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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EOUL.U...이건 대체 뭘까요?

마드리갈, 2015-11-01 21:56:39

조회 수
220

서울특별시가 기존의 Hi Seoul, Soul of Asia라는 영어 슬로건을 대체하는 것으로 I.SEOUL.U라는 것을 선정했어요.

그런데 이 브랜드 제정에 대해서는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말조차 못 해주겠어요.

영어로 표현해 보죠. 긴 문장도 필요없이 딱 한 단어면 충분해요.

Nonsense.


일단 이 사건의 전말과 대략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게재된 분석으로 대신할께요.

그리고 저는 다른 것들은 배제하고 오로지 슬로건 자체의 문제에 집중하려고 해요.


잘 기억되지도 않고 설명을 봐야 의미를 알 수 있다면 누가 관심을 가질까요? 이미 거기에서 끝나기 마련이예요.

그러니 브랜드는 어원의 뜻인 낙인처럼, 보는 사람들의 기억에 단시간에 선명하게 직관적으로 남아야 해요.

IBM, HP, DELL, SONY, OKI, BASF, BMW 등의 이런 브랜드와, 요즘 유행하는 정신없이 긴 라이트노벨 제목을 비교해 보면 무엇이 더 나은지 바로 보일 거예요.

그리고, 영어가 사실상의 국제어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다 보니 영어로 슬로건을 만든다는 것은 외국인에게 읽힐 것을 전제로 한다고 봐도 결코 틀리지 않아요. 여기에서 영어 슬로건에 필수적인 가치가 하나 드러나네요. 영어를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보고 알 수 있어야 해요. 그러니 영어로 썼는데 영어 사용자가 알아볼 수 없다면 안되겠죠.


그러면 결론이 났네요.

바로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설명 없이는 이해불능인데다 영어 사용자들이 알아볼 수 없다면 저런 브랜딩은 솔직히 안 하는 것보다 못해요. 저런 것을 만든다고 돈을 수억원이나 썼다니, 그냥 어이가 없어요. 정말 무슨 도시전설처럼, 누구에게 합법적으로 눈먼 돈을 줄 생각으로 저런 이벤트를 여는 건지...


게다가 차점작도 별로 좋지는 않았어요.

보통 Seoul과 Soul이 발음이 같으니 이것을 이용하려 드는 게 많은데, 글쎄요.

Soul이라는 단어는 좀 조심해야 해요. 일단 오컬트 관련의 용어인 것도 있고, Soulmate를 변형한 Seoulmate는 어원이 되는 단어의 의미에서도 조심해야 하는데다 Checkmate를 연상시킨다는 논란도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차라리 이런 게 나을 뻔 했어요.

1967년에 발표된 영국 영화 및 Lulu가 부른 동명의 주제가인 To Sir, with Love를 변형하여 To Seoul with Love로 한다던가, 단순히 라임만 맞추는 식으로 Seoul, Wonderful이라고 단순하게 만든 게 더 나아 보여요. 사실 이걸 생각해 내는데는 비용도 안 들었고 시간도 대략 몇 분 정도만 들었으니...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12 댓글

마시멜로군

2015-11-01 23:11:29

확실히 한눈에 보면 별로인 슬로건이네요. 만드는데 수억원.....

마드리갈

2015-11-03 00:18:58

그리고 더 웃기는 건 뭔지 아세요? 어쨌든 유명해졌으니까 좋은 것 아니겠느냐 하면서 앞으로 거기에 돈을 더 많이 들일 거라고 하는 거예요. 자기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니라고 그렇게 인심써도 되는 건가 싶어요.

I♡NY 운운하던데 글쎄요. 일단 뉴욕의 경우는 LOVE를 하트로 대체해 놓은 완성된 문장이라서 바로 보면 이해되는 건데, 문제의 I.SEOUL.U는 U가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르겠고 색깔은 또 뭐고 가운데의 O의 배치에 의미 어쩌고 하는데 그게 일목요연하게 파악되는 것도 아니고...변명도 변명같아야 들어주죠.

하루유키

2015-11-02 12:50:06

개인적으로는 꽤 마음에 들긴 하는데(제 미적 센스가 단순한 탓일지도...) 대중이 한 목소리로 나쁘다고 하면 정말 나쁜걸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제 경우에는 심플하면서도 뜻도 확실한 Hi Seoul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마드리갈

2015-11-03 00:29:18

말씀하신 것처럼 이전의 Hi Seoul이 더 나았어요. 이건 정말 개악이예요. 브랜드 전문가인 손혜원조차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어요. 차라리 이전의 Hi Seoul을 쓰던지, 브랜드 없이 가라고 했을 정도면 이미 명백한 오답이니까요. 기사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이런 유머도 나돌더군요. 서울이 가수 아이유(IU)에 장악된 것 내지는 MBC 뮤직과의 콜라보레이션을 노린 거라고. 차라리 이게 설득력이 있어 보일 정도니 말을 다 했어요.


아이 서울 유가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산물이라는데, 글쎄요. 그냥 집단사고(Groupthink)가 제대로 치고 만 사고겠죠. 게다가 중국의 눈치를 봐서 브랜드를 바꾼다는 것도 어이없어요.

KIPPIE

2015-11-08 22:58:05

이미 각종 패러디가 난무하고 있더군요...

그 중에 개인적으로 제일 웃겼던 건 "아이서울유"랑 각종 지명 동사화 (e.g. It's too DAEGU outside. = 밖이 너무 덥다.) 정도? 

마드리갈

2015-11-08 23:08:32

안녕하세요, KIPPIE님. 오랜만에 잘 오셨어요.

말씀하신 그 패러디들은 정말 기발한 게 많더군요. 말씀하신 더운 대구 말고도 빚더미에 앉은 인천, 복잡하기 짝없는 코엑스 등...정말 대단한 유행을 창출해 냈어요. 물론 유행의 정도와 그것이 바람직한 가치인가는 아무 상관도 없지만요.


아이유가 서울을 지배하면 좋겠다는 어떤 아이유 팬의 소망이 담긴 것인가 하는 생각조차 들어요.

마드리갈

2021-04-29 13:56:55

2021년 4월 29일 업데이트


I.SEOUL.U 브랜드의 입지가 급감하고 있어요.

이 브랜드가 공식적으로 폐기된 것은 아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함, 서울특별시 홈페이지의 시장소개, 내부포털 등에서도 I.SEOUL.U 브랜드가 등장하지 않아요. 조형물도 더 이상 설치되지 않아요. 당분간은 공식적으로는 잔존해 있겠지만, 이렇게 입지가 좁아지면 언젠가는 사라지겠지요. 과거의 제2의 건국, 신지식인 등이 그러한 운명을 맞았듯이.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오세훈 명함엔 ‘I·Seoul·U’ 빠졌다, 2021년 4월 29일 조선일보 기사

마드리갈

2023-02-22 18:18:25

2023년 2월 22일 업데이트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브랜드 교체를 천명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당시에 만들어졌던 서울의 브랜드 I.SEOUL.U 조형물이 철거되어요. 이 철거작업은 2월 19일부터 시작되어 3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요. 철거된 조형물은 폐기물 최소화를 위해 설치예술 전문가 등과 협업후 업사이클링되거나 재활용될 예정이예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철거되는 'I·SEOUL·U' 조형물… "마지막 모습 남겨야죠", 2023년 2월 19일 한국일보 기사

마드리갈

2023-06-04 16:14:45

2023년 6월 4일 업데이트


서울특별시의 새 슬로건이 Seoul, my soul로 확정되었어요. 이것은 260,513명이 참가한 대시민 선호도 결선투표의 결과 63.1%를 차지했어요. Seoul for you는 36.9%를 득표했어요.

이것으로 I.SEOUL.U는 공식적으로 폐기되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서울시 새 슬로건, '서울, 마이 소울' 확정, 2023년 4월 28일 파이낸셜뉴스 기사

마드리갈

2023-10-06 21:56:26

2023년 10월 6일 업데이트


서울특별시의 기존 도시브랜드 아이서울유(I.SEOUL.U) 조형물이 철거되었고 발생한 폐철류는 포스코(POSCO)로 보내지기로 했어요. 14톤 분량의 폐철은 포스코에서 재활용되어 서울시 신규브랜드 조형물의 제작에 유용될 예정이예요. 이렇게 브랜드 교체의 비용도 절감되고 탄소배출도 억제가능하게 되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철거된 '아이서울유(I·SEOUL·U)' 고철 14톤…친환경 재활용 된다, 2023년 7월 12일 데일리안 기사

마드리갈

2024-05-06 20:57:42

2024년 5월 6일 업데이트


서울특별시의 아이서울유(I.SEOUL.U) 브랜드가 폐기된 이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다른 프로젝트인 영화 괴물에 등장하는 괴수조형물의 철거도 추진되고 있어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공미술이 섬뜩하게 무섭거나 두려움을 준다거나 공포스럽거나 이러면 곤란하다고 지적했고 따라서 한강변 대신 영화박물관 등 다른 시설로의 이관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어요. 최종결정은 5월에 개최되는 공공미술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되어 빠르면 상반기중에 철거공사에 착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2억짜리 괴물과 헤어질 결심..오세훈 "한강에 섬뜩한 미술작품 곤란", 2024년 4월 26일 파이낸셜뉴스 기사

마드리갈

2024-07-18 21:32:55

2024년 7월 18일 업데이트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2가에 조성된 돈의문 박물관마을이 철거될 방침이 7월 17일에 발표되었어요. 박원순 시장 당시인 2017년에 조성된 이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마을의 조성에 330억원이 들고 매년 20억원씩 소요되어 총액 480억원이 투입되었지만 월평균 방문객은 4만명에 불과하고 운영 프로그램도 본래 취지와 달리지는 등 문제점이 많은 것이 서울특별시의 조사에서 드러났어요. 그리고 주민들의 불안도 가중되었어요. 결국 이것에 대해서는 철거가 결정되었어요. 철거는 2025년 하반기부터 시작되어요.

I.SEOUL.U, 괴물 조형물에 이은 박원순표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이렇게 헛돈만 쓰고 착착 폐기되고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480억 헛돈 쓴 서울 한복판 '유령 마을', 8년 만에 헐린다, 2024년 7월 18일 조선일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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