사실 에너지를 준다기 보다는 미래의 에너지를 당겨서 쓰는 것이기에 결국은 몸을 망가뜨리기 좋아요. 그리고 인체는 계속되는 자극에 둔감해지니까 나중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위험에 빠지기 딱 좋아요.
어떻게 보면 이러한 카페인음료 판촉경쟁은 마치 남획에 뛰어드는 수산업자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런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겠다는 발상으로 보이는 건 저만의 시각일까요. 일단 돈만 벌면 되고, 부작용은 소비자의 책임이라는 걸까요.
SiteOwner
2014-02-11 02:07:29
한국사회의 식생활이 품위를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
특히 나날이 자극적으로 카페인 소비를 조장하는 이런 세태가 싫습니다. 음료를 마셔도 편하게 쉬기보다는 흥분이 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야말로 우악스럽고 험악한 기질로 한국인의 성품이 굳어져야 하는 건지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학과수업 이외에도 식생활에 대한 교육도 해야 합니다. 유년기 및 청소년기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서 식생활 교육이 없었다는 것이 어불성설인데 이게 한국의 현실이었습니다.
고카페인성 음료의 학교내 판매제한조치는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