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블랙유머도 있습니다. 죽어서 저승에 간 경제학자에게 염라대왕이 벌을 내렸는데, 그 벌의 내용이 6개월 뒤의 주가지수와 환율을 예측하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최첨단 금융공학 어쩌고 해도 당장 6개월 뒤의 대표적인 경제지표도 예측하지 못하고, 항상 그렇듯이 경제위기가 표면화되고 나서야 그 이전에 발생했던 이상징후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고 합니다. 게다가 이것보다 변수가 더욱 많고 복잡한 기술이나 국제정세의 변화는 더욱 어려워서, 100여년 전, 아니, 불과 10여년 전의 것조차도 지금의 시각에서 읽으면 이상하게 여겨지는 게 한두가지가 아닌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중, 1980년대에 한참 유행했던 미래예측을 떠올려봤습니다.
그때 읽었던 책 중 지금 남은 게 별로 없다 보니 상당부분을 기억력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글을 위해 조사해 본 자료도 그리 많지 않아서 한계가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통신 관련으로는 예측이 거의 대부분 빗나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레코드 신문. 그러니까, 종이신문의 매체가 레이저디스크나 CD 같은 미디어로 바뀐 것이고, 이것이 배달되면 집에서 TV를 통해 본다는 것인데, 사실 종이신문이 가격이 더 싼데다가 이렇게 뉴스를 보느니 TV를 켜서 나오는 뉴스를 보는 게 더 빠릅니다. 게다가 이것은 네트워크의 발달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보니 아예 시도조차 되지 못한채 미래예측으로서만 끝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비디오텍스 단말기 등은 프랑스의 미니텔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만 수명이 길지 않았습니다. 이미 그것은 1980년대에조차 사양산업이었는데다, 이제는 기업, PC방, 가정 등에 설치된 각종 인터넷 회선, 무선인터넷에 기반한 모바일기기인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광범위한 보급에 의해 그냥 잊혀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건 현실이 미래예측을 앞질러 버렸습니다.
교통 관련으로도 예측이 많이 빗나가 있는데, 이 경우는 꽤 씁쓸한 것이 많습니다. 많은 경우 이유는 대부분 비용의 문제로 귀결되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렇게 하여 바퀴가 필요없는 자동차, 자기부상열차, 초전도추진의 선박 등은 실현되지 못하거나,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게다가 초음속기는 취역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는데다 이제는 퇴역해서, 당분간 초음속기의 상업운전 재개를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바퀴가 필요없이 지면을 떠가는 자동차는 대중적인 관심사 중의 하나였고, 미래상의 주요 아이콘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일단 동력기관의 비용에서부터 순탄치 못했습니다. 바퀴 대신 공기층 등으로 자동차를 떠 있게 하려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지 굳이 계산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했다 하더라도 하늘을 날게 되면 항공관제가 필요한데 이것을 해결할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철도의 경우는 기존의 네트워크가 무용지물이 되지 않는 한은 신규건설이라는 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철도의 발달은 2개의 레일로 구성되는 궤도 구조를 기본적으로 전제하면서 성능, 신뢰성, 편의성 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루어지지 기존의 규격을 완전히 넘어서거나 폐지하는 식으로는 성공 자체를 담보할 수 없기에 일어나지 않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자기부상열차 등이 쉽게 보급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한때 초전도자석의 개발이 활발하던 시대에는 초전도선박이라는 것도 연구되었고 실제로 실험에서 시속 100노트(=185.2km) 이상의 엄청난 고속을 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항행중 해수를 전기분해하는 효과가 있고, 이 과정에서 소금이 전기분해되면서 염소가스 등의 독성물질을 배출할 위험이 크기에 연구는 활발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수중익선, 공기부양정, 흔히 위그선이라고 부르는 그라운드이펙트비클 등의 것들은 고속으로 항행할 수 있지만 비싸고 악천후대응력이 기존의 선박보다 나빠서 사용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실현되지 않아서 천만다행인 미래예측도 있습니다.
이상하게 이런 것은 소련에서 만들어진 것이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것만 해도 원자력기관차를 운행시킬 목적으로 만들 궤간 3m의 새로운 시베리아철도, 인공태양, 인간의 수면시간 단축을 도모하는 약물 개발, 지하 석탄층을 가스화하는 에너지대책, 베링해협 댐 건설로 추진하는 시베리아 강제온난화 프로젝트 등이 있습니다.
(수정)
원래는 8월 31일에 다음편을 게재할 예정이었으나, 부득이하게 게재시점을 9월 2일로 변경합니다.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171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174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200 | |
공지 |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10 |
2023-12-30 | 362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2 |
2020-02-20 | 3865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1003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5975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598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092 | |
17 |
가입했습니다10 |
2013-02-28 | 219 | |
16 |
포럼의 규정을 나름대로 요약해보기5 |
2013-02-28 | 416 | |
15 |
일 베티사드(Ill Bethisad) 속의 한국21 |
2013-02-28 | 991 | |
14 |
한낮의 포럼이 조용한것을 보고 벗헤드가 가로되....7 |
2013-02-28 | 166 | |
13 |
아아... 포럼에 글이 가득해...2 |
2013-02-28 | 241 | |
12 |
피곤하네요...3 |
2013-02-28 | 287 | |
11 |
다들 안녕하세요3 |
2013-02-28 | 249 | |
10 |
안녕하세요5 |
2013-02-27 | 286 | |
9 |
안녕하세요 대강당 운영진 하네카와츠바사입니다8 |
2013-02-27 | 343 | |
8 |
기지개 한번 잘못했더니 명치에 데미지 ㅇㅅㅇ2 |
2013-02-27 | 480 | |
7 |
설정을 시각화...그것도 대체 역사물이라면 가장 짜증나는게 있죠.5
|
2013-02-27 | 207 | |
6 |
야구팀 동물이름 이야기9 |
2013-02-27 | 525 | |
5 |
안녕하세요2 |
2013-02-26 | 198 | |
4 |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lllOTL8 |
2013-02-26 | 214 | |
3 |
저 또한 초대 받아서 나타난 ㅇㅅㅇ!3 |
2013-02-26 | 218 | |
2 |
회원가입 감사인사 및 여러가지10 |
2013-02-25 | 356 | |
1 |
쪽지 받고 들어와봅니다.3 |
2013-02-25 | 196 |
2 댓글
TheRomangOrc
2014-09-02 22:45:47
제가 어릴때는 미래 예측의 주된 키워드 두가지가 바로 "사이버"와 "우주여행"이었죠.
뭐든지 사이버화과 될 것이다와 미래엔 사람들이 개인적인 우주 관광을 다녀올 것이다.
지금 돌아보면 일부는 실행되었고 나머지는 아직인 상황이네요.
이런걸 기억해두니 확실히 나중에 그 미래가 되었을때 여러모로 감회가 새로운 것 같아요.
SiteOwner
2014-09-02 23:09:24
사실 사이버화는 생각한 것보다 더욱 엄청나게 많은 부분이 진전되었습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국가공무원시험이나 자격시험 등을 보려 하면 직접 창구접수를 해야만 했습니다. 당시 서울에서는 광화문 서쪽 공터에 가설접수장이 있었고, 원서용지를 교부받아서 직접 사진과 수입인지를 붙여야 했는데...지금은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가능해졌습니다. 반면에 우주여행은 역시 비용과 기술문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으니 아직은 실현되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꿈꾸는 미래를 수십년 뒤에 보면 또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