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사현안들을 보면 논점이 비틀어진 것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게 보이는데...
물론 이게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은 아니고 1990년대에도 2000년대에도 여전히 있어 온 문제의 연장선이긴 합니다. 그때는 정보의 양과 질 면에서 요즘보다 확실히 보잘것없다 보니 그런 시대상을 감안할만도 하겠지만 말이죠.
나중에 좀 더 심도있게 다루어보고 싶은, 논점이 비틀어진 현안들과 생각을 좀 열거해 볼까 합니다.
1. 한글과 한국어의 혼동 문제
오늘이 한글날이라고 방송에서 줄기차게 헛소리들이 나오는데, 대체 언제까지 한글과 한국어를 혼동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나라는 문자와 언어의 최소한의 구별조차 못하는 것인지.
이전에 한글날이 임박하면 일어나는 집단광기 제하의 글을 쓴 시점에서 2년하고도 하루가 되었습니다만 전혀 개선된 게 없군요. 제가 어문정책을 좌우할만한 대단한 인물도 아니니 너무 큰 것을 바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2. 욕설 문제
고등학생들이 욕설 필터링 스마트폰 앱을 만들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그걸 보고 바로 이 말을 하게 되더군요.
"욕설을 필터링하거나 다른 어휘로 대체할 생각을 말고 욕설에 의존하는 사고를 버려야 하는 게 먼저 아닌가?"
프로그래밍 능력은 가상하지만,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결과적으로 근본적인 처방이 못되는 것을 좀 알아야 할텐데 하는 생각도 같이 드니 별로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이전에 학원강사로 일했던 당시에 욕설을 다른 단어로 대체하는 문제를 접했던 터라 더욱 그렇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썼던 글로서 규율과 욕망 사이 - 필터링한 욕설 등 여러 가지가 있으니 참고로 읽으셔도 좋습니다.
3. TPP와 친중외교의 안쪽
TPP라는 아시아태평양 12개국의 경제안보파트너쉽이 체결되었습니다. 이것은 Trans-Pacific Partnership의 약어로, 북미의 미국, 캐나다 및 멕시코, 남미의 칠레와 페루, 대양주의 호주와 뉴질랜드, 아시아의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및 브루나이가 체결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태평양 버전이 결성되려는 것인데, 여기에 한국은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관심은 보였다지만 오로지 중국만을 바라보고 있고 한중 FTA에 목매고 있는 현재의 외교방침으로 인해 결국은 한국만 고립되어 버린 셈입니다. 게다가 일본에 대한 끊임없는 적대정책을 펼쳐왔기에 가입이 원만하게 이루어질지도 의문입니다.
물론 과거 일본의 전쟁범죄 문제를 무시하거나 경시해도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에 반대만 한다고 우리가 얻어내야 할 게 얻어지겠습니까. 그리고 태평양전쟁의 연합국들이 집단으로 뇌가 없어졌거나 미쳐버려서 TPP를 타결시킨 것도 아닐 것이고, 심지어는 미국과 베트남이 손을 잡습니다. 이만큼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이것이 시사하는 것이 뭔지를 잘 생각해 봐야 합니다.
4.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사업의 난항
방산비리가 끊임없이 터지는 가운데,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의 진행상황도 아주 점입가경입니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이 두 가지만큼은 꼭 짚고 넘어가고 싶어집니다.
첫째, 전투기 도입의 궁극적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둘째, 국방관련 사항에 시행착오가 용납될까요?
보니까 이 두 사항에 대해서 정부든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여론이든 대답하지 않거나 생각조차 하지 않는 듯합니다.
능력도 안되면서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나서는 게 과연 옳은 일일지. 대답은 정해져 있고, 이것을 바꾸려면 한국의 안보상황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져 있던지 해야 할 것입니다.
5. 학교폭력 문제에서 간과하기 쉬운 문제
보통 학교폭력을 학생간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각은 사실 틀린 건 아닌데 정답도 아닙니다. 사실 어느 한 측면만 보고 있는, 단편적인 시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별로 좋아하는 관점은 아니지만 사회 그 자체가 범죄의 근원이 된다는 비판범죄학적 관점에서 학교폭력 문제를 본다면 이런 문제도 충분히 도출 가능합니다.
6. 검은 튀김 그리고 물범탕
서울의 강북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검은 튀김으로 상징되는 대규모의 급식비리가 발생했습니다. 급식을 먹은 학생들은 배가 아프고, 식자재는 어딘가로 빼돌려지고...
그리고 강남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에게 물범탕 같은 걸 먹이지 않으면 죄를 짓는 것이라고까지 하던데...
별로 연관성이 없는 이 두 사안에 놀랍게도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7. 디젤게이트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헛소리
폴크스바겐이 벌인 희대의 사기극인 통칭 디젤게이트의 골자는 대기환경기준 만족을 근본적인 기술개발이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조작으로 통과하려 한 사건이 문제입니다. 특히 디젤배기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어 있고 한국에서는 SUV는 물론 수입세단에도 디젤엔진을 탑재한 경우가 많이 있는만큼 이것을 주의깊게 봐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언론에서는 자꾸 이 문제를 연비조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건 저 사기극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문제인데 대체 집단으로 난독증이라도 걸린 것인지...
이렇게 논점이 비틀어진 시사현안에 대해서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한 제언이나 의견, 또는 추가적으로 논의했으면 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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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15-10-21 23:38:52
2번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 저 고등학생들로서는 저게 한계였겠죠. 욕설 필터링은 쉬워도, 욕설을 쓰지 않게끔 자세를 교정시키는 건 엄청나게 어려우니까요.
각자가 변해야하는데, 그걸 어떻게 할 수 있을지는...앱이나 프로그램 같은, 남이 만들어주는 것으로는 절대 이룰 수가 없죠. 자기가 변해야하는 건데 그게 과연 컴퓨터 프로그램같은 걸로 손쉽게 이루어질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어렸을 때 부터 교육을 잘 시키는 것인데, 어떻게 하면 "욕설을 하지 말아야겠구나!"하고 신념을 딱 박아줄 수 있는 교육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SiteOwner
2015-10-22 21:03:00
맞습니다. 의도가 좋았지만 결과가 그렇지 않아 보이기에 성공 여부는 의심스럽습니다.
욕설을 하지 않으려면 그냥 나쁘다고 말하고 쉬쉬해서는 안됩니다.
욕설의 어원이 어떤가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고, 또한 욕설에 의존하는 사고방식이 얼마나 천박한지에 대해서도 깨달아야 하는 법입니다. 그게 없이 그냥 필터링만 한다고 된다면, 오히려 우회적인 표현으로 욕설을 대신하여 언어 전반을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