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와서 이런글이라 참으로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강의를 마치고 귀가하다가 의외의 광경을 봤습니다. 예전 여자친구가 지금 사귀고 있는 남자와 함께 가고 있는걸 지나가다 보게 된거죠.
언제라도 그녀석을 다시 보게 된다면 떳떳하리라 했지만 참 행복해보이는 그 녀석의 표정을 보니 뭐라 말하기 힘든 착잡함이 들더군요.
뭐 그걸 겉으로 내보이는건 사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그저 웃으면서 "그래 너만 행복하면 되지...."라고 중얼거리면서 씁쓸하게 돌아섰지만 마음속에서 꿈틀대는 감정이 결국 오늘 술을 병째 나팔을 불게 하더군요....
패배감....그렇습니다. 순간 나는 패배한 개가 되었구나....그런 생각까지 미치자 마자 술이 생각이 나더군요.
뭐 어차피 혼자 사는데다 친구들은 모두 세상을 뜨거나 먼 지방 또는 해외로 가버린지라 당장 술마시자고 부를 사람도 없는지라 집에 남겨놓은 칠레산 9년 숙성 포도주를 아낌없이 따고 들이켰습니다.
패배감이란 거....이것 참 한번 마음에 박혀들면 제거하기도 어려운 것이더군요. 살다보니 느낀거지만요.
뭐 제 딴에는 행복하게 해주려고 부던히도 노력을 했지만 언제나 그 노력이 노력했다고 받아들여지는건 아니고 그것이 역으로 소홀히 했다 라고 비춰질수도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패배감은 더하더군요.
예전 여친의 행복을 빌어주고 웃으면서 뒤돌아서는 멋진 Bad ass가 되고 싶었지만 결국은 저도 밴댕이 속 인듯합니다.
한병을 다 비우고 다시 생각해봐도 내가 졌구나 라는 생각으로만 귀결되는 상황이라 회복이 좀 오래걸릴거 같습니다.
TO PROVE A POINT. Here's to CRIME.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171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174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200 | |
공지 |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10 |
2023-12-30 | 362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2 |
2020-02-20 | 3865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1003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5975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598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092 | |
5898 |
왜 또 입원할 상황이...5
|
2024-11-27 | 21 | |
5897 |
돌아왔습니다만 정신없군요2
|
2024-11-26 | 18 | |
5896 |
꼰대와 음모론, 그 의외의 접점2
|
2024-11-24 | 37 | |
5895 |
오늘부터는 여행중입니다2
|
2024-11-21 | 29 | |
5894 |
멕시코 대통령의 정기항공편 이용은 바람직하기만 할까2
|
2024-11-20 | 31 | |
5893 |
10세 아동에게 과실 100%가 나온 교통사고 사례2
|
2024-11-19 | 34 | |
5892 |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4
|
2024-11-18 | 65 | |
5891 |
근황 정리 및 기타.4
|
2024-11-17 | 68 | |
5890 |
그럴듯하면서도 함의가 묘한 최근의 이슈1
|
2024-11-16 | 36 | |
5889 |
이것이 마요나카 철도 사무국의 진심입니다!4
|
2024-11-15 | 70 | |
5888 |
홍차도(紅茶道)2
|
2024-11-14 | 42 | |
5887 |
예금자보호한도는 이번에 올라갈 것인가2
|
2024-11-13 | 46 | |
5886 |
마약문제 해결에 대한 폴리포닉 월드의 대안2
|
2024-11-12 | 49 | |
5885 |
이번 분기의 애니는 "가족" 에 방점을 두는 게 많네요2
|
2024-11-11 | 51 | |
5884 |
방위산업 악마화의 딜레마 하나.
|
2024-11-10 | 45 | |
5883 |
"N" 의 안일함이 만들어낸 생각없는 용어들1
|
2024-11-09 | 53 | |
5882 |
트럼프 당선 & 수능과 교육 이야기4
|
2024-11-08 | 118 | |
5881 |
있는 법 구부리기4
|
2024-11-06 | 72 | |
5880 |
고토 히토리의 탄식2
|
2024-11-05 | 56 | |
5879 |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가는 건 일단 맞게 보이네요3
|
2024-11-04 | 58 |
6 댓글
마드리갈
2016-06-24 14:24:03
오랜만에 잘 오셨어요.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제가 뭐라고 말씀드릴만한 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이라는 게 이성적으로만 사고하고 행동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럴 수도 있다고도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
조커님은 나쁘지 않아요. 단지 그냥 그 인연은 맺어질 인연이 아니었겠죠.
조커
2016-06-28 23:22:44
뭐 나쁘진 않았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다른 관점에서 봤을땐 챙겨주는것도 모자란데 챙겨줬다고 재는 꼴이 되는건 아니었을지...그냥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저 슬픈건 점점 낮아지는 자존감 때문에 삶의 활력을 잃어가는 것이 걱정됩니다. 어떻게든 다 털던 감내하던 재기가 중요한데 이번엔 정말 오래가는 좌절이군요.
SiteOwner
2016-06-24 23:12:41
조커님, 오랜만입니다. 잘 오셨습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극복했을 거라고 생각되는 아픔이, 막상 다시 생각나게 되면 이중삼중으로 다시 고통스러운 것. 저도 그랬던 적이 있다 보니 이해됩니다. 지금은 괜찮아지셨는지요? 내일은 또 새로운 해가 뜨는 법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술을 마시고 싶어집니다.
오랫동안 마시지 않았다 보니, 동생과 맥주 한 캔 정도 하려 합니다.
조커
2016-06-28 23:24:46
저도 몸을 걱정해서 알콜을 그동안 입에 대지 않았는데 그 때를 기점으로 매일 알콜을 입에 대는 횟수가 늘었네요. 이제 일에 과도할정도로 몰두한다면 완벽한 클리셰가 될텐데 천성이 게으른지 남들이 놀랄정도로 근로의욕을 불태우진 않는군요....OTL
아무튼 털고 일어나야 하는데 점점 낮아지는 자존감과 좌절때문에 이번엔 정말 급을 달리 할 정도로 힘들군요.
어떻게든 이걸 털어버려야 하는데....
대왕고래
2016-06-25 00:11:02
드릴 말씀이 없네요. 원래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않는 게 사람 마음인 거 같아요.
강해지자 하고 마음속으로는 되뇌이고,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는 듯이 웃어도, 마음 속으로는 자꾸 약해지고 쓰러지고 하더라고요.
답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약인 걸까요? 그저 서로가 서로를 격려해주는 것이 최선일 거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조커
2016-06-28 23:26:46
이럴땐 정말 제 인장인 조커가 부럽습니다. 무슨일이 일어나던 광대처럼 웃을수 있을테니까요.
격려 감사합니다 저도 노력을 많이 하는 중인데 상기했듯이 자존감이 심해 바닥까지 내려간 상황이라 좌절감을 이겨내기가 어렵네요.
뭔가 펑! 하고 기폭제가 되는 기쁨이라도 한조각 있었다면 좋겠는데 말이죠.
로또 확률로 뭐라도 안오려나....;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