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되려나 봅니다.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오고, 습해지는 시기인 이 장마에는 여러모로 많은 것이 생각납니다.
국민학생 때인 1980년대에는 장마철이 되면 항상 어디선가 대규모의 수해가 발생하고,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집과 재산을 잃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당시에 나왔던 창작동화책에서도, 여름이 지나고 나자 절친했던 친구를 수해로 잃어버리는 상황이 묘사되었던 게 기억납니다. 그리고 항상 매년 장마가 시작되면 혹시 이번에 그 사망자 명단에 들어가지 않을까 하고 조마조마했던 때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대규모 홍수로 인해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진 적도 있다 보니 오래전 일이지만 기억나고 있습니다.
1990년대의 기억이라면, 군생활 때에 부대가 침수되어 장기간 고립된 일이 생각나고 있습니다.
매일 보급받는 식수와 MRE로 버텨야 했고, 손을 씻는 것조차 사치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DFAC(=Dining Facility, 식당을 가리키는 미군 용어) 앞에서 식수와 MRE를 배급하던 미군의 말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Better drink it than wash away, huh?"
물이 부족하면 "씻는 거로 흘려버리기보다는 마시는 게 낫다" 라는 그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겠지요.
21세기에 접어들어서는 광범위한 수해는 일단 많이 줄었습니다만, 국지적으로 일어나는 피해가 굉장히 심각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반지하방 침수라든지, 도심의 하수관 역류 등의. 특히 이런 것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들입니다. 앞으로는 광범위한 수해도, 국지적인 피해도 안 일어나야 함은 물론입니다.
장마철의 시작을 앞두고 지난 한 세대간 있었던 몇몇 일들이 생각납니다.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잘 넘어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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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안샤르베인
2015-06-25 15:36:26
전 항상 장마철이면 거의 10년전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한창 시골에 비가 많이 왔던 때 할머니께서 밭을 고르러 나가셨다가 산사태에 휩쓸려 돌아가실 뻔 하셨었죠.
다행인건 그때 시골집도 무사했고 할머니께서도 무사하셨다는 겁니다. 그 당시에 휩쓸리셨는데도 간단한 타박상 외엔 별 문제가 없으셨거든요.
SiteOwner
2015-06-25 23:11:55
그런 기억이 있었군요.
당시도, 그리고 다시 생각하시는 지금도 정말 놀라셨겠습니다.
피해가 없었다는 게 정말 하늘이 도왔다고 할 정도입니다.
산사태가 일어나면 다 무너져내리기까지는 완전히 불가항력이니까 무슨 대참사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데, 그렇게 무사하신 것이 정말 다행으로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