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자라면서 이성애에 익숙해진 채로 동성애에 대해 접해보지 못한 사람이 동성애에 관한 작품이나 동성애자를 실제 보게 되면 혐오감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까이 두고 싶지 않은 꺼리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 봅니다. 굳이 그걸 틀린거라고 하고 싶진 않아요. 단지 그래도 동성애자도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개념이라는 것이라 인정하고 납득하되 동성애에 대한 말 같은건 가능하면 언급해주지 말아라. 이런 식으로 타협해도 충분히 괜찮다고 봅니다. 벌레를 보면 징그럽고 공포심이 들지만 그래도 익숙해지면 그 때에도 가까이 두고 싶지 않은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우리 주변에서 생태계의 일종으로 살아간다는 점은 인정하게 되는 것처럼요.
하여튼, 동성애에 대해 사람이 꺼리낌을 좀 가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대인의 동성애에 대한 몰상식은 그 도가 굉장히 지나친데, 아이가 실제 있긴 있는지 부터가 의문이고 정의롭고 바른 사회를 정말 만들고 싶어서 만든 단체인지도 의문인 우리아이 어쩌구 모임 정의실현사회 모임 이런 식의 단체들이 동성애에 대한 날조적인 자료를 만들어서 배포하고 있는 까닭도 있겠지만, 그 것보다는 자기 스스로 동성애는 이상한 행위를 할 것이라고 바로 단정해버리고선 제 스스로 혐오해하는 것이 혐오의 가장 큰 이유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상한 행위를 할 것이라 단정하느냐.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가 문제인데, TV 매체의 동성애가 너무 편협하다, 동성애가 성적 상품화 되어서 그런거다. 라고 의견이 많던데, 제 개인적인 생각은 동성애를 이상한 것으로 바로 단정시켜버리는 이유는 실연과 이성에 대한 공포인듯 합니다.
일단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 주로 올라오는 이성혐오적인 게시물들을 보면 소개팅에 가서 명품만 고집하는 여자를 물먹였다던가, 여자를 밝혀서 아무 여자에게나 헤롱헤롱거리는 남자친구를 주변사람들에게 엄청 망신뻗치게 만들어줬다는, 그런 어설픈 실제로 있지도 않았을 일들을 가짜로 꾸며낸 3류소설같은 내용의 글들이 엄청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 아마 제가 보기엔 아무래도 이게 제가 보기엔 자기 주변에 이성인 사람들 중에서 날 사랑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을거란 자괴감을 가진 사람이 곧 " 내가 나쁘냐? 나는 잘나신 존재인데 우리나라 이성이 머저리라서 그런거다. " 이런 식의 합리화로 이어지고 저런 식으로 이성을 깎아내리고선 자신을 추켜세우려는 시도로 나아가는 듯 합니다. 또한 고등학교 여교사나 병원에 입원했을 때 진찰하던 간호사나 집에서 놀던 여동생이랑 관계를 가졌다는, 실제로는 하지도 않았을 체험기(를 빙자한 3류 성인 소설) 글들도, 보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 글을 읽고 있는 이도 당연히 자주 만나 보았을, 속히 말해서 자신이 접근하는데 있어서 " 만만한 " 여성들이 주로 소재가 되는데, 여성이라는 존재를 접근하기 어려운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선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서로의 심리를 파악하고 취미를 공유하며 정상적인 애정을 쏟아부을 존재가 아니라 그냥 접근하기 만만하고 편한 애 하나 잡고선 바로 성관계로 나아가는 존재라는 식으로 여성을 매도하는 꼴입니다. 정작 접근하는데 만만치가 않은 여성은 나오지를 않죠. 하여튼, 이제 무슨 이야기인지는 감 잡으셨을 분들이 많으실 듯 한데요, 바로 대다수의 현대인들은 이성관계에 대해서 굉장히 컴플렉스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존감의 문제입니다. 이성에게 접근하기 어렵다. 이성에게 접근하기 두렵다입니다. 그렇다면, 왜 어려워하는가 이전에, 아니 그럼 이게 옳다 치더라도 이 이성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게 도대체 동성애 혐오랑 도대체 뭔 상관이 있는가입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성에게 접근하기 두려워하던 사람이 이성 교제를 시작하게 되면, 다시 피해망상에 빠지게 됩니다. 다들 그런건 아니지만요. 대체적으로 말이에요. 나를 차버릴지도 모른다, 명품을 밝힐지도 모른다, 성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거요. 물론 진정하고선 정상적인 감정으로 교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끝나버리거나 서로 격렬하게 계속해서 싸우다가 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중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요. 당연히 " 내 사랑이 절대 실패적으로 끝날 리가 없어 "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겠죠? 그런데 성공한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고요. 그래서 동성애를 끄집어서 까내리는 것 같습니다. 이성애는 우월한 사랑! 동성애는 열등한 사랑! 동성애자들은 맨날 변태짓만 하고 다니고 추잡한 짓거리만 한다지? 그런데 난 지금 이성애를 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나는 승리할 수밖에 없어! 만세! 이렇게요.
모든 사람이 저렇게 행동하는건 아니겠지만, 제가 저런 식으로 사고하는 여성 분을 진득히 잡고선 이야기해본 결과, 저런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소위 붕탁으로 유명한 빌리 해링턴 이전에 남성 동성애자들의 대중적인 이미지는 남자 둘이서 여장을 해놓고선 서로 비비고 만지는 추잡한 행위였고, 위의 붕탁 이후로는 식성이라 하여서 근육질의 남성들만 보면 무차별적으로 달려드는 정신병적 도착행위이다. 이런 인식이 퍼져 있어요. 그럼 동성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야 할까요? 위에 말했죠. 동성애가 문제가 아니에요. 동성애를 혐오하게 만드는 근인은 따로 있다 보여집니다. 이성에 대한 혐오에요. 정확히 말하자면, 공포입니다. 기껏 사귀어놔서 잘 풀리면 괜찮은데 잘 안 풀리기 시작하면 아무거나 잡고선 스트레스 발산이라도 해야 속이 시원할텐데 그래서 이러는거 같습니다.
하여튼 이성이란건, 접근할 수 없는 존재이고, 내 마음에 상처를 주는 존재. 그리고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느끼는 것 같아요. 물론 근본적으로 틀린 말은 아닙니다. 사실 서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굉장히 많은건 저도 인정합니다. 상처입을 일도 많고요.
근데요, 사람들이 지금 생각하는건, 상처입어서도 안되고,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도 안되고, 나에게 숨기는 것이 있어서도 안된다. 전부 내 말에 따라라. 이런거인 것 같아요. 그 강도는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듯 합니다. 도대체 왜 저런 생각을 할까요?
넌 내꺼야 라는 가사가 심심찮게 들리는 대중 가요
넌 태어날때부터 날 운명적으로 사랑하게 되어있었어라는 말을 주인공이 여주인공 앞에서 아무런 가책감 없이 하는 드라마
숨기는 것이 있다는 이유로 불륜으로 몰아가고선 법정 소송을 한다는 내용의 모큐멘터리
저런 것들을 보아오면서, 가요에서는,드라마에서는,영화에서는 저런 말을 하고 저런 행동을 하는데도 언제나 주인공이 승리하고 사랑이 이루어지니, 자기 자신에게 자격지심이 들 수밖에 없지요. 결국 대중매체가 잘못된거다. 라는 뻔한 이야기로 결론을 내린거라서 많은 분들이 실망하셨을 듯 한데, 전 대중매체를 탓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어차피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 이상 좀 윤리적으로 불쾌하긴 하지만 저 것들이 무슨 국가를 전복시키자는 이적표현을 하는 것도 아닌 이상 제재할 방법도 없고 제재해서도 안됩니다.
근데 솔직히, 표현을 어떻게 하던간에 전 저런 것들에 대해서 좀 학교가 교육을 시키고 비판을 가르쳐야 하는 것 같아요. 결국 교육이란 것도 정상적인 사랑의 방식을 가르치고 규율을 가르치기 위해서잖아요. 제가 보기엔, 포르노보다 더 심한 것이 바로 연애 드라마나 청춘 드라마,힐링물인 것 같습니다. 상처를 입어도 상관하지 않고, 계속 나아간다 라기 보다는, 상처를 입는 것을 극도로 회피하게 하고, 극도로 보수적으로 만들어버립니다. 혹은 정반대로 상처를 입는 것을 필요 이상으로 당연하게 여기고선 상처입는 것은 전혀 아무런 것도 아닌 것처럼 여기거나요.
사람이 상처를 입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발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굉장히 당연한 일이고, 그럴 때마다 상처가 쓰려서 정말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아플수도 있기 마련인데, 문제는 계속 드라마에선 상처를 한 번도 입지 않고, 어쩌다 입으면 몇배로 보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소시민적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속쓰린 일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이성교제라는건 상대를 이해하거나 그런 과정이 매우 필수적으로 중요한데, 드라마에선 그걸 쉭쉭 넘기고 뭔 일 터지면 거기에 뭣 좀 해주면 바로 러브러브로 나아가버리니 상처입은 일이 많은 우리들에겐 큰 혼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포르노는 차라리 여성비하를 빼면 더 심한거라곤 없기라도 하지, 저런건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적 윤리 자체를 은근슬쩍 빗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비윤리적으로 만드는게 더 재밌고 인상깊겠죠. 인정합니다. 표현의 자유니까요. 근데 자유에는 의무가 따른다고, 공교육이 저런거에 대해서 하나하나 요격하면서 비판할 수 있도록 인격함양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동성애가 윤리적으로 더럽고 보기 나쁜건지는 모르겠는데, 저런건 진짜 사회를 기반부터 좀먹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비단 동성애만 피해를 볼까요? 다른 누군가도 피해를 보게 될거에요.
예를 들면 어린 나이에 연애를 하고 있는 어린 친구들을 가지고선 필요 이상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이 것도 동성애처럼 어린 나이에 연애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양분하고선 비난하는 격입니다.
상처받기 싫어하는 사람들이란건, 사실 언제나 있어왔어요. 신세기 에반게리온만 보아도 큰 이야기의 틀이 그렇죠.
하지만 사회가 그러한 사람들을 제대로 다독이고선 앞날을 알려주지 않고 밍기적 거리기만 하면 결국 집단자멸의 길로 들어서는 꼴입니다.
(두서도 없고, 너무 일반화가 심한 글이라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렇게라도 써올리지 않으면 마음이 정말 후련하지 않을 것 같아서, 올립니다. 비판하고 싶으시다면 얼마든지 비판해주세요. 공개적으로 하기 싫으시다면 쪽지로 보내셔도 됩니다. 앞으로는 두서가 정리될 때까지 이런류의 논설문은 올리지 말아야겠습니다[...] 이런 부족하고 허섭스레기같은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명이 좀 더 비싼 것으로 대체된다고 해서 그늘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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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
2015-04-28 19:46:35
자신이 가지지 못한 데에 대한 욕구를 엉뚱한데 푸는거니 그런사람들은 상대할 가치도 없고요..
좋아하고 싫어하는거 자체로는 별 문제가 안됩니다.
그걸 표현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죠, 누가 말했던가요. 취향에 대해 안좋게 말하려면 차라리 입을 다무세요 라고.
제가 그런 생각이에요.
프레지스티
2015-04-28 19:49:57
네. 사람이 무언가에 꺼림직함을 느끼는건 사실 당연한거에요. 오히려 그 정도가 어느정도 보장되어야 민주주의 사회이구요.
그런데 그 꺼림직함이 혐오감이 되어 타인의 마음을 찌르는 비수가 되는 순간 그 것은 악이 되어버립니다.
SiteOwner
2015-04-28 22:29:45
글의 취지는 잘 이해했습니다.
사실 인간이 각자 다른 배경과 지위 및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니 그 인간들이 만든 사회의 구성원들이 모두 균질할 것이라고 가정할 수도 없고, 그래서 마찰이 없을 수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타인을 곤란하게 하거나 타인에 피해를 입혀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타인에게 모두 동의를 구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운영진으로서 말씀을 좀 드려야겠습니다.
자신의 글을 소중히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글을 소중히 하지 않게 되면 그 글에의 지지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프레지스티님의 글을 부족하고 허섭쓰레기같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