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분통터지긴 하지만, 이런 부분은
"일본과 중국 등 외국 입장에서 봐야 더욱 공부가 잘 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예시를 들어볼까요.
(틀린 부분이 많을수도 있습니다)
1. 강화도 조약
(1) 청나라의 생각
만약에 조선과 일본 간에 전쟁이 터지면 조선은 우리한테 매달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일본과 싸울 힘이 없다. 그렇다고 조선이 일본에게 넘어가면, 그 다음 목표는 우리가 될 테니 엄청 위험해진다.
그러니 조선이 일본과 계약을 맺게 하고, 당분간은 방패로 쓰면서 우리는 우리대로 힘을 키우면 된다.
그리고 조선은 예전부터 우리를 섬겨 왔으니까 속국으로 삼자. 그럼 다른 나라는 조선의 목줄을 쥐고 있는 우리한테 얘기하러 올 것이다.
(2) 일본의 생각
조선 측에서 먼저 운요 호를 가라앉혔으니 조선은 우리 말을 들어야 한다.
게다가 조선은 아직 콧대가 높으니 고급 표현을 좀 써주면 대충 납득할 것이다.
과거에도 서계의 격식이 어떠니, 왜구니 하고 무시했잖은가.청나라는 옛날의 중화사상으로 속국 타령을 일삼는데, 그럴 바에 실속을 챙기는 게 낫다.
우리는 최혜국을 적용해서 다른 조약의 이권도 삼킬 것이다.2. 임오군란
(1) 청나라의 생각
대원군이 아무리 왕의 아버지라고 해도 왕의 아래에 있는데 어찌 왕을 쫓아내는가.
또한 멀쩡히 살아 있는 명성황후 민씨를 죽었다면서 국상을 발표하는가.
강화도 조약때는 우리가 뒤처지긴 했지만, 쫓겨난 민비를 복직시키면 속국이 아니더라도 알아서 우리 말을 들을 것이다.
일단 핵심 인물인 대원군을 납치해서 톈진으로 보내고 속공으로 해결하자.
(2) 일본의 생각
피해자는 우린데 왜 자꾸 중국에서 설치는 건지 모르겠다. 우린 피해보상부터 받아야 한다.
일단 제물포 조약으로 피해보상 왕창 뜯어내고, 수호 조규 조약으로 이권을 챙기자.
그리고 개화당이라고 해서 우리 편을 드는 세력도 있으니 조만간 잘 활용해야겠다.3. 갑신정변
(1) 청나라의 생각
신하 주제에 개화당이 정변을 일으키고 왕을 뒷전에 앉힌 채 정치를 하다니 용납할 수 없다.
헌데 심상훈이란 녀석의 말을 들어 보니까 일본은 몰라도 조선군이 허술한 것 같다.
일본군은 철군한다는 얘기가 있고, 원세개는 조선을 다녀오더니 허술하다고 말했다.
임오군란 때처럼 속공으로 처리하고 프랑스와의 싸움을 마무리짓자.
(2) 일본의 생각
개화당이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긴 했지만, 깊게 도와주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자칫하면 도움만 받고서 자기들끼리 하겠다고 할 지도 모른다.
어디까지나 다케조에가 독자적으로 정변에 가담한 것이다. 일본 정부와는 관계가 없다.
성공하면 좋겠지만 실패하더라도 임오군란 때처럼 피해보상을 받아내면 된다.
것보다 중국이 프랑스랑 싸운다던데, 조선에서 같이 철군하자고 제안해야겠다.
청나라는 임오군란을 기점으로 조선 각지에 군대를 보내놨지만 일본군은 병력이 모자란다.
그러니 같이 철군하면 우리는 큰 타격이 없지만 청나라는 많은 병력을 빼야 한다.
청나라로서도 프랑스랑 싸울 병력이 필요하니 승낙할 것이다. 어짜피 프랑스한테는 못 이기겠지만.
=========================
단순 암기로 하느니, 이런 식으로 "일본과 중국은 대체 어떤 잔머리를 굴려가며 이런 조약을 맺었을까"를 생각해 보니까 쉽게 이해가 되는 것은 물론 외우기도 그나마 편해지더군요.
물론 조약 이름이 헷갈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p.s. 강화도 조약의 1조가 "조선은 자주국으로서 일본과 평등한 권리를 보유한다."라던데,
불평등&반강제 조약이 아니라 조선이 원해서 맺은 거라고 우기는 거 맞죠?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168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172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189 | |
공지 |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10 |
2023-12-30 | 360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2 |
2020-02-20 | 3863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1001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5973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594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088 | |
5896 |
꼰대와 음모론, 그 의외의 접점
|
2024-11-24 | 1 | |
5895 |
오늘부터는 여행중입니다1
|
2024-11-21 | 13 | |
5894 |
멕시코 대통령의 정기항공편 이용은 바람직하기만 할까
|
2024-11-20 | 17 | |
5893 |
10세 아동에게 과실 100%가 나온 교통사고 사례
|
2024-11-19 | 19 | |
5892 |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1
|
2024-11-18 | 45 | |
5891 |
근황 정리 및 기타.4
|
2024-11-17 | 63 | |
5890 |
그럴듯하면서도 함의가 묘한 최근의 이슈
|
2024-11-16 | 25 | |
5889 |
이것이 마요나카 철도 사무국의 진심입니다!4
|
2024-11-15 | 61 | |
5888 |
홍차도(紅茶道)2
|
2024-11-14 | 32 | |
5887 |
예금자보호한도는 이번에 올라갈 것인가
|
2024-11-13 | 28 | |
5886 |
마약문제 해결에 대한 폴리포닉 월드의 대안
|
2024-11-12 | 38 | |
5885 |
이번 분기의 애니는 "가족" 에 방점을 두는 게 많네요
|
2024-11-11 | 39 | |
5884 |
방위산업 악마화의 딜레마 하나.
|
2024-11-10 | 42 | |
5883 |
"N" 의 안일함이 만들어낸 생각없는 용어들
|
2024-11-09 | 43 | |
5882 |
트럼프 당선 & 수능과 교육 이야기4
|
2024-11-08 | 107 | |
5881 |
있는 법 구부리기4
|
2024-11-06 | 70 | |
5880 |
고토 히토리의 탄식2
|
2024-11-05 | 47 | |
5879 |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가는 건 일단 맞게 보이네요3
|
2024-11-04 | 52 | |
5878 |
중국의 비자면제 조치가 도움이 될지?5
|
2024-11-03 | 82 | |
5877 |
아팠던 달이 돌아와서 그런 것인지...2
|
2024-11-02 | 52 |
3 댓글
마드리갈
2015-05-09 00:38:21
여러모로 말씀드릴 것이 많은데, 일단 사실관계부터 지적할께요.
일본의 군함 운요(雲揚)는 1876년 10월 31일 일본 내부의 반란인 하기의 난(萩の?) 도중에 좌초하여 침몰되었어요. 즉 강화도사건 당시인 1875년에는 멀쩡히 현역이었어요.
사용된 표현을 다듬을 수는 없었을까요?
딸랑이, 선빵, X도 안되는 것, 꼬봉, 삥뜯기, 영감탱이, 고인드립, 개짜증...이런 어휘를 안 쓰면 안 되는 건가요?
Lester
2015-05-09 01:35:24
문제가 되는 부분 전부 삭제했습니다.
SiteOwner
2015-05-11 23:31:21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고가 가능해질 때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깊이 또한 깊어집니다.
군사교범에서도 적의 관점에서 검토하라고 잘 그러지 않습니까. 그리고, 세계사가 한국 위주로 돌아가지도 않는 것도 엄연한 사실인 만큼 외부의 시각의 이해는 앞으로의 생존전략에도 필수적입니다.
고쳐지기 전의 글에 문제가 되는 어휘가 많았음이 보인 이상, 각별히 주의해 주십시오.
벌칙부과는 가능한 한 안 하고 싶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 어쩔 수 없이 부과할 것임을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