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가끔 시간날 때 찾아와서 글을 남기려고 시도했는데 어째 제가 시간이 날 때면 포럼이 뻗는 사태가 발생하더군요. 한동안 조용히 지내라는 운명의 장난일지도 모릅니다.
2. 그림은 드로잉 한정으로 이전보다 실력이 확연히 늘었다는 소리는 듣는데 정작 다 그려놓고 포럼에 올리게 되는 일은 드물어지더군요. 시간 나면 다시 올려보도록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2.1. 그림 관련 얘기하니 떠오른건데 그림 실력과는 별개로 컴퓨터로 옮기기 위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퀄리티가 확 내려가는 경우가 많더군요. 특히 그림자 문제가 심각한데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3. 만들고 있던 자작 설정을 한 번 엎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적합한 지는 모르겠네요. 정확하게 말하면 따로 진행하던 이야기에 기존에 포럼에 올려놓은 설정이 잡아먹힌(대부분의 설정은 파기되고 캐릭터나 일부 설정이 흡수된) 케이스라서…… 뒤집어 엎는다고 말할 수 없을 지도 모르겠네요. 다행히 제목은 그대로 써도 되겠지만요.
4. 한 번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히로인과 주인공의 관계에 대해 정리를 해보았는데 써놓고 나서 "너무 차가운 관계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서로 다른 목표를 추구하지만 상대방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곧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한 필요조건이며, 동시에 그 과정을 따라가는데 서로가 필수적인 자원이기에 서로에게 애착을 가지는, 서로가 서로를 완성시키는 관계."인데…… 연애 관계가 아닌 현실의 인간 관계에서도 너무 차갑게 보일 수 있는 관계더군요.
5. 개인적으로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사상은 허영심에 기반한 반지성주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허영심에 기반했다고 말하는 이유는 자신이 깨달은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악세사리로써 사상을 외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고, 반지성주의라고 하는 이유는 정작 그 사상의 내용에 대해 자세히 모르며 자신이나 사상의 비판점에 대해서는 "뭐 어쩌라고?"라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뭐, 예전에도 이런 사람들은 많았지만 요즘에는 더 자주 보이는 것 같더군요. 어쩌면 윌 스미스가 발언했던 것처럼 과거에는 혼자서 바보 같을 수 있던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그 바보 같음을 뽐내느라 그렇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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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티노스XI
2017-02-07 22:25:16
처음에는 그다지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지만, 일을 계속같이 진행하다보니 서로 친밀함이 싹트고 애정이 피어나는 관계로 해둘수도 있죠. 그러다보니 서로 목표가 어긋나도 같이 행동할 수 있게 되는거고요.
사실 뭐, 반지성주의란게 하루이틀사이에 널리 퍼진게 아니라서...당장에 우리나라에서도 환빠나 디워현상, 황우석 박사 사건이 대표적이고, 미국도 창조론등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죠. 이를 생각해봤을때 그자체는 대중 상당수에 있다 봐야되지 않을까요.
Papillon
2017-02-09 00:59:21
음, 그와는 조금 다른 것이 저는 저 상태가 "이상적"이라고 보는 것이라서요. 저렇게 서먹서먹하다가 나중에 친해지는 것을 상정해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호감이나 친밀감이라는 것이 불확실하고 변질되기 쉬운 순간 감정이라고 보기 때문이고요. 정작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저 관계가 왠지 차갑다고 느끼는 것은 어쩌면 제 자신이 지닌 내적모순이겠지요.
음, 기존 반지성주의와 제가 말하는 허영심에 기반한 반지성주의는 조금 다릅니다. 둘다 기존 학계에서 요구하는 검증이나 토론 등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감정적인 것은 같아요. 기존 반지성주의는 기존 학계를 속칭 "악의 무리" 취급하며 (환빠의 강단사학=식민사관 주장, 디워현상의 충무로=기득권 주장, 황우석 박사 사건에서 검증을 요구하는 지식인들=매국노 등) 그들과 대립합니다. 하지만 허영심에 기반한 반지성주의는 기존 지식인들과 자신들을 하나로 묶어 권위를 등에 업고자 하죠. "X박사가 말하길 Y라고 했어!", "내가 대학에서 해당 전공을 들었는데 교수님이 Z라고 했어!"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그 주장을 실제 검증하려고 하는 시도나 그 주장에 대한 비판에는 극도로 부정적이며, 설명을 요구하더라도 "공부는 셀프라고요! 내가 왜 설명해줘야 하는데요?"라고 말하며 상대방을 못배운 이로 취급하는거죠. 요컨데 자신들을 학계라는 거대한 권위의 일원으로 여기면서도 정작 그 권위가 겪어야 할 검증에 대해서는 무시한다고나 할까요?
HNRY
2017-02-08 15:23:58
2.1. 저 같은 경우 휴대폰에 내장되어 있는 편집 기능으로 먼저 보정을 합니다. 만약 그러고도 모자라면 PC로 옮겨다 포토샵 등으로 한 번 더 보정 작업을 거치지요.
Papillon
2017-02-09 01:06:54
음, 보정이라. 확실히 선명하게나 일부 필터를 쓰면 나아지는군요. 선따기&페이지 전체 지우개질과 함께 할 경우 그림 퀄리티가 훨씬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포토샵은 일단 소프트웨어 자체가 없는데다가 제 실력상 무리겠지만요.
마드리갈
2017-02-08 20:15:27
포럼의 불통사태에 대해서는 면목이 없어요.
그러니 운명의 장난은 아닐 거라고 믿어요. 상황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더욱 힘쓸 것을 약속드려요.
보통 이미지 촬영을 할 때의 음영 문제는 광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상당부분 해결이 가능해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캐너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그게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탁상용 스탠드 등의 광원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때 그림자가 최대한 배제될 수 있게 빛을 비춰주는 방법도 있어요. 만일 관련 기자재를 신규도입하실 때에 드로잉 이미지의 전자화 보존에 초점을 맞추신다면 스캐너를, 그리고 범용성에 초점을 맞추신다면 딱히 렌즈교환식 카메라까지는 아니더라도 컴팩트 또는 하이엔드 카메라와 삼각대를 마련하시는 게 좋아요. 사실 삼각대에 마운트 가능한 카메라가 있는 것만으로도 광원을 다루는 노우하우가 쌓이면 거의 스캐너에 준할 만큼 결과물을 낼 수 있으니까요.
말씀하신 것도 설정 엎기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어요. 새로운 것이 기존의 것을 대체하고, 기존의 것은 일부 요소로 존속하는 그 과정과 결과는 기존의 설정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일어난 건설적 파괴니까요.
상정하신 주인공과 히로인의 관계는 일단 주인공과 히로인이라는 관계의 대전제를 빼놓고 보면 확실히 이해타산에 충실하기는 한데, 그게 전부예요. 대전제까지 감안했을 때 정말 그 대전제가 맞는 건지 의심이 안 될 수는 없어 보여요.
허영심에 근간한 반지성주의...요즘 그런 게 너무도 두렵게 느껴져요.
게다가 반지성주의의 주창자들의 폭력성이 사회전반의 핀란드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같아요. 핀란드화란, 과거 소련의 그늘 아래에 있던 핀란드에서 소련을 비판하는 담론이 자기검열되는 행태를 지적한 서독 언론의 신조어였어요.
사실 요즘 화두가 되는 여성혐오 담론에도 그러한 반지성주의가 상당히 깊게 침투해 있어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시각의 근본적인 문제나 대안에 대해서는 어떠한 고민 없이, 특정인이나 특정문물을 겨냥해서 여성혐오라고 낙인을 찍어서 사장시켜 버리려는 행태가 빈도, 강도 모두 높아지고 있어요. 이에는 어떠한 합리성도 존재하고 있지 않아요. 그저 다음의 공격목표만 찾을 뿐이죠.
Papillon
2017-02-09 01:18:46
사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마드리갈 님의 잘못이 아니니까요. 그냥 우연이 겹친 것이겠죠.
스캐너의 경우, 집에 하나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사이즈입니다. 저희 지비 스캐너가 A4 정도 크기의 페이지를 스캔하는 용도에 특화되어 있는 반면, 저는 8절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거든요. 탁상용 스탠드라……음, 현재 집에 없지만 요즘에는 후대용 LED 스탠드를 저렴하게 파니까 구하는 것도 괜찬겠네요.
음, 그렇게 보면 확실히 설정 엎기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확실히 일반적인 히로인과 주인공의 관계랑은 다르다고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영향을 받은 작품들(가면라이더 카부토&가면라이더 더블&라이트노벨 판 던전 디펜스 등)+개인적인 경험상 호감을 기반으로 한 인간 관계에 굉장히 회의적인지라 고민이군요.
요즘 꽤 자주 보이지요. 여성혐오 담론을 포함한 전반적인 PC담론이 이렇게 변질되어 가는 것이 솔직히 좀 안타깝습니다. '마지드 나와즈'는 이를 "퇴행적 좌파(Regressive left)"라고 칭했다고 하는데 제 정치성향도 굳이 따지면 자유주의 좌파에 가까운지라 이런 시국이 허탈하기도 하고요.
SiteOwner
2017-02-17 21:01:45
요즘의 허영심에 기반한 반지성주의는 굉장히 무섭고, 또한 폭력적이기까지 합니다.
최소한 고대 그리스 사회에 횡행했던 소피스트들 중에서는 궤변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오늘날의 반지성주의자들처럼 덮어놓고 강요하지는 않았습니다. 즉 제논이 날아가는 화살은 날지 않는다고 궤변은 했지만,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죽이거나 말을 못하게 탄압해야 한다고는 하지 않았는데, 오늘날 허영심에 사로잡혀 사상을 논하는 자들은 반대자들에게 낙인을 찍어버리고 온갖 추잡한 인신공격을 늘어놓는 한편, 주장을 펴는데 필요한 지식이나 사고력이 없어서 어렵지 않게 자기모순을 범하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이런 셈이죠.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이유는 어떻게 되었든 반대하는 자들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 그러니 사형제도의 폐지에 찬성하여야 하고 이론은 없다는 식.
사실 말씀하신 허영심에 기반한 반지성주의의 싹은 꽤 오래 전부터 있긴 하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정보화사회가 되기 전인 1990년대에 대학가를 지배하던 담론이 거의 그런 식이었으니까요.
실제 사례를 하나 언급하겠습니다.
대학가에서 김일성 관련을 아는 것은 학문의 자유, 민족에 대한 의무 등의 이류로 바람직하게 여겨졌고, 그것을 막는 것은 자유에 대한 침해이고 공안탄압에 찬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박정희 관련에 대해서 아는 것은 어떻게 여겨졌을까요? 그에 대해서 알려고 드는 것은 유신체제의 긍정이고, 의식이 깨어 있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설령 비판하기 위해서 알려고 해도 일단 시선 자체가 잠재적인 유신체제 옹호자가 되려는 과정으로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박정희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 자에 대해서는 폭력을 써서라도 무조건 막아야 된다는 것이 당시 대학가의 주류사조였습니다. 이런 사고방식이 그들이 그렇게 비판하던 공안탄압과 어떻게 그리도 닮았는지, 참으로 기묘한 것이지요.
Papillon
2017-02-18 21:56:42
그들이 반대하던 이들과 그들이 그렇게 닮은 것은 전 인간의 속성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전 홉스의 영향 때문인지 인간이란 것이 본질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움직인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선이라 여기며 추앙하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은 악이라고 부르며 멸시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렇기에 인간의 모든 활동은 그것을 기반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소위 운동권 대학생들이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표현의 자유 탄압에 대해 반발한 것은 숭고한 뜻보다는 그것이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것'이며 무언가 주장하던 것은 '자신들이 원하던 것'이기 때문이겠죠. 그렇지만 이들 역시 인간인 이상 공안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는 존재고, 그렇기에 자신들이 싫어하는 것에 한해서는 그들과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겠죠. 좀 부정적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