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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로 상무에 대한 짧은 단상

하루유키, 2015-12-02 00:00:02

조회 수
299

우선 통칭 '미시로 상무(美城常務)'는 애니메이션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의 2기부터 등장하는 346 프로덕션 소속의 인물로 직급은 캐릭터 통칭대로 '상무'. 성이 미시로(=346)인 점을 보아 346 프로덕션 회장의 친인척이거나 최소한 그에 준하는 위치에 있는 인물임을 파악할 수 있고, 직책은 '346 프로덕션 아이돌 사업부 총괄이사' 입니다. 346 프로덕션의 신데렐라 프로젝트 관련 직원인 이마니시 부장이나 센카와 치히로, 프로듀서(통칭 타케우치P)도 아이돌에게는 물론 상사이지만, 미시로 상무는 직원인 이들에게도 상사에 속하기때문에 사실상 본작의 주연 인물들에게는 본작에 직접적으로 등장한 가장 높은 상사가 됩니다.

 

다만 등장하자마자 346 프로덕션이 관여하는 아이돌 프로젝트를 전부 해체한다는 폭탄발언을 들고 나온다던지,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아이돌(특히 시마무라 우즈키)에게 호되게 질타한다던지, 자신의 계획에 따라 임의로 그런데로 잘 돌아가는 프로젝트에 관여해서 인물을 뽑아가 재배치한다던지 하는 행동 때문에 요즘 국내에서 특히 대두되고 있는 소위말하는 '권력을 내세워 갑질하는 높으신 분' 포지션의 인물로 받아들여져서 싫어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고 저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죠. 또 전작 '아이돌 마스터'에서는 본작의 주연 그룹인 765 프로덕션의 라이벌이자 적으로 961 프로덕션의 사장 쿠로이 타카오가 악역 캐릭터로 제시되었지만, 신데렐라 걸즈에서는 346 프로덕션의 회사 규모나 관여하는 사업을 보아 이런 어중간한 악역은 그냥 회사가 알아서 짓밟아 제압하면 그만이기에 외부의 악역이 개입하기 힘든 346 프로덕션의 특성상 '회사 내부의 상사로서 직접적으로 프로듀서 및 아이돌과 부딪히는 캐릭터'로 설정되었다는 점이 이 미시로 상무의 가장 큰 특징이자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가 되겠습니다.

 

한편, 시선을 달리 해서 생각을 해보자면 이 사람도 어쨌거나 회사 소속의 직원으로서 자신의 권한으로 회사의 업무를 봤을뿐이고 그것이 주연 캐릭터인 아이돌이나 프로듀서, 그리고 본작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칠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 미시로 상무가 자신의 권력과 직책만을 앞세워 막무가내로 일을 추진하는 사람(소위말하는 '권력을 내세워 갑질하는 높으신 분')도 아니죠. 우선 아이돌에게 길을 제시하고, 해당 인물이 따라온다면 좋고 자신과 대립하고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고 해도 그 행동이 어쨌거나 최종적으로 회사의 이익이 된다면 그 선택을 받아들이는 묘사(타키가키 카에데)도 나옵니다. 특히 이런 류의 상사 캐릭터로서는 드물게 부하 직원이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고 심하게는 대립한다 해도 그것이 해당 캐릭터 자신이 선택한 길이라면 그 선택을 존중해 더 이상은 관여하지 않는게 흥미로운 점. 보통 이런 류의 상사 캐릭터는 자기와 반대되고 대립한다면 권력을 무기로 억지로 끌고가지만 미시로 상무는 하지 않겠다면 깔끔하게 선을 긋고 더 이상은 뒤에서 권력으로 손을 쓰거나 하는 등의 행동 없이 그냥 해당 캐릭터가 선택한 길을 받아들여주죠.

 

결과적으로 미시로 상무는 프로듀서(나 외적으로는 시청자)와는 '아이돌'이라는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로 인해 대립이 발생하지만 자신의 권력이나 권한으로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선택도 존중해 받아들여주고 이마니시 부장의 권유가 곁들여지긴 했어도 프로듀서가 선택한 '아이돌'이라는 답을 바라봐주기도 하는걸 보면 캐릭터의 포지션 문제 상 악역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는게 문제지, 개인적으로 미시로 상무라는 캐릭터 그 자체의 역할은 '스스로 악역의 모습을 감수하고서라도 프로듀서와 아이돌이 한발자국 더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꿈과 미래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넘어서야 할 벽이 되어준 사람'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하루유키
東京タワーコレクターズ
ありったけの東京タワーグッズを集めるだけの変人。

4 댓글

마드리갈

2015-12-02 03:27:12

애니를 볼 때 중시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인물들의 성장인 저로서는 미시로 상무 또한 회사 사람들과 함께 성장해 나간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하루유키님의 의견에 대체로 동의하고, 또한 961 프로덕션의 쿠로이 타카오나 웨이크업 걸즈의 I-1 Club의 시라키 토오루같은 악역같이 보아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어요.


미시로 상무는 오너 일가의 사람이라는 점이 확실시되니까 프로젝트의 성공여부의 의미가 다른 임직원들의 것과 결코 같을 수가 없어요. 크면 컸지 작을 수가 없으니까요. 게다가 기업의 환경 및 경영상태는 항상 가변적인 것이라서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거예요. 그것은 사업을 갓 시작한 군소기획사인 765 프로덕션에서도, 이미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강자로 군림해 있는 346 프로덕션에서도 예외가 될 수는 없어요. 단지 변화의 양상은 각 기업에 따라 달리 나타나겠지만요. 그래서 저는 미시로 상무의 결정이 적절했다고 보고 있어요.

물론 패착이 없지만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시로 상무가 가진 장점은 꽤 많아요. 위에서 언급된 타카가키 카에데의 경우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예요.


처음에 언급한 쿠로이 타카오, 시라키 토오루에 대해서 조금 덧붙여 볼께요.

둘 다 중상모략에 능하고,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어떤 더러운 수라도 동원할 수 있는 악인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들은 전혀 변하지 않는 점에서도 동일하죠. 차이가 있다면 쿠로이 타카오는 더 큰 상대가 작정하고 밟으려면 끝날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시라키 토오루는 이미 전국적인 메이저 아이돌인 I-1 Club을 총괄하고 있으니 그의 횡포는 업계의 관행으로 정착할 수 있어요. 게다가 이것이 옳다고 여기고 계속 밀어붙이고 있으니까요. 미시로 상무는 이렇지는 않아요.

하루유키

2015-12-02 12:46:52

미시로 상무라는 캐릭터 자체의 평가는 둘째치더라도 미시로 상무의 행동이 잘한 일이다, 혹은 잘못한 일이다로 갈라지는건 역시 본문에서도 언급한 캐릭터를 보는 시선이나 인식의 차이겠죠.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이돌 부문도 결국은 사업이고, 회사의 목적이 사업으로 이익을 보는데에 있는 만큼 아이돌이라는 대상 자체를 목표이자 꿈으로 보는 프로듀서나 주연 캐릭터들과 대비해 아이돌도 사업의 하나로 보는 미시로 상무와는 처음부터 아이돌이라는 대상을 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차가 엇갈리는거겠죠.


말씀하신대로 사실 처음에는 그냥 단순한 갑질하는 상사 정도의 느낌으로 봤지만, 본 단상을 작성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또 마드리갈 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최종적으로 미시로 상무에 대한 인식은 본문 내에도 언급한 "스스로가 악역의 모습을 감수하고서라도 아이돌과 프로듀서에게 넘어서야 할 벽이 되어준 사람"으로 바뀌었고 그래서 작중에서의 미시로 상무의 행동도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미시로 상무는 작중에서 프로듀서나 아이돌들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생각을 바꿔나간다는 점, 가장 높은 상사이자 오너 일가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가지고있는 권력을 앞세우기보단 뜻을 굽히고 상대를 존중하고 받아들일줄 아는 사람이라는 점이 가장 독특한 점이자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포지션의 문제상 악역으로 보일 면이 커서 그렇지 프로듀서나 아이돌 처럼 서로 교류하며 성장해간다는 점이 말씀하신 악역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겠죠.

SiteOwner

2015-12-10 22:07:25

일반인의 관점과 업계 종사자의 관점이 다르고, 또 거기서 더욱 세분화하여 일반인 중에서도 특정 컨텐츠의 팬덤에 속하는 경우와 그 외의 경우, 업계 종사자 중에서도 경영자와 현장 엔지니어의 관점이 같을 수가 없습니다.


한번 예를 들어 볼까요? 전기는 일반인에게는 싼 값에 안 끊기고 잘 공급되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전기공학 관련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전기회로, 송전시스템 등의 여러 가지 현상들이 신기하게 보여서 재미있고 탐구의 대상이 됩니다. 전력회사의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최저의 투자로 최대의 이윤을 창출하는가가, 엔지니어의 입장에서는 어떤 기술적 우위가 중요한가가 더욱 중요하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관점이 다르기에 경영자인 미시로 상무가 현장 엔지니어인 프로듀서와 같은 스탠스를 취할 수 없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리고 사실 프로듀서가 말하는 미소는 비즈니스 모델에 너무 막연한 개념입니다. 이 점은 시부야 린이 "당신, 내가 웃는 모습을 본 적 있어?" 라고 반문하는 데에서 잘 드러납니다. 미시로 상무가 강조한, 아름다운 성에 어울릴만한 공주님이라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제시되지 않았더라면 프로듀서가 추진하는 신데렐라 프로젝트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좋게만 흘러가지는 않을 것도 좀 보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미시로 상무가 제시한 구체적 비즈니스 모델이 있었기에 신데렐라 프로젝트는 심각한 위기를 맞지만 그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의 신호탄이 바로 죠가사키 미카의 대변신 및 토토키라 학원이었다고 봅니다.


조금 재미있는 것으로서 미시로 상무의 성우인 타나카 아츠코가 맡은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타나카 아츠코는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리사리사, 그리고 TARI TARI에서 타카쿠라 나오코 역을 맡았습니다. 리사리사는 젊은 죠셉에게 아주 강도높은 파문수행을 시키고, 타카쿠라 나오코는 음악을 장난으로 여기지 말라면서 합창부를 결성한 5명의 학생에게 제동을 걸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해하고 학교 이사장 측의 횡포를 저지하기도 합니다. 즉 주인공의 성장에 언젠가는 필요한 성장통을 부여하는, 하지만 그 이면에 깊은 뜻을 품고 있는 캐릭터들을 이 성우가 담당했다는 것이 상당히 의미깊기도 합니다.

하루유키

2015-12-13 05:40:00

어떻게보면 데레마스 애니메이션은 '아이돌'이라는 개념을 통해 무대에서 모두를 웃게 만들며 빛나는 별 아이돌로 성장해가는 본인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뒤따라 보살피고 또 길을 못찾으면 등불이 되어주며 아이돌로 이끌어주는 프로듀서, 오너 일가로서, 또 346 프로덕션의 경영자로서 아이돌이라는 '사업'이 어떻게 회사의 이익이 될 수 있을까를 고심하는 미시로 상무를 통해 각자의 시선이 '아이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또 그 시선차이로 인해 갈등이 빚어지고 이를 어떻게 풀어 헤처나가는지에 대한 내용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프로듀서도 사실 초반 1쿨 6화에서 뉴 제네레이션과 갈등을 빚고 또 마에카와 미쿠라던가와의 트러블을 보면 아직까진 미숙한 면이 보이고 또 그것이 장기적으로 회사의 사업에 좋은 영향을 끼칠리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확실히 말씀하신 내용에 달리 더할 말은 없네요. 어쨌거나 미시로 상무의 판단이 해당 캐릭터 본인에게 득이 된 경우도 있고하니 확실히 경영자로서 회사의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은 프로듀서보다 더 나은듯 싶기도 합니다.

 

언급하신 캐릭터 뿐만 아니라 데레마스 작중의 미시로 상무도 본문에도 언급했다시피 스스로 악역을 감수하고 캐릭터들이 넘어서야할 벽이 되어준, 언급하신 내용 그대로의 그런 캐릭터라는게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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