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머니랑 같이 외출을 했습니다. 필요한 물건이 있었거든요.
제가 사는 지역보다는 좀 큰 도시가 더 나을 거 같아서, 기차를 타고 거기까지 가서 물건을 샀죠.
(기차를 탔다고는 해도, 사실 그리 먼 도시가 아니었습니다. 기차 타고 30분 거리였죠.)
그리고 역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조용히, 뒤를 보라고 하시는 겁니다.
자전거 수리점이 있대요.
'어? 요즘은 역에서 자전거 수리를 하나?' 해서 봤습니다. 있을리가 없죠.
무슨 말인가 해서 어머니를 보니까, 티셔츠를 보라고 하시네요.
뒤에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있기는 했습니다.
근데 그 티셔츠가 디자인이 이상하지는 않았고요, 다만 적힌 문구가 좀 이상했어요.
BIKE REPAIR (뭐시기) |
네에, 진짜로. 정말 저렇게 적혀있었어요.(뭐시기 저거는 제가 제대로 못 봐서 땜질한 겁니다. 위의 두 줄만 봤어요.)
'보고 산 것일텐데 왜?' '저거 중학생 수준 영어잖아?'하고 기차에서 토론을 잠시 하다가, 결론은 저희 멋대로(?) "아하, 자전거 수리점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해버렸지요.
무슨 옷인가 싶어서, 집에서 구글링을 해 보았습니다.
이 친구더군요. 아예 브랜드명이 자전거 수리점인 모양이에요.
(간접광고를 막기 위해 약간 검댕칠을 가했습니다.)
연관검색어에 보니까 어떤 연예인도 입었다고 하더군요. 알고 보니까 유명한 옷이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아직까지도 기묘한 느낌이 있어요.
왜 하필 자전거 수리점으로 이름을 지어서, 모든 소비자들에게 자전거 수리점이라는 직업을 마련(???)해주는지...
참으로 기묘한 옷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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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마드리갈
2014-08-03 05:55:10
정말 기묘한 브랜드예요...
상호가 무슨 시설의 명칭으로 된 건 본 적이 있어요. 케익전문점 치즈케익 팩토리, 중식당 차이나팩토리 같은 것이 그 예인데, 의류 브랜드로 자전거 수리점이라니 상당히 뜬금없네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지은 건지...
좀 더 찾아보니까 "1924의 트렌드를 대표", "British Heritage" 등의 수식어로 브랜드를 설명하는데 뭐랄까, 억지로 붙인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있어요.
대왕고래
2014-08-03 06:04:42
자전거 수리점이 좋았던 걸까요? 어쨌든 90년 전에 저런 옷이 유행했을 거 같지는 않아요.
브리티시 헤리티지라니 아무리 봐도 허세같고 말이죠. 뭐지...
TheRomangOrc
2014-08-03 11:31:14
헤에, 디자인도 되게 단순하게 그냥 회색 단색에 단순한 폰트로 써있다보니 진짜 그냥 업무복 같은 느낌이네요.
대왕고래
2014-08-03 15:27:07
설마 유니폼...!?
SiteOwner
2014-08-04 13:51:45
예의 자전거 수리점은 대체 어딜 봐서 브랜드명으로 인식할 수 있는지, 브랜드 매니저가 누구인지 좀 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무엇을 노리고 지은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 1924는 뭐고 브리티시 헤리티지는 뭔지...
한때 티셔츠 위에 각종 어구를 프린트하는 현상이 유행했는데, 어이없는 것이 정말 많이 보였습니다. 실제로 본 것 중에는, Imposter(사기꾼) 같은 단어를 쓴 것이라든지, 그냥 무슨 자동차번호판같이 의미없는 로마자와 숫자를 조합한 것을 인쇄한 것도 있었습니다. 이런 것이 속칭 양키셔츠라고 불린 적도 있는데...글쎄요, 미국인들의 티셔츠 선호경향을 보면 인종별로 꽤 갈리는 게 있다 보니 동의는 못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