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옛날에 즐겨했던 온라인 게임 "천하제일상 거상(이하 거상)"이 떠오르더군요.
지금도 현역인 걸로 알고는 있지만 그 시절(아마 2002년 무렵?)의 거상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도 옛날이라 전반적인 시스템은 기억이 안 납니다만, 게임 이름답게
기본적으로 물건을 최대한 사재기해서 다른 동네에 파는 걸로 이윤을 내는 게 기본이고,
그런 단순반복작업이 싫은 사람들을 위해 전투나 유닛&용병 장사&공장 가동 같은 시스템도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여지껏 배운 한국사와는 많이 다른 부분들이 있어서 상당히 아쉽더군요. 예를 들어...
- 일본이나 중국, 대만 등은 맵을 만들지 않고 캐릭터로만 만들었다면 = 시대 배경상 왜나 명나라, 후금(청) 등이 우리나라에 건너와서 장사를 하거나, 중계무역 등이 벌어지지 않았을까요.
- 맵을 우리나라 위주로만 만들었다면 = 3D가 아닌 2D이긴 하지만, 먼 길을 이동하는 동안 산적떼가 습격하거나 중간에 주막에 들르는 행위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귀찮아서 못해먹겠지만요.
- 개인이 상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단에서 활동하게 됐다면 = 역사상으로 실존했던 강경상인(한강), 송상(전국구) 등의 대규모 상단의 총력전을 볼 수 있었을 겁니다. 게임상으로는 그냥 상단들끼리 공성전만 했을 뿐, 경제전쟁은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가격경쟁이나 독과점 등 경제학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을 지도 몰라요.
여러모로 재밌는 구성과 스토리였지만, 그냥 흔한 온라인 게임으로 전락한 듯 싶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다른 데에서도 찾아보니까 "전세계를 바탕으로 무역을 하는 거상2대항해시대?가 제작될 예정이었지만 개발이 취소되었다"고 나오더군요. 의도는 좋았으나 '그냥 우리나라만으로 만족하면 안 되겠는가' 싶더군요. 물론 너무 토속적이라면 해외에 내놓기 힘들겠지만, 재미만 있으면 배경이 어떻건 해 주는 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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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거상을 해 보셨다면, 위의 상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 거상을 해 보지 않으셨다면, 저런 시대배경(임진왜란 이후로 추정) 외에 게임으로 만들기 좋을 법한 대목은 또 어디가 있을까요?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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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2015-08-14 22:30:26
거상은 저도 해 본적이 있었죠. 제가 원래 온라인 게임은 끈덕지게 못하는 성격인지라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레벨을 20 넘기기가 힘들었죠.
하지만 공장에서 일할 때 나오는 미니게임들은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걸로 돈 꽤 벌었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그런 모순점이 있었는지는 몰랐어요. 하긴 제가 한국사를 잘 알지 못해서 그런 거 같지만... 확실히 고증도 완벽하고 그 고증을 반영해서 게임을 좀 더 재미있게 만든다면 좋겠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Lester
2015-08-16 02:51:03
1. 그 미니게임을 대신 해주느라 얼마나 고초를 겪었는지(눈물)
2. 모순점은 아니고요, 제 희망사항입니다. 고증도 적당히 지키면 재밌는데 왜 '고증은 100%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창작적 허용이었던가, 만화적 허용이었던가 하는 식으로 적당히 어물쩍 넘어가는 부분이 있지 않나요?
마드리갈
2015-08-14 23:47:11
거상이라는 게임은 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조선 후기에 발달한 상업의 전통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흥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부정기적으로 일어나는 이벤트로 서양 난파선의 도래, 선교사의 잠입 등으로 인한 희귀아이템의 전래 같은 같은 것도 설정할 수 있을 거예요.
게임으로 만들 수 있는 조선후기의 역사...저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만일 홍국영이 특정 선택지를 이행했다면 젊은 나이에 죽지 않았고, 조선의 역사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서 게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어떨까요?
Lester
2015-08-16 02:59:15
1. 서양세력의 최초 등장이라는 걸 그 당시의 관점으로 보면 상당히 충격적이고 생소하겠죠. 지금도 외국 문화 중에 새로운 걸 발견하면 "그런 게 있었어?"라고 생각하는데, 그 시절이면 얼마나 놀랍겠습니까. 다만 한국사에서 서양 세력의 등장은 대개 '선교사와 무역을 앞세운 침공'이다 보니까 그걸 액면 그대로 묘사하면 문제가 생길 것 같습니다.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런 침공 세력의 입장에서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어떨까'라든가 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죠.
2. 홍국영에 대해선 뚜렷하게 아는 것이 없습니다만, 그래도 왕비 간택을 둘러싼 외척간의 내전이나 사림 vs 훈구(혹은 사림 vs 사림)의 싸움도 재미있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체역사 설정을 만들어서 굴리면 전부 주화입마에 빠질테니 드라마 "추노"나 기타 창작물들처럼 '바뀔 수 있었으나 바뀌지 못한 사례'로 남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대신에 이랬다간 전개가 훤히 보여서 재미가 없겠지만.
SiteOwner
2015-08-19 21:52:54
그러한 게임이 있었군요.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장사하는...
어드벤처 게임의 형식으로도 만들 수 있겠습니다. 이를테면 보부상 캐릭터를 등장시켜서, 이 보부상이 돌아다니면서 각종 퀘스트를 수행하고, 전국 각지의 굴지의 상인들과 만나거나, 상단 단위에서는 하기 힘든 일을 의뢰받거나, 사건에 휘말려서 곤욕을 치르거나 하는 등으로 전개가능하겠군요.
장희빈을 게임으로 만들거나 하면 이건 완전 스쿨데이즈, 아니 로얄데이즈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