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이 글은 게임상의 도둑질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질렀다가는 책임 못 져요? 애초에 아래 중에 현실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다가 있어도 이건 일반인이 따라할 짓이 아닙니다
주의2 :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습니다!! 유의해주세요!
이상한 던전이라는 것은 로그라이크의 일종입니다.
로그라이크라는 것은, 던전을 탐방하는 게임 형식입니다만, 정확히는,
- 던전을 들어갈 때마다 레벨이 1로 리셋
- "이게 뭐야!? 그럼 뭐하러 생고생을 하는건데?"싶으시다면, 아래를 보세요.
- 던전은 엘리베이터 형식, 아래층의 피래미부터 최고 윗층의 괴물들까지, 한 던전에 모든 난이도를 내포하고 있다!
- 그래서 오히려 레벨이 유지되는 로그라이크는 대개 재미가 없어지기 마련이죠. 맨 아래층부터 괴물을 놓지 않는 한은.
- 죽으면 모든 아이템, 골드를 잃어버린다!
- 비정하죠. 그것이 게임의 스릴을 불러옵니다. "살아남느냐 아니냐"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면모입니다.
- 먹어야 산다. 배고프면 HP가 떨어져버리니까!
- 굶어죽을수 있는 게임. 배부름 수치(=만복도)는 또 하나의 HP입니다. 먹을 게 없으면 독초라도, 불행초라도 씹어먹으며 전진해야합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 랜덤한 위치에 랜덤하게 떨어져있는 아이템, 무기, 모든 것을 주워서 활용해서 최고층까지 살아남아서 가는 것이 목표!
한마디로, 로그라이크는 "생존"하는 게임입니다. 한정된 아이템으로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나갈 것인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살아남는 게임.
흔히 말하길, "성장하는 것은 캐릭터가 아닌 플레이어"라고 하는 게임입니다.
로그라이크의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이상한 던전을 설명하겠습니다.
춘 소프트에서 만든 로그라이크의 일종입니다. 대표작은 풍래의 시렌 시리즈가 있고, 드래곤 퀘스트 톨네코의 대모험이 그 시작이라고 합니다.
제가 주로 즐기는 것은 톨네코의 대모험2, 풍래의 시렌(1편). 2편은 시간이 나면 확 빠져서 즐기고 싶어요.
아무튼, 이 이상한 던전에는 계속해서 내려오는 전통이 있습니다.
특정 몬스터에게 효과적인 무기가 있다던가, 특정 공격을 막아주는 방패가 있다거나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여기서 말하려고 하는 전통은 이것.
- 노점상을 펴 놓는 상인이 존재한다
- 그리고 그 상인은 미친듯이 강하다.
- 좋은 물건을 판다면 그건 미친듯이 비싸다.
- 물건을 훔친다면 상인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져나와 플레이어를 공격한다.
그리고 은연중에 밝힌 한가지,
- 그러나 그것들을 제치고서 훔칠 방법은 언제나 존재한다.
이번에 다룰 것은 바로 이 방법들에 대한 것입니다.
(톨네코의 대모험2를 위주로 설명합니다. 여기의 "방황의 숲"이 상인 NPC가 많이 나오는 던전이라서 설명자료 만들기가 쉽거든요.
다른 이상한 던전 게임에는 그에 따른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 낙하 함정
상점에는 아이템도 있습니다만, 간혹 함정도 있습니다. 재수없으면 폭발 함정 밟고 아이템도 상인도 저 세상으로 보내고, 상점을 나오면 상인을 죽였는데도 "도둑이야!"라면서(???) 여기저기서 상인들이 대거 소환...
그런데 함정도 이용하기 나름. 낙하함정은, 밟으면 다음 층으로 강제 이동하는 함정입니다. 아이템 주우려고 이동하는데 밟으면 정말 짜증나죠. 그 아이템이 레어한 아이템이었다면 완전 고혈압 작렬...
그런데 상점에서는 다릅니다. 아이템을 들고, 밟으세요. 다음층으로 떨어져도 상인은 쫒아오지 않거든요!!
다만 이 함정이 언제나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문제점.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운이 좋아야지만 할 수 있는 방법이죠.
- 도적 항아리
대놓고 어디에 사용하라는지 알려주는군요.
일반적인 사용법은 물 건너편의 아이템 등, 줍기 힘든 아이템을 대신 줍는 용도입니다만, 상점에서 사용하면 또 다릅니다.
상점의 아이템에 대고 사용하면 훔쳤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않고, 무조건 플레이어의 아이템이 됩니다!
(낙하함정을 제외한) 모든 방법 중에서 제일 안전한 방법입니다. 단, 안의 아이템은 항아리를 깨야 손에 넣고 이용할 수 있겠죠.
예시 영상입니다. 컴퓨터로는 오랜만에 하는 거라서 조종이 힘들어서 10초 정도 허비했습니다. 18초부터 보세요.
매우 간단하죠?
- 폭발 반지
이 녀석은 끼는 순간 폭발합니다. 그리고 일정 턴이 지나면 또 폭발합니다.(언제 폭발하는지도 모릅니다.)
폭발하면, 주위의 몬스터가 저 세상으로 갑니다. 여기까진 좋죠?
그런데 주위의 아이템도 같이 저 세상 가고, 또 플레이어의 HP도 반절(폭발방지방패 장비시 1/4)이 날아가기 때문에 재수없으면 같이 저세상 가는 위험한 아이템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대체 이걸 어디다가 써먹을까 싶지만 중요한 것은 끼자마자 폭발한다는 점.
끼고 나서 뺀 후에, 적절한 타이밍에 다시 껴 주면, 자유자재로 폭발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폭발반지가 두개라면 번갈아 끼면서 연속 폭발도 일으킬 수 있죠! 그야말로 모든 적을, 심지어 상인마저도 골로 보내는 무시무시한 비술... 아, 플레이어 캐릭터도 재수없음 골로 갑니다.
문제점이라면, 타이밍을 놓치는 순간 끝이라는 것. 그리고 빠져나올 계단이 어디인지 그 루트만큼은 확실히 알아두어야 합니다. 상인의 이동패턴이 보통 2배속 행동이기 때문에 이걸 잘 생각해가며, 주위를 잘 살펴가며 움직여야 합니다. 사실 제일 스릴넘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예시 영상입니다. 일부러 다가오는 상인을 물리치는 장면을 보여드리기 위해, 계단에서 잠시 시간을 보냈습니다. 보통은 그냥 무시하고 가도 되는 럭키한 상황이에요.
사실 다가오는 상인들을 상대하는 건 아래 영상을 보는 게 더 좋습니다.
- 순간이동을 하자!
가장 위험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아이템을 들고 순간이동으로 튀는 방법이죠.
순간이동은 루라초, 순간이동 함정을 통해서 할 수 있습니다.
순간이동한 뒤에는 제가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으면 좋겠죠? 유감스럽습니다!
순간이동을 한 뒤에 도착하는 곳은, 임의의 위치이고 정할 수가 없습니다. 즉, 재수없으면 순간이동했는데 상인이 내 옆에 있네?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고, 어쩌면 몬스터들 한가운데에 떨어져서 두들겨 맞다가 리타이어할 수도 있겠죠!
이 방법을 쓰기 전에는 계단까지의 루트를 확보하는 것은 기본. 계단까지 무사히 갈 수 있기를 기도합시다. 운과 실력이 필요한 방법입니다...
예시 영상입니다. 무심결에 폭발반지를 쓴 덕분에, 얘가 오히려 폭발반지 사용 예시 영상이 된 거 같네요.
- 끌어오기 두루마리
주위의 모든 아이템을 끌어옵니다. 열쇠방의 아이템이 아니면 죄다 끌어옵니다.
...네, 상점의 아이템도 다 끌어옵니다. 그러면 "도둑이야!"하는 소리와 함께 상인들의 공격이 이어지죠.
빨리 줍고, 그리고 최대한 계단으로 빠져나오세요. 가능하면 계단 있는 방에서 하세요. 재수없으면 조금 멀리 떨어진 아이템 주우려다가 상인이 재빨리 다가와서, 퍽 때리고, 플레이어 캐릭터가 쓰러지고....
팁이라면, 계단있는 방으로 통하는 모든 통로를 성역 두루마리로 막는 수가 있습니다. 성역두루마리는 바닥에 두면 몬스터들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자신의 밑에 놔두면 철벽의 요새가 되고, 통로에 놓으면 바리케이드가 되는 멋진 아이템이죠.
예시 영상입니다. 근데 성역을 놓은 곳에 상인이 오지 않아서 좀 그렇네요... 상인이 이쪽으로 못 쳐들어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사실 조금만 더 버티면 보여드릴 수 있었겠지만요;;;
- 큰방 두루마리
큰방 두루마리는 던전 한 층의 벽을 허물어, 말 그대로 큰 방으로 만드는 아이템입니다.
탈출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에서 탈출구를 뚧고자 궁여지책으로 쓰이거나,
비밀방이 있음을 알았을 때 거기까지 갈 수단(주로 벽을 깨부수기 위한 곡괭이나, 물을 건너기 위한 통과 반지 등)이 없을 때 쓰이게 됩니다만,
상점이 있는 층에서 읽으면 모든 벽이 허물어져서, 그 층 자체가 상점이나 다를 바가 없게 됩니다. 즉, 도둑질을 위해 상대해야 할 적이 문지기인 상인밖에 없게 됩니다!
도적항아리가 없을 경우에 가장 안전하게 훔칠 수 있는 방법입니다만, 큰 방이 되었을 때 다른 방에 있던 적들이 죄다, 여덟 방향에서 내 쪽으로 다가옴을 명심해야합니다. 재수없으면 상인을 처리하기 전에 일반 몬스터에게 두들겨 맞아 죽는 경우도 생기죠.
또, 상인을 확실히 제거할 수단이 없다면, 무용지물인 방법입니다.
예시 영상입니다. 주위의 몬스터들을 전부 때려잡아가면서, 상인을 미믹 지팡이로 무효화시켰습니다.
근데 미믹이 예상보다... 강하네요;;;;
이상입니다.
위의 도둑 방법도, 이것 외에 많은 방법이 있겠죠. 사실 몇가지 더 떠오르는 방법이 있는데, 자료준비 시간이 좀 걸려서 생략합니다.
이 게임을 모르시는 분도,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아무튼 긴 글을 봐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ps. 간단히 걸릴거라고 생각하고 글을 썼는데, 이렇게 오래걸릴줄은 몰랐네요;;;
ps2. 쓰다가 시간이 너무 지났는지 자동 로그아웃되어버렸어요;;; CCCV 만세!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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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14-08-23 01:51:15
굉장히 자세하고 또 재미있는 리뷰, 정말 대단해요!!
그리고 게임이 참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뭐랄까, 구사할 수 있는 온갖 야바위와 협잡질은 다 하는?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죠셉 죠스타조차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무법자같은 플레이가 가능하네요. 게다가 폭발반지, 순간이동, 끌어오기 두루말이 및 큰방 두루말이는 상당히 매력적인, 그러나 치명적일 수도 있는 그야말로 고위험 고수익 지향의 운영방식이 생각을 많이 하게 하네요. 그런데 판단을 위해 주어진 시간은 짧고...
게다가 신기하게 보인 게 만복도(?腹度) 개념. 범피트롯이나 파치프로 풍운록 같은 스타일의 게임에서 본 적은 있는데, 저런 스타일의 게임에서 식량확보에 신경을 써야 하는 건 상당히 독특해요. 저게 난이도를 크게 올리는 듯해요.
직접 녹화하신 플레이영상과 같이 본 게임리뷰, 정말 잘 봤어요!!
대왕고래
2014-08-23 20:56:08
정말 하다 보면 내가 얘네들이랑 힘으로 싸운다기 보다는 지혜로 싸우는 기분마저 들어요. 문제점은 매번 실수 한번으로 게임오버 당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지만요.
실제로 생각할 시간은 짧지 않죠. 플레이어 캐릭터가 움직이지 않으면 적도 움직이지 않으니, 버튼 하나 누르고 1시간이고 10시간이고 생각할수도 있지요. 문제점은 개인적으로는 플레이하다 위기상황이 되면 너무 급하게 결정을 내려버리고는 한다는 거에요. 참 문제에요;;;
만복도는 정말 신경쓰이는 요소이죠. 저것이 없으면 층 내에서 죽치면서 (한 층에서의 턴 제한 끝날때까지) 레벨을 무진장 높게 찍을수도 있겠지만, 저것이 빠른 진행을 요구하게끔 하거든요. 다행이도 식량은 안 나오지는 않지만, 만일 운이 없어서 계속해서 나와주지 않는다면... 확실히 만복도가 난이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죠.
SiteOwner
2014-09-03 14:02:25
게임 속 이상한 던전의 리뷰, 정말 대단합니다. 직접 제작하신 동영상까지 첨부되어 있는 것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이전에 읽기는 했지만 미처 코멘트를 하지 못했다 보니 이제 하고 있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상인은 게임 속의 만만치 않은 강한 캐릭터인데, 이들을 별의별 방법으로 퇴치하고 아이템을 훔친다는 게 정말 대단합니다. 게다가 작동이 랜덤이라는 게 뭐랄까, 독이 든 진수성찬같습니다. 삼국지 4의 경우 제갈량의 특기인 낙뢰가 정말 무시무시해서, 전투화면에서 제갈량이 낙뢰를 쓰지 않거나 아니면 그 낙뢰가 제갈량의 진영에 떨어지기를 바랬던 느낌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사실 낙뢰가 떨어지는 지점은 알 수 없지만, 일단 맞았다 하면 병력이 반토막나버리니까 이 이상 무서운 게 없었습니다.
길고 상세하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은 이 리뷰, 잘 감상했습니다!!
현재 포럼에서는 로그인 유지시간을 5시간으로 잡아두고 있습니다. 이 게시물에 나와 있습니다.
대왕고래
2014-09-07 23:08:26
그래서 그 독이 든 진수성찬을 적에게만 먹이기 위한 컨트롤이 필요하죠. 손에 끼운 뒤에는 반드시 빼내고, 다시 사용해야 할 타이밍에 사용해주고... 전략을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이에요.
낙뢰라기 보다는, 적에게만 낙뢰가 떨어지게 하기 위한 조절 정도일까요? 실수하면 적이 낙뢰를 맞기 전에 저를 물리쳐버리지만 말이죠.
로그인 유지시간이 조금 더 길어졌군요. 감사드려요. 답글에도 감사드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