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었긴 했지만 2편입니다...아마 동구권은 이쯤에서 마무리짓고 다음편은 아무래도 북유럽쪽으로 할거 같군요. 그곳도 이시기에 여러모로 재밌는 인물이 많으니...
1. 아르파드 가문(헝가리 왕 살라몬, 니트라 공작 게자, 트란실바니아 공작 라슬로, 운그바르 공작 램퍼트.)
아르파드 가문과 그들이 다스리는 왕국인 헝가리는 본래 '마자르'라는 이름의 유목민족의 국가였습니다.(그래서 헝가리도 그들의 언어로 마자레시, 마자르족들의 땅이죠.) 이들은 본래 텡그리라는 일종의 무속신앙을 믿었지만, 1066시점에선 정착과 개종이 이미 끝난 단계이죠. 본래 이들은 헝가리 왕인 안드라스와 벨라의 아들들로,(헝가리왕국의 개종은 안드라스 왕때서야 이루어졌으며, 개종이 끝나도 그들은 유목민적 전통인 연장자 상속제를 완전히 버리진 못했습니다.(게임상에선 그런거 없고 장자우선 분할상속제입니다.)) 살라몬 왕은 삼촌의 뒤를 이어 즉위하자마자 연장자인 사촌형 게자를 중심으로 한 반란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살라몬 왕은 게자에게 밀려났고, 쓸쓸히 망명생활을 하다가 비잔티움령 불가리아테마에서 죽게됩니다. 게자가 죽은뒤 왕위는 그의 동생 라슬로에게 흘러가며, 라슬로가 아들없이 죽은뒤 게자의 자식들이 헝가리 왕위를 대대손손 물려받게 됩니다.(몇번 사촌상속이 있긴 했습니다.) 아, 참고로 라슬로는 쿠만족과 싸운 공로로 인해 '성 라디슬라우스'라는 이름으로 성인에 추대되었습니다.
뭐....게임상에선 살라몬 왕의 고난을 조금이나마 덜 겪을순 있습니다. 아내는 신성로마제국의 공주인 유디트며, 하인리히 4세와 관계를 쌓아두는것도 쉬우니깐 말이죠. 어느쪽을 고르든 흥미로운 게임이 될것입니다. 게자를 골라서 본래의 역사대로 흘러가게 하실것인가요? 아니면 게자의 형제를 골라서 전혀 새로운 역사를 쓰실것인가요? 아니면 살라몬 왕을 골라서 살라몬 왕의 생애를 본래 역사보다 좀더 편안하게 하실것인가요?
2. 트르피미로비치 왕조('대왕'크레쉬미르 4세, 슬로바니아 공작 즈보니미르)
이시기 크로아티아는 비잔티움에게서 달마티아 해안의 종주권을 인정받는등 일시적으로 최전성기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크레쉬미르 대왕이 아들을 낳지 못하고 사망하자 그의 사촌인 즈보니미르가 왕위를 차지했고, 그 즈보니미르가 사망하자(즈보니미르는 아들인 라도반이 있었지만 그보다 먼저 사망했습니다.) 왕위는 그의 친족인 스테판에게 넘어갑니다. 그리고 스테판이 아들을 낳지 못하고 사망하자, 왕위는 결국 헝가리에게로 넘어가게됩니다. 이 연합은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시기까지 지속되었으며, 결국 오-헝제국이 분열하자 크로아티아는(사실상 반 강제적으로) 독립하게 됩니다. 크로아티아 왕국 데쥬레 전체는 비잔티움 제국 데쥬레에 속해있기에, 비잔티움이 흥성해지면 긴장하셔야 할것입니다. 아니면, 미리 비잔티움 제국안에 봉신으로 들어가 찬탈을 노리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혹은 헝가리에 어떻게든 상속권을 얻어내셔서, 크로아티아 주도의 연합왕국을 만드는것도 나쁘지 않죠.
3. '용담왕' 볼레스와프 2세('관대한 볼레스와프', '잔혹한 볼레스와프'라고도 불립니다.)
볼레스와프 2세 시기 폴란드는 서임권 분쟁을 놓고 신성로마제국과 대립하는 교황의 협력자중 한명이었습니다.(물론 가장 대표적인 협력자는 남이탈리아의 노르만 군주 로베르 기스카르였죠.) 볼레스와프는 교황과 협력한 대가로 신성로마제국의 일원이었던 보헤미아를 침략하는 명분을 얻어냈으며, 그를 통해서 보헤미아에 공세를 취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를 통해서 카노사의 굴욕때 교황으로부터 폴란드 왕위를 다시 얻어냅니다.(폴란드 왕위가 그가 처음은 아니지만, 그의 조상이었던 미에즈코 2세 사후 붕떠있던 작위였습니다. 볼레스와프가 교황에게 협력한 덕분에 그 왕위를 다시 인정받은 것이죠. 다만 게임상에선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볼레스와프의 이러한 업적은 그의 위신이 너무 강해져 왕권이 강해지는걸 원하지 않았던 폴란드 내 귀족들의 반란을 야기했고, 결국 그가 적루테니아를 정복하러 간사이에 그의 동생 브와디슬라프를 주도로 한 반란으로 볼레스와프는 퇴위됩니다. 이후 볼레스와프는 헝가리왕 라슬로에게 피신해 권토중래를 노리지만, (아마 그의 동생의 소행으로 추측되는)암살로 인해 1081년(혹은 1082년)에 헝가리에서 암살당합니다.
게임상에서 볼레스와프는 상당히 편한 캐릭터입니다. 그의 동생인 브와디슬라프가 그를 암살하려거는 것만 제외하면요. 폼메른의 이교도를 쳐서 확장할수도 있고, 어머니가 키예프 대공에 상속권을 들고 있어서 후에 루스 공국들이 서로 싸울때 그틈을 타서 키예프나 갈리치아를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볼레스와프가 겪었던 비극을 피하고 위대한 왕국을 만드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이들은 전부 키예프에 본격적으로 기독교를 도입한 '위대한'블라디미르 대공의 아들인 '현명한' 야로슬라브의 자손들로 각자가 다른 형제들의 영토에 상속권이 있습니다. 상속권을 통해서 빠른속도로 확장한뒤, (아직 부족정인 스비아토슬라브나 브세볼로드는)봉건정을 도입해 빠른 속도로 장자상속제로 진입해 러시아 제국을 형성하는데 집중하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이들은 연장자 상속제였던 키예프의 상속법 아래서 자기들끼리 싸우고 분할상속되느라 그들의 힘을 제대로 기르지 못했고, 이러한 혼란은 브세볼로드의 아들이었던 블라디미르 2세 모노마흐 대공아래서 잠시 일단락 되지만, 결국 블라디미르 2세 사후 다시 쪼개지고, 결국 몽골의 침입으로 전부 쓸려나가게 됩니다. 명심하십시오. 확장은 쉬울지 몰라도 몽골이 오기전에 최대한 힘을 기르고 내실을 쌓아두어야합니다.
5. 두클라 공작 미하일로, 래쉬카 백작 페트리슬라브, 제타 백작 블라디미르.
이시나리오 내에서 몇안되는 세르비아문화권 영주들입니다. 이 두클라 가문은 네마니치 가문의 흥기전 중세 세르비아를 대표하는 가문으로써, 미하일로 시기에 비잔티움으로부터 두클라일대의 통치를 허락받는등 일시적으로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미하일로의 6남 콘스탄틴 보딘은 일시적으로 불가리아의 차르에 등극하기도 했었죠. 그러나 보딘의 사망이후 두클라가문은 쇠퇴하고, 원래 그들의 것이었던 세르비아의 지배자 자리는 네마니치 가문으로 넘어갑니다. 시작은 미하일로나 블라디미르도 나쁘지 않지만, 페트리슬라브로 하는것을 추천드립니다. 시작부터 비잔티움의 황제가 래쉬카 공작위를 수여하는데다가,(정확히는 캐릭터 사망이후 황제에게 다시 넘어가는 '총독'으로 수여합니다.) 아버지인 미하일로가 죽으면 상속권이 약하게나마 넘어가기에, 암살로 아버지와 이복형을 암살한뒤 조카에게서 두클라 공작위를 빼앗아 세르비아 왕위를 가장 빠르게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뭔가 이상하다고요? 전혀 이상할게 없습니다. 원래 작위가진 친족은 암살하는게 이게임 정석 플레이입니다.) 미하일로도 땅하나만 더먹으면 세르비아 왕위를 형성할 수 있긴 한데....그 땅이 전부 비잔티움 제국령이라 문제가 됩니다.
아무튼간에, 세르비아 왕위를 형성한뒤에는 무얼 하시고 싶으신가요? '전 슬라브의 왕'이 되기 위해 불가리아 지방을 노리실겁니까? 먼미래 스테판 두샨의 '그리스-세르비아'제국을 그전에 형성하시겠습니까? 물론 둘다 단독으론 힘듭니다. 적당한 동맹이 필요하실겁니다.
6. 조지아 왕 바그라트 4세
역사적으로 별 중요한 인물은 아니긴 한데...자식들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정확히는 그의 딸인 마르타(알라니아의 마리아)가 말이죠. 그녀는 매우 아름다웠다고 하며, 한편으로는 (일부 아르메니아 역사가들의 악의적인 기록에 따르면) 매우 음탕해 그의 남편인 미하일 7세 두카스를 폐위시키고 그의 애인 니케포로스 보타네이아테스를 옹립시켰다고 하기도 합니다.(다만 니케포로스 보타네이아테스는 즉위당시 칠순을 앞둔 사람이었기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미하일 7세가 니케포로스 황제에게 밀려난 이후 두카스가문의 대표자로써 알렉시오스 콤네노스를 지원했고, 이는 알렉시오스가 황제가 되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이때문에 알렉시오스와 염문설이 터져 그가 정치적으로 은퇴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 그의 아들인 기오르기는 아르메니아의 마지막왕인 가기크의 딸과 혼인했는데, 이는 이후 조지아가 아르메니아 지방을 차지하는 근거가 되기도 했습니다. 비잔티움이 셀주크에게 아르메니아를 빼앗기면 셀주크에 성전을 거는 형식으로 진행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조금 귀찮아 질것입니다.(그렇다고 비잔티움이 이슬람세력에게 무너지면 방파제가 아예 없어지는것이기에 이슬람세력들의 지하드가 비잔티움에 떨어질 경우엔 무조건 비잔티움을 도와주셔야 합니다!)
7. 아나톨리아 지방관 로마노스
그는 하필이면 확장이 힘든 아나톨리아 내륙에 있는 지방관이며, 나이도 벌써부터 30대중반입니다. 능력치도 무력말곤 별볼일 없죠.....그러나 후일 그는 비잔티움 황제 로마노스 4세가 됩니다. 그는 중세 비잔티움의 '문관vs지방군인'의 대립중 후자의 대표주자였고, 문관세력의 대표세력인 두카스가랑은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이후 그는 콘스탄티노스 10세 사망이후 황태후 에우도키아와 혼인해 로마노스 4세 황제가 되었고, 투르크 군에 적극적인 군사활동을 펼치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 결정은 만지케르트에서 안드로니코스 두카스의 배신(혹은 그저 도망?)으로 인해 대다수 정병들이 날아가는 결과를 낳게 되고, 최종적으로 비잔티움의 아나톨리아 상실의 원인이 됩니다.
도시가 무너져 가는데, 나는 여전히 살아있구나!-1453, 콘스탄티노플에서. 유언.
https://en.wikipedia.org/wiki/Constantine_XI_Palaiologos-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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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17-07-18 01:34:04
일단 익숙한 인명지명이 많이 보이네요. 그런데 그 익숙한 이름을 동유럽사에서 본 건 아니고 음악사나 지리 관련을 보다가 본 것이지만요. 스비아토슬라프, 블라디미르 같은 이름은 소련시대의 세계적 피아니스트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Святослав Рихтер, 1915-1997), 블라디미르 호로비츠(Владимир Горовиц, 1903-1989) 등에서 접할 수 있었고, 로스토프는 돈강 하구의 아조프해 북서단에 위치한 도시 이름으로 익숙해요.
3번째의 볼레스와프는 동생이 하는 암살시도에 노출되어 있고, 4번째의 야로슬라비치의 경우는 골육상쟁과 혼란상 뒤에 몽골의 침입이 예정되어 있고...긴장감이 제대로 느껴지겠네요. 이 두 가지 상황이 특히 눈에 띄고 있어요.
콘스탄티노스XI
2017-07-19 11:00:30
야로슬라비치들을 할때는 무조건 서로 싸우게되있죠....뭐, 실제 역사상으로도 그랬고요.
SiteOwner
2017-07-22 22:27:54
소개해 주신 인물들이 여러모로 파란만장하였군요. 플레이어로서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많겠지만 직접 그 삶을 살겠는가는 또 다른 문제일 듯 하니 여러모로 미묘해집니다.
역시 외침도 무섭지만, 그것 못지 않게, 아니면 더욱 위험한 것이 바로 궁정쿠데타 등을 포함한 내부로부터의 분열입니다. 4번째의 야로슬라비치, 7번째의 로마노스를 보니 어지럽던 게 싹 깨어서 정신이 번쩍 들 정도입니다.
넘버링 하나가 중복된 것은 운영진 권한으로 고쳐 두었습니다.
콘스탄티노스XI
2017-07-24 14:29:17
뭐 오죽하면 '내부로부터의 중상'이라는 낭설까지 있었겠습니까.... 누구라도 외부의 침입보다 내부에서의 분열이 더 무서운 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