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프트라는 건 철도 동호인들의 속칭으로, 철도 노선이 어느 특정 지점에서 크게 꺾이는 구간을 말합니다.
이 분야에서 주로 거론되는 건 '종각드리프트'가 있겠는데... 지도를 보시면 알겠지만 시청역-종각역 사이가 90도로 꺾여 있습니다. 사실 이 구간에는 사연이 있는데... 원래 공사할 때는 조금 더 완만하게 꺾으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동아일보 사옥 바로 아래를 지나가야 했고, 그러려면 동아일보 사옥을 철거하거나 한동안 윤전기 돌리는 것을 멈춰야 했죠. 이건 충분히 언론탄압으로 비추어질 수 있기에 결국 지금과 같은 종각드리프트가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수도권 전철만 살펴보자면 3호선 안국-종로3가 구간 및 신사역에서부터 양재역까지의 구간, 4호선 혜화-동대문 구간, 신용산-이촌-동작 구간, 5호선 마장-답십리 구간, 강동-길동/둔촌동 구간, 8호선 잠실-석촌 구간, 인천 1호선 테크노파크-지식정보단지 구간, 분당선 도곡-구룡-개포동 구간(여기는 핌피로 더 유명하죠), 의정부 경전철 경전철의정부-의정부시청-흥선-의정부중앙 구간이 있겠습니다. 모두 큰 각도로 꺾이는 구간이죠.
이 중에 3호선 신사역에서 양재역까지의 구간을 보자면... 원래는 직선에 가깝게 지으려고 했으나, 2호선이 고속터미널을 지나가지 않는 바람에 고속터미널을 지나가기 위해 크게 꺾었고, 그 결과 지금의 ㄷ자 형태의 노선이 되었죠.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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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파스큘라
2016-02-20 22:06:35
뜬금없지만 저는 철도차량의 드리프트 관련하니 유명 동인지 '전차로D'의 복선 드리프트 주행이 생각나네요...
SiteOwner
2016-02-21 08:47:28
말씀하신 그런 구간은, 보다 기술적으로 표현하자면 최소곡선반경이 상당히 작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러한 구간들이 발생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탈다림알라라크님께서 말씀하신 도시철도의 경우는 이미 시가지가 상당히 대규모로 조성되어 있는 상태에서 도시철도를 부설할 때의 각종 공간상의 제약으로 인해 궁여지책으로 설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외에도 터널, 교량 등 공사비가 많이 들고 높은 기술수준을 요하는 요소를 줄이기 위해서도 급곡선 구간이 채택된 사례는 비일비재합니다. 경부선의 구로역-가산디지탈단지역(구 가리봉역), 구간, 호남선의 계룡역-개태사역 구간 같은 사례가 그런 것에 해당합니다.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최소곡선반경을 크게 잡는 것이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보니 대안적인 방법이 강구되고 있습니다. 캔트량을 늘려서 곡선통과속도를 높이거나, JR381계 진자전차와 같이 차체를 기울여서 캔트량 증가의 효과를 내는 방법, 남아프리카철도에서 쓰는 자가조향대차 등으로 레일과 플랜지 사이의 마찰을 줄이는 방법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마드리갈
2016-02-22 16:26:24
서울메트로 1호선의 급커브 구간은 레일과 차륜의 플랜지의 끼이이익 하는 마찰음이 꽤 기분나쁘다 보니 별로 이용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꼭 지하철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전 그곳은 피하고 있어요.
사견으로는, 도시철도의 경우는 협궤가 더욱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표준궤인 간선철도와 직결해야 할 성격의 노선이 아니라면 반드시 표준궤일 필요도 없고, 늘어나는 도심교통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새로이 노선을 부설할 경우 작은 최소곡선반경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니까 곡선주로를 더 잘 돌 수 있는 협궤가 이 점에서는 유리하죠. 게다가 어차피 여객수용력은 궤간이 아닌 차량의 바닥면적이 결정하고, 1067mm든 1372mm든 표준궤든 차량의 바닥면적 자체가 동일하다면 궤간이 크다고 운용측면에서 유리한 것은 아닌데다 최소곡선반경 문제에서는 더욱 불리해지니까요. 게다가 노면전차의 경우는 이 문제가 더욱 두드러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