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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전문대학원(Outlaw School)

SiteOwner, 2016-05-05 21:02:32

조회 수
257

시험부정을 현장에서 걸렸다면?

그리고 시험을 친 이후라도 부정행위가 발각되었다면?

이 경우 결과는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장에서 걸리면 답안지를 몰수당하거나 시험장에서 쫓겨나고 그 시험은 0점 처분을 받겠지요. 그리고 사후에 발각이 되었을 때 그 점수를 인정받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게다가 징벌도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이것이 상식이고 원칙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법조인을 육성하기 위해 만든 전문교육기관인 법학전문대학원, 약칭 로스쿨에서는 기준이 다른가 봅니다. 게다가 이에 대한 문제의식도 로스쿨에 대해서만은 적용되어서는 안되는가 봅니다.


법률저널의 기사를 보겠습니다.

전국 25개 로스쿨을 대상으로 한 입학실태조사 결과를 보니까 가관이군요.

게다가 교육부의 설명도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자기소개서의 신상 기재와 합격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 지금까지의 시험부정에 대한 상식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부모나 친인척 등의 신상을 쓰지 못하도록 명시적으로 금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재된 경우에도 문제의 사항과 합격과의 인과관계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하는 데에서는 헛웃음조차 나오는군요. 게다가 그런 잘못을 저질러도 합격취소가 어렵다는 것이 외부 법률자문의 공통된 의견이었다는 것에서, 부정행위를 하더라도 일단 합격만 하면 그 다음은 문제없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고 있습니다.


시험부정은 했으나 합격취소는 없다면 백날 경고하고 관계자를 문책해서 뭐하겠습니까.

빠져나갈 사람은 다 빠져나가고, 실무를 담당한 말단 행정직원을 희생양으로 삼을 것 같아 보이는데 이런 시각이 삐딱한 것인지.

이렇게 석연찮은 궤변이 논리랍시고 판을 치니까 한국사회의 신뢰수준이 가면 갈수록 떨어지는 것이고 또한 우리나라의 법제도는 권력층만을 위해 돌아간다는 도시전설이 설득력을 얻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중에는 이런 논리도 나올 것 같습니다.

법 안에서만 법을 보면 우물한 개구리가 될 수 있으므로 법 밖에서 법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그런 것이야말로 법조인으로서의 기본 소양이라고 주장한다든지, 법을 어겨서 얻은 이득이 그 위반사실 자체와 결과의 인과관계가 없으면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든지. 참 대단한 논리왕이 나셨습니다.


그리고 기사 하나 더.

교육부의 발표가 입시부정이 없음을 확인한 것이라는 로스쿨 측의 입장.

입시결과의 전체를 뒤집자고 누가 그런 말을 했습니까.

그리고 입시부정이 없음을 확인했다는데 무슨 더욱 공정한 선발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인지. 이미 문제가 없다면 현행대로 하는 것이 맞다고 해야 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연고주의 문화는 이 사안과 아무런 상관도 없어 보입니다만.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9 댓글

안샤르베인

2016-05-05 21:37:46

법에 대해 잘 알고 준수해야 할 사람들이 정작 법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고 있으니 우습기 짝이 없군요. 법조인이 아닌 무법자를 양성하는 곳이란 생각밖에 안 듭니다.

SiteOwner

2016-05-05 22:08:31

저런 해명이 자기들에게는 희대의 논리왕으로 보이겠지요. 하지만 실상은 논리거지입니다.

첫째, 규칙을 어긴 것 자체를 문제삼지 않는 점에서 법을 무력화시킵니다.

둘째, 문제가 없다는데 입학전형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말 자체가 모순됩니다.

셋째, 실제로 문제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입시비리가 없다고 대놓고 거짓말하고 있습니다.


누구는 공직자는 로스쿨에서만 선발해야 하고 공개채용은 금지해야 한다는데, 그렇게 되면 이 나라의 사회지도층은 指導者가 아니라 知?者들로 가득찰 것 같습니다.

파스큘라

2016-05-06 03:34:13

굳이 수능이나 고사까지 갈것도 없이 학교에서 치루는 간단한 테스트조차도 부정행위 발각시 해당 시험의 획득 점수를 무효로 하는건 기본이고 해당 학생의 내신 점수를 일부 차감하는 등 학교나 교사 측에서 제제가 있는게 보통인데, 법을 판단하는 사람들을 육성하는 기관에서 저러고 있다는데에 통탄을 금할수가 없네요 :(

 

누구보다도 공정해야 할 사람들이 저렇게 육성되고 있으니 최근 들어 국내 법원의 판결이 상당히 뭣같이 나오는 것도 저런 일과 무관하지 않아보이는 무서운 생각이 스처지나갑니다...

SiteOwner

2016-05-06 21:53:27

그들에게는 기회의 균등, 법 앞의 평등 등과 같은 이러한 가치는 어떻게 되어도 좋은가 봅니다. 이런 사고방식이 기존의 질서 따위는 폐기해야 한다고 나서는 유협집단의 입장이라면 또 모르겠는데, 법조인을 양성할 목적으로 설립된 로스쿨에서 이러면 대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이게 조선 후기에 난립하여 온갖 정쟁 및 파벌싸움의 온상이 된 서원들과 별다를 바 없어 보이는 건 저만의 입장인 건가 싶기도 합니다.


앞으로 더 무서운 일이 더욱 많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이 예감은 정말 빗나가야 할텐데...

마시멜로군

2016-05-06 04:39:14

못해도 중학교에서도 부정행위시 0점 처리인데 로스쿨에서 그러는건 충격이군요. 부정입학만 하면 그다음은 문제없다니..

SiteOwner

2016-05-06 21:57:07

한마디로 기본이 안 된 것이지요.

블랙유머 하나 소개해 드릴까요? 보통 장년층, 노년층에서는 로스쿨이라는 발음이 어렵다 보니 노스쿨이라고 발음하는 경향이 짙은데, 정말 그것처럼 로스쿨은 Law School이 아니라 No School같습니다. 그런 기본도 안 지키는 학교를 어찌 학교라 할 수 있겠습니까. 최소한 중학교에서는 시험부정을 저질러 룰을 어긴 학생에 대해 불이익이 가해지는데.

SiteOwner

2021-01-08 20:58:47

[2021년 1월 8일 추가]


제10회 변호사시험에서 불공정 논란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연세대학교 로스쿨의 강의자료가 올해 실시중인 제10회 변호사시험에서 사실상 그대로 출제되었다고 합니다. 달라진 것은 사례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뿐. 이래서야 시험이 제대로 관리된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보통 이런 시험은 공정성 관리를 위하여 시중에 나온 어떤 교재와도 겹치지 않게 사전검수를 거치기 마련인데, 그 기본적인 관리도 안한다는 것이 결과적으로 이렇게 드러나 버린 것입니다.


이하의 언론보도를 참고해 보셔도 좋습니다.

연세대 강의자료가 변호사 시험에? 유사 문항 출제 논란 (2021년 1월 8일 조선일보)

‘출제 공정성’ 논란까지 잡음 끊이지 않는 제10회 변호사시험 (2021년 1월 8일 법률저널)

SiteOwner

2021-01-30 20:24:10

[2021년 1월 30일 추가]


제10회 변호사시험에서의 로스쿨 강의자료와 동일한 문제의 출제 건이 아주 이상한 대응으로 점철되었습니다.

해당 문제가 전원 만점처리되었습니다. 이것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켜서, 수험생들은 취소소송, 헌법소원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법무부는 여전히 이에 대해 솔루션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아래의 언론보도를 참조하셔도 좋습니다.

‘유출 논란’ 변시 문제 전원 만점 처리에, 수험생들 “취소 소송 제기” (2021년 1월 21일 조선일보)

SiteOwner

2023-04-26 00:13:30

[2023년 4월 26일 추가]


대한변호사협회가 국내의 25개 법학전문대학원을 평가한 결과를 공식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학생, 교원, 교육환경, 교육과정 및 교육성과의 5대 평가영역이 모두 적합판정을 받은 인증 로스쿨이 9개소, 부적합영역이 1개인 조건부 인증 로스쿨이 13개소, 부적합영역이 2개 이상인 한시적 불인증 로스쿨이 3개소로 평가되었습니다. 즉 36%만 인증이고 64%는 최소 하나 이상의 평가영역이 부적합하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런 평가가 로스쿨의 신입생 모집 및 학사운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자세한 사항은 하단에 소개된 기사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변협, 국내 로스쿨 25곳 중 16곳 부정 평가 (2023년 2월 2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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