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아요. 근데 그 중 몇 가지를 꼽아보자면...
1. 저는 실험을 할 때 실험을 하고 짬짬이 노트를 정리하거나(특히 PCR 하는 중간에), 궁금한 게 있으면 따로 공부를 하는... 그러니까 혼자 알아서 다 하는 스타일이거든요(막히면 물어보고 그렇고). 그런데 교수님은 제가 실험 하다가 책상에 앉으려고만 하면 앉기가 무섭게 노트 정리도 하지 못 할 만큼 말을 붙이신다거나... (학기중에는 그래서 새벽에 귀가할 때가 많았습니다. 숙제때문에.)
1.5. 그래놓고 금요일 밤에 불금인데 왜 여기 있냐고 염장지르는 게 자랑. 내가 누구때문에 이러고 있는데
2. 저는 일이나 실험을 할 때 중간에 누가 끊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데(특히 PCR같은거요) 중간에 임의로 실험을 끊고 10~20분씩 얘기를 하신다거나(그것도 심지어 제가 하는 실험하고는 관계 없는 얘기거나 지자랑)...
3. 일이나 심부름 같은 것을 지시할 떄 저는 6하원칙에서 누가(제가 하니까요)만 빼고 요점만 지시받고 빨리빨리 이행하는 편인데 교수님은 그 반대로 지시할 때 요점이 없다던가... DNA 1000bp 안에 엑손이 50bp정도 있는 정도...?
3.5. 그래놓고 결과 망하면 무조건 제 탓입니다. (이건 근데 랩실 식구들이 다 똑같음)
4. 개인적으로 스케줄이 있어서 거기에 맞춰서 실험 스케줄을 짜 두면, 그걸 무시하십니다. 분명 사야 할 게 있어서 마트 문 닫기 전에 가려고 스케줄을 짰는데 마트 가려고 양해를 구하고 퇴근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특히 생리대같은 거...)
5. 자기 프로토콜 외에 다른 건 전부 사도취급. 종교로 치자면 자기 프로토콜 외에는 전부 이단이다! 라고 하는 격이죠.
6. 대놓고 자기 아랫사람 챙기기. 여기서 말하는 아랫사람은 랩실 식구들 전부가 아니라, 자기 후배 말하는겁니다. 랩실에 자기 직속 후배가 있는데, 진짜 대놓고 챙긴다는 게 눈에 뻔히 보일 정도였어요. 제가 실험실 나올 때도 쌍방과실인 걸 지 후배 편만 들어준다던가... 심지어는 실험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서 똑같은 이유를 저, 그리고 그 박사가 해명했는데 박사가 말할때는 아무 말도 없다가 제가 말하니까 갈구데요. 그리고 그 박사한테 뭔가 잘못을 하면 사과할때까지 1분 간격으로 좇아다니면서 갈굽니다.
6.5. 그 박사는 사실 P모대 대학원에서 쫓겨나서 졸업을 못 할 뻔 했는데, 교수님이 자기 랩으로 오라고 해서 졸업한겁니다. 그러니까 원래대로라면 쫓겨났을 시 그동안 했던 건 완전히 리셋되고 재입학(...)을 해야 했던 거죠, 저처럼...
7. 식물도 밤에 잡니다. 근데 사람도 그렇지만 잘 때 밖에서 빛 들어오면 잠을 잘 못 자거든요. 그래서 온실 소등시간에는 온실을 안 가는 게 맞는거고, 온실이 겁나 깜깜해서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안 보여서 가도 뭘 할 수도 없어요. 소등시간이 11시~9시인데 밤 11시 넘어서 무리하게 온실로 보냅니다. 이해를 못 하시는 분을 위해 설명하자면 여러분이 자고 있는데 볼일 있다고 쳐들어와서 방에 불 키고 발소리 다 내는거랑 똑같습니다.
8. 제사나 장례식같은 거 못 가게 합니다. 자기도 그랬다고 남도 못 하게 하는 건 무슨 심보인지 참... 그리고 솔직히 제가 친구 결혼식 가봤자 세명? 그정도밖에 안 가거든요. (친구가 없음)
8.5. 외할머니 돌아가신 후 첫 제삿날, 같이 실험하는 사람의 양해를 구하고 실험에 지장 안 가게 다 했는데도 "니가 거길 왜 가냐?"고 하더이다.
9. 한달에 한 번 그 분 오시는 날(네 생리요) 안그래도 죽겠는데 늦게까지 사람 잡아둘 때... 이게요 몸살났는데 일하라고 강요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끔찍해요...
9.5. 실험실 있을 때 제일 많이 얻었던 병 중 하나가 스트레스성 위염이고, 그 다음이 생리통(원래 별로 없었는데 겁나 심해짐), 그 다음이 손톱의 갈라짐(이건 지금도 그래요) 등 영양 불균형... 그리고 많이 먹는데 살빠지는거...... (진짜 저러고 살이 안 찌면 이상할 정도로 단 거 엄청 먹었습니다. 자리에 사탕이나 초콜렛이 항상 있었어요)
10. 카톡하고 있는데 뒤에서 봅니다. 이 본다는게 어느 정도냐면 '어 카톡하는구나'하고 그냥 보고 지나가는 정도가 아니라, 누구랑 무슨 카톡을 하는지 내용을 다 읽어봐요. ...사생활 침해 아닌가요 그거...?
11. 내 꺼 하기도 바빠 죽게 만들어놓고 전혀 상관없는 엉뚱한 논문 줄 때... 난 노화 전공이지 빛 전공이 아닌데?
12. 실험의 문어발화. 한 사람이 4~5개의 실험을 떠안아야 합니다. 심지어는 자기가 뭘로 졸업할 지도 모르는 경지에 이르렀죠. 그럼 논문은 많이 나오냐고요? 아뇨. 최소한의 조건이 갖춰지면 논문을 내고 후속타를 내든가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고 프로젝트를 정리하는 것도 아니라서 실험은 죽어라 하는데 논문이 안 나옵니다. 진짜로.
13. 영상처리 관련된건데, 이게 컴퓨터가 씨 크기를 재 주는 게 있고(개수도 세줌) 손으로 재는 게 있거든요. 컴퓨터로 하는 걸 배우라고 해서 매틀랩 기껏 배워놨는데(잘 써먹고 있죠 그 계산기) 이제와서 하는 말이 "야, 수동이 더 편하네. 뭐하러 그거 쓰냐? " ...나는 그거 배우느라 시어머니한테 욕까지 먹었구만 이제와서 뭐...?
13.5. 이와중에 종자 세느라 갈린 1학년 지못미... (진짜 갈렸음)
14. 건망증이 정말 심합니다. 저도 덜렁거리는 성격이지만 정말 인간이 저렇게까지 까먹을 수 있나 싶어요. 자기가 무언가를 지시한 사실, 그리고 지시한 세부사항을 다 까먹고 물어봐요.
14.5. 실험실 종특으로 자기가 한 말 까먹고 잡아뗴기는 필수입니다.
15. 교수님이 한 우물만 너무 팠는지 신경생물학적 지식이 전무합니다. 아니, 다른 분야에 전혀 관심도 없고 지식도 없고... 정신질환 자체를 아예 부정하시는 분이죠.
15.5. 저는 실험실 나갈 때 니가 무슨 우울증이냐는 소리 들었습니다. ...참고로 아직도 병원 다니는 중. 이제 9개월째입니다...
16. 자기 의견이 논파당하면 버럭하기, 그리고 자기 인맥 자랑질하면서 협박하기.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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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2015-03-15 01:14:28
어쩌다가 그런 사람을 만나셨나요? 참...
전 교수가 되고 싶어서 대학원을 진학하려고 공부하는 사람인데... 정말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케이스를, 그냥 뼈에 사무치게 느끼면서 갑니다. 에휴... 확실한 건, 블랙홀군님이 어떤 분이 되든 간에, 저런 교수보다는 100배는 나은 사람이 될 겁니다-아니 이미 100배는 더 나으신 거 같은데...
마드리갈
2015-03-15 01:34:42
정말 고초가 심했다는 게 눈에 보여요.
게다가 사생활에 간섭하려 한 것은 정말 너무했어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도의는 아예 처음부터 없었나...
정신과에 오래 다니시는군요. 9개월째...그간 많이 힘드셨을 거라는 게 여실히 보여요. 어서 회복되길 기원할께요.
운영진으로서 말씀을 조금 드려야겠어요.
현재 본문의 텍스트가 그다지 가독성이 좋지 않은데다 자간, 색상 등이 제각각인 부분이 있어요. 이것을 일관되게 정리해 주셨으면 해요. 즉 문단별로 띄워주시고, 서체 및 각 문자의 속성은 모두 통일시켜 주세요. 운영방침에서도 미의식 제고를 규정하고 있음을 다시금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블랙홀군
2015-03-15 01:55:09
자간과 색상은 일부 예전에 썼던 걸 복사한 것 때문에 달라진 것 같아요. 바꾸고 올리려고 했는데 안되더라고요... 패드로 줄바꿈은 수정이 되는데 색상, 줄간격은 수정이 안 돼서 그 부분은 컴퓨터로 해야 할 것 같아요.
+수정했습니다.
SiteOwner
2015-03-16 23:45:05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잘 극복해 내시길 바라겠습니다.
합리적이지 못한 자가 조직 내에서의 지도감독의 위치에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비극입니다. 그 산하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안겨 주지만, 그 자신 또한 결국은 얻는 것이 없습니다. 블랙홀군님에게 엄청난 부담을 지우게 된 그 교수는 직무 능력의 일부는 검증되었겠지만, 그 이상은 전혀 가지지 못한 것 같습니다. 특정인 편애, 프로젝트 관리 부실, 사생활 침해, 관련 타분야에 대한 지식 부재 등, 유능한 리더로서의 자격은 전혀 없다는 것이 잘 보입니다.
TheRomangOrc
2015-03-19 21:21:00
상대방에 문제도 많았고 더욱이 무엇보다 서로 성향이 정말 안 맞았군요.
제 경우에도 회사에 있을때 제 담당 상사가 저랑 완전히 안 맞는 타입이었죠.
전 무언가 지시를 받았을 때 그것을 다시 되물어서 내가 전해 들은게 맞는지 확인해야 안심하는 스타일이었고 그 분은 한 번 얘기한걸 또 묻는걸 보니 내가 하는 말을 대충 들었구나 라고 판단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그래서 많이 고생했었어요.
그나마 전 그 분이 곧 다른 회사로 이적하셔서 나았지만 블랙홀군님은 정말 많이 힘드셨었네요.
이제라도 벗어났으니 다행이고 앞으론 꼭 잘 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