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cafe.naver.com/booheong/148905
두카스? 그는 누구인가?
코에이의 고전게임 징기스칸4를 해보신 분들에게 이 면상은 상당히 익숙할지도 모릅니다. 1189년 시나리오로 동로마 제국의 이사키오스 2세로 플레이할 시에 부하로서 등장하는 인물로 능력치는 상당히 허접하나 애초에 휘하에 인물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축복인 코에이 게임의 한계상 어느정도 유용하게 쓰신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이 "두카스"가 대체 누구냐는 것입니다.
두카스 가문록(The Doukai)를 서술한 Polemis 교수는 1204년 이전에 등장한 두카스 가문일원들을 총 3개의 그룹으로 나눕니다. 첫째는 9세기 초반에 동로마가 배출한 명장 안드로니코스 둑스와 콘스탄티노스 둑스 부자가 이룬 두카스 일족. 둘째는 9세기 말에 등장했으며 바실리오스 2세 치하에서 상당한 명성을 얻은 리도이(Lydoi)-두카스 일족. 그리고 마지막이 황제 콘스탄티노스 10세와 미하일 7세를 배출한 11세기의 두카스 일족입니다. 이외의 두카스의 경우에는 제대로된 혈연을 알 수 없는 경우입니다
흥미롭게도 저 스샷의 두카스의 실명(實名)은 이사키오스 콤니노스(Issac Komnenos)입니다. 영문 위키백과에서도 짤막하게 언급되어 있는데 열전에서 수록된 키프로스를 탈취했다가 리차드 1세에게 박살났다는 내용과 100% 일치합니다.
그렇다면 코에이의 고증연패 중 하나로 기록되어야할까요?
여기서 고려되어야할 점은 저 이사키오스 콤니노스의 양친(兩親)입니다. Polemis 교수는 두카스 가문록에서 이사키오스 콤니노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장(seal)을 언급합니다. 이 인장에 새겨져 있는 문구에 의하면 이사키오스는 모친이 콤니노스였으며 부친은 두카스였고 조부와 장인은 둘 다 세바스테크레토르(Sebastokrator)를 역임했다고 합니다. 즉, 이사키오스의 모친은 요안니스 2세의 삼남이자 마누일 1세의 친형 세바스테크레토르 이사키오스 콤니노스의 딸이었음을 시사합니다. 그리고 인장에 의하면 이사키오스의 부친 두카스는 에우프로시니(Euphrosyne) 두카스-카마테리나와 안드로니코스 두카스-카마테로스의 가까운 혈족이었다고 합니다.
최종적으로 키프로스의 이사키오스 콤니노스는 모계쪽으로 요안니스 2세의 삼남 이사키오스의 혈통을 이어받았다고 부계쪽으로는 두카스-카마테로스 일족의 혈통을 이어받은 것입니다. 즉, 이사키오스 콤니노스의 부계 혈통은 엄연히 두카스-카마테로스로 징기스칸4의 이름 "두카스"는 이사키오스의 모계쪽 혈통을 배제하고 부계쪽 혈통만을 따른데서 유래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는 코에이의 극고증으로 칭송받아야 마땅할까요?
안타깝게도 나름의 배경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코에이의 고증오류로 보는게 맞습니다. 동로마의 사회는 부계와 모계의 혈통을 막론하고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서 어느 것이든 쓸 수 있습니다. 모계와 부계를 동시에 혹은 번갈아 사용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Polemis 교수가 콤니노스계 두카스 가문 항목에 요안니스 2세와 안나 콤니니를 수록한 것도 이들이 각각 두카스와 두카이나의 모계혈통으로 언급된 경우가 사서상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Polemis는 키프로스의 이사키오스 콤니노스를 언급하지 않는데 이는 이사키오스가 단 한번도 두카스 혈통을 사용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사키오스는 어디까지나 모계 콤니노스 혈통을 메인으로 사용했고 부계쪽은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으니 두카스계라는 분류라면 맞겠지만 이사키오스를 "두카스"로 칭할 이유는 없습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코에이가 이사키오스 콤니노스를 두카스로 칭한데 있어서 나름의 이유가 있을지 몰라도 부계혈통만 인정하는 것은 당시 동로마의 문화와 맞지 않음으로 고증 오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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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사이트에서 흥미로운 글이 있길래 전재해서 올려봅니다.
도시가 무너져 가는데, 나는 여전히 살아있구나!-1453, 콘스탄티노플에서. 유언.
https://en.wikipedia.org/wiki/Constantine_XI_Palaiologos-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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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17-05-09 01:08:49
어째 화면 인터페이스가 삼국지 6의 것의 느낌이 난다 싶었는데...
그리고 인물 일러스트도 삼국지 6에 등장한 것을 닮았고...역시 코에이 게임이었군요.
두카스에 대한 고증은 뭔가 되어있기는 하는데 제대로 되지는 않았기에 불완전함을 노정하고 있군요. 역시 어중간하면 곤란하다는 게 잘 보여요. 그리고 상업화하는 컨텐츠니까 그런 점에서 프로페셔널하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점이 되겠어요.
운영진으로서 말씀드릴 것이 있어요.
원문의 출처가 명시적으로 대외공개금지를 천명하는 것이 아니라면 출처의 표시가 바람직해요. 그리고 "퍼오다" 라는 표현보다는 "전재하다", "인용하다" 내지는 "옮기다" 등의 표현이 좋겠어요. 이미 선례도 있으니까요.
자세한 것은 이용규칙 게시판 제17조, 금지사항 제4조 및 추가사항을 참조해 주셨으면 해요.
콘스탄티노스XI
2017-05-09 06:48:01
말씀하신 부분은 수정했습니다.
SiteOwner
2017-05-12 22:31:31
징기스칸 4...예전에 게임잡지에서 리뷰를 본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플레이해본 적은 없었고 그 이후로 기억에서 묻혀 버렸는데, 포럼에서 이 게임에 대한 정보를 다시 접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소개해 주신 글은 그 징기스칸 4에 등장하는 인물인 두카스에 대해서 파헤치는 것이군요.
그리고 결론적으로 "두카스" 라는 명칭은 코에이측이 자의적으로 그렇게 부를 뿐 역사적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고 그래서 고증을 한다고는 했지만 어설프게 해서 비판의 여지를 남겼다는 것...확실히 이 점은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게임이 학술논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명백한 사실관계 오류를 내서도 안된다는 것 또한 명백하니까요.
역시 역사관련을 다루려면 정확한 사실의 파악이 선결과제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콘스탄티노스XI
2017-05-15 12:56:02
아무래도 고증이란게 완벽할 수는 없는법이니깐요. 그렇다고 해당 사례처럼 사실을 헷갈리게 만드는 오류는 지양해야 하는게 옳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