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일요일의 이 시간대면 한잠이 들어 있을 시간대이지만, 깨어 있어요.
별다른 문제가 있어서 이런 건 아니고 아침 일찍부터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요.
오늘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특히 많이 들어요. 여러분께도 오늘이 좋은 일요일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께요.
일본의 실사드라마나 영화는 딱히 즐겨 보는 편이 아니었는데, 요즘 재미있는 게 있다 보니 좀 보게 되네요. 요즘 보는 게 드라마로는 고독한 미식가 시즌5, 낚시바보일지, 감옥학원이 있고, 실사영화로는 심야식당, 아오하라이드, 나는 친구가 적다, 암살교실 등이 있어요.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는 역시 요즘의 핫트렌드인 "먹방", 즉 식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으로 아주 유명하고, 게다가 중독성도 참 엄청나서 볼 때마다 새롭다는 느낌이 들고 있어요. 게다가 시즌5에서는 대만에서 진행되는 회차도 있어서 여러모로 흥미가 있어요. 가 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가 대만이라서 더욱 그러려나요?
낚시바보일지는 저에게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소재인 낚시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꼭 낚시에 흥미가 있지 않더라도 상당히 재미있게 볼 수 있어요. 스즈키건설이라는 도쿄의 대기업에 입사한 평사원이자 자타공인 낚시바보인 하마사키 덴스케가 우연히 만난 사람들인 스즈키 이치노스케, 코바야시 미치코 등의 사람들과 기묘하게 얽혀서 벌이는 코미디, 그리고 그 속에서 엿보이는 인간미 있는 사건들이 흥미를 잘 끌고 있어요.
감옥학원 실사드라마는 일단 외모로서는 가히 신의 캐스팅이라고 불릴만했어요. 그런데 남자배우들은 대체로 목소리가 좋은 반면에 여자배우들은 타케다 레나(武田玲奈)를 제외하고는 보컬트레이닝이 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실사영화들은 보니 좀 미묘한 감을 떨칠 수 없어요.
보통 실사물은 배우 및 장소의 섭외 문제로 어느 정도 제약을 받고 그렇다 보니 다른 매체로 발행된 원작을 기반으로 할 경우 불가피하게 변경되는 점이 꽤 있어요. 그래서 이건 크게 봐서 이해하고는 있어요.
심야식당이나 아오하라이드는 꽤 준수한 편이지만 나는 친구가 적다 및 암살교실 실사영화는 보고 나서 대체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기획의도 자체가 파악이 되질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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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군
2015-11-15 09:21:53
많은 실사물은 뭔가 미묘한 느낌이 나죠. 일단 차원이 다르니까요(?) 암살교실도 실사 영화가 있었군요.
마드리갈
2015-11-16 03:55:13
사실, 이런 현상이 애니와 실사물 말고도 여러 컨텐츠에서 상당히 흔히 나타나고 있어요.
클래식 음악의 경우는 누가 연주하는가에 따라서 정말 크게 달라져서, 어떤 연주를 먼저 들었는지에 따라서 인상이 결정되기도 하죠. 완전히 동일한 악보를 바탕으로 연주해도 푸르트벵글러 지휘와 토스카니니 지휘가 다르게 들리기도 하고, 협주곡의 경우는 독주자에 따라 카덴차(Cadenza)를 다르게 하기도 해서 여기서 큰 차이를 만들기도 하죠.
암살교실 실사영화는 카라 출신의 강지영이 이리나 옐라비치 역을 맡았는데, 애니와 달리 실사영화에서는 뜬금없이 등장하는 바람에 붕 떠버렸어요. 그 이전에 살생님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실사물을 만들기 좀 그런데다 시오타 나기사, 아카바네 카르마, 카라스마 타다오미의 각 배역을 맡은 배우들을 보면 한숨이 나오기 마련이예요.
하루유키
2015-11-16 13:38:55
달리 실사영화만 문제가 아니라 오죽하면 극우 일본 영화감독 조차도 "지금 일본 영화는 한국 영화에 비교할수도 없을만큼 뒤떨어져있다"라고 발언했을정도라고 하고 그외 실사영화 같은 경우는 '원작을 재현'하는데에만 신경을 쏟다보니 정작 극의 재미라던가 그런건 죄다 내팽개쳐서 아예 왜 만드는지 모르는 코스프레물이라는 과격한 발언도 나오더군요.
그외 저는 드라마는 천체관측, 허니와 클로버 정도는 보려고 시도해봤지만 진도 자체를 못나가는걸 보면 제게는 드라마라는 장르 자체가 안맞는듯합니다. 비단 일본 드라마뿐만 아니라 미국의 밴드 오브 브라더스 라던가 퍼시픽, 빅뱅 이론같은 드라마도 보다 만걸 보면 장르 자체의 문제인듯...
마드리갈
2015-11-16 14:02:06
오래 전부터 이런 말이 있었어요. 일본의 영화는 일본인조차도 외면하는 Made in Japan.
일본은 세계 2위 규모의 문화컨텐츠시장인데 이상할 정도로 영화는 힘을 못 쓰던데, 최근의 실사영화들을 보니 문제가 뭔지 어느 정도 파악이 되고 있어요. 영상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관객이 얼마나 재미있어할까 등에 대해서 놀랄만큼 무신경한 게 눈에 띌 정도로 무성의해 보여요.
사실 아무리 인기가 좋은 컨텐츠라도 자신이 좋아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고 봐요. 그건 이상하지 않아요.
HNRY
2015-11-16 23:28:05
위에서 일본인조차 외면하는 Maid in Japan이라고 적으셨지만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1998) 같은 명작 영화들이 간간히 있는 걸 보면 일단 만들려면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거품경제 시절부터 스토리 보다는 자극적인 소재들만을 이용하려는 저급 상업 영화들이 넘쳐나다 보니 그 반대급부로 자국 내에서도 영화계에 대한 인식이 안좋아진 점도 작용하지요. 거기에 21세기 들어서는 만화 등의 인기에 편승해 영화적인 연출이나 기법보다 만화적인 부분에 더 치중하다 보니 원작 팬들의 반짝 관심을 모아보기도 하지만 역시 국내외 영화 평론가 및 일반 관객들의 평은 미묘할 수밖에요.
마드리갈
2015-11-20 23:22:26
물론 만들 수는 있겠지요. 거명하신 러브레터라든지, 4월이야기 같은 영화의 영상미는 꽤 뛰어나니까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나온지도 꽤 된데다 그 수도 아주 적다는 것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요. 문제가 있다는 건 확실히 보이는데 왜 20세기 때보다 발전을 못 하고 있는지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기도 어렵다는 것도 난제이긴 하네요.
역시 나빠진 인식으로 인해 좋은 인재가 육성되지 않는 게 문제인 걸까요. 이렇다면 참 난감하기도 하고, 서브컬처 분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굉장히 나쁜 일본의 국내사정을 볼 때 애니나 게임에서는 또 어떻게 설명해야할지도 답이 안 나오네요.
대왕고래
2015-11-18 15:54:43
고독한 미식가는 어쩌다가 TV에서 나오면 보는데, 정말 복스럽게 드시더라고요, 배우분이.
오버액션이 없는 먹방의 참맛이었죠. 식사중에 봤었는데 왜 침이 고였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에요.
실사영화화하는 경우는, 정말 잘 표현하면 좋긴 한데(데스노트의 L이라던지), 헤어스타일 등등을 너무 과하게 원작을 따라가려고 하다보니까 이상해져보이는 경우가 있더라고요.(역전재판이나...) 굳이 원작대로 따라가지 않아도, 현실적으로 해도 될 부분은 현실적으로 해도 될텐데 말이죠.
마드리갈
2015-11-20 23:30:11
고독한 미식가, 확실히 재미있어요. 그리고 다시 봐도 질리지 않아요.
그리고 그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는 오랜 기간 조연을 하다가 그 드라마로 최초로 주연을 하게 되었어요. 원래는 시즌3까지만 할 계획이었다는데 인기가 너무 좋아서 결국은 현재 시즌5가 방영중이기도 하죠. 정말 잘 먹고, 그래서 시즌이 바뀌면 살이 좀 더 쪄 있다는 것도 느껴져요.
그 배우가 그렇게 맛있게 먹는 이유가, 실제 촬영 직전에 공복상태로 있다는 데에 있어요.
어차피 실사물이 원작과 100% 동일해야 할 필요는 없어요.
감상하는 사람들이 그걸 이해못하는 것도 아니고, 중요한 것은 재미있게 잘 봤다는 만족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