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상징하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죠. 국가의 깃발인 국기, 국가의 대표동물, 역사....이중에서 한번 국장에 대한 얘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사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국장에 관해선 딱히 전통이라 할만한게 없습니다. 애초에 가문의 상징이랄것도 없던 나라들이 대다수라(...) 그러다 보니 국장같은 것도
이런식으로 좀 조촐한게 많습니다(...) 그거랑 별개로 유럽은(프랑스라던가같은 예외를 제외하고...) 국장이 화려한 경우가 대다수인데....사실 이는 국가가 '가문을' 중심으로 돌아간 경우가 대다수인 유럽과 다르게 동아시아는 한참전부터 (일본같은 예외를 제외하고)국가가 가문을 중심으로 돌아간 경우가 적기에 국장을 화려하게 만들 필요가 없었죠....(유럽에선 국장을 통해서 자신이 어디의 혈통을 이어받았다는걸 증명받았어야 명분을 인정받았지만, 동아시아에선 그런거 없이 간단하게 '역성혁명'이라는 걸로 정리가능...) 뭐 하여튼간에 뱀발은 ?이만하고.... 국장 소개나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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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제 역사지식은 꽤 얕은 편입니다.그러므로 혹 빼먹은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시길 바랍니다. 비판과 지적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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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는 국장들은 제가 개인적으로 '멋있다고'생각하는 것들입니다. 순서에 딱히 기준은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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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스페인
스페인 국기에서도 자주보인 그거입니다(....) 문장은 기본적으로 스페인이 어떤 형식의 국가라는게 잘 드러나는데, 카스티야(빨간 바탕에 노란성), 레온(보라색 사자), 아라곤(혹은 카탈루냐) (노란 바탕에 빨간 줄무늬), 마지막으로 팜플로냐(빨간 바탕에 노란 바둑판 모양으로 선이 그인거)가 각각 부르봉(파란 바탕에 노란 백합) 왕가를 중심으로 뭉친 형태라는 거죠....
2.포르투갈
근세초기 포르투갈을 지배 했던 아비스 가(de aviz)의 문장에서 따온 문장입니다. 아비스가는 프랑스 왕가인 카페가문의 분가인 부르고뉴(보르고냐)가문의 분가기도 하며, 이후 포르투갈을 현대까지 지배한 브라간사 가문(de braganza)의 종가기도 합니다.
3.덴마크
중앙에 있는 문장은 현왕가인 글뤅스부르크 가문의 종가인 올덴부르크 가문을 상징. 그외에 3개의 푸른 사자는 중세 덴마크를 대대로 다스려왔던 에스트리드(estrid) 가문의 상징이며, 오른쪽 아래에 왕관 3개는 칼마르 연합, 염소와 곰은 각각 페로제도와 그린란드를 상징합니다.
참고로 방금 언급했던 에스트리드 가문의 상징인 푸른 사자 3개는 워낙에 덴마크를 상징하는 가문이여서인지 단순화된 버전의 국장에서는 아예 이것만 쓰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중 하나입니다. 단순하면서 멋도 있고, 특수성도 꽤있는지라...(중세 몇몇 가문들을 보면 거의 색깔놀이 수준으로 사자가 선 모습을 넣어서 색깔아니면 구분이 힘든데...이건 확실히 구별이 잘되더군요.)
4. 노르웨이
13세기~14세기 노르웨이를 지배했던 스베레 가문의 문장에서 따온 문양입니다. 처음 국장에 사자를 넣은 왕은 '늙은' 하콘 4세라네요.
5. 스웨덴
왼쪽 위와 오른쪽 아래에 있는 세왕관은 덴마크 국장에도 나왔던 칼마르 연합을 상징하는 것이며, 오른쪽 위와 왼쪽 아래는 중세말 스웨덴을 지배했던 폴쿵(비엘보)가문을 상징합니다. 중앙에 있는 문장에서 왼쪽에 있는 호리병은 근세 스웨덴을 상징하는 가문인 바사왕조를 상징하며, 중앙 오른쪽은 각각 나폴레옹의 프랑스 1제국과 현 스웨덴 왕가인 베르나도테가문의 시조인 장 바튀스트 쥘 베르나도테가 나폴레옹에게 받은 작위인 폰테소르보 공국을 상징합니다.
6. 영국.
아는 사람은 다 알다싶이, 영국은 연합왕국입니다. (스코틀랜드-잉글랜드) 영연방역시 이러한 '동군연합'에 부합해서 영국 여왕을 명목적 지배자로 인정하는 대신 독자적 행정권과 자치권을 가지는 형식이죠. 그렇다 보니 국장에도 이러한 모습이 드러납니다. 국장에는 각각 시계순대로 잉글랜드-스코틀랜드-잉글랜드-아일랜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잉글랜드 문장이 노르망디와 비슷하기에 노르망디로도 볼 수 있긴 합니다....)
7.폴란드
중세 폴란드를 대표하는 가문인 피아스트 가문의 문장에서 따온 국장입니다. 지금의 대폴란드에 자리잡은 '피아스트'라는 전설속 이교도 족장에서 시작된 이가문은 중세 말기까지 유지되며,(카자미에쉬 1세) 지금까지도 폴란드를 상징하는 가문으로 남아있습니다. 대략 한국의 전주 이씨, 아니 그이상이려나요? 뭐, 전주이씨는 아직도 사람이 넘치지만 피아스트가문은 남계가 끊긴게 함정이지만요. 참고로 재밌는 것은 한때 러시아 제국의 문장에도 이 문장이 들어있었단거죠.(폴란드 왕국을 러시아 제국이 참칭하던 때가 있었고, 중세 수많은 귀족혼중 서로 관계를 맺은거도 잦았기에....)
8.러시아
금색 쌍두독수리는 모두 잘아시다싶으시듯이 러시아 제국에서 따온것입니다. 그리고 중앙에 있는 기사는....성 조지가 용을 죽일때를 묘사한것입니다. 독일에서도 성조지가 수호성인이고 잉글랜드도 그런걸로 아는데 하여튼 여러곳에서 쓰이는 성조지입니다....
9.우크라이나
중세~근세 중기 루테니아와 루스지역 전체를 지배했던 류리코비치 가문의 문장에서 따온 국장입니다. 류리코비치 가문의 시조 류리크의 아들인 헬기(러시아어론 올레그. 바이킹이라 그들의 언어론 헬기라 부릅니다.)가 키예프를 차지하면서 그곳을 자신의 수도로 삼은뒤 루스인들의 정신적, 경제적, 종교적 중심지는 몽골 침입전까지 키예프였고(사실 내분과 지나치게 서쪽에 있다는 문제때문에 점차 쇠퇴하고 있긴 했습니다.) 그러한 키예프의 상징성은 결국 모스크바로 루스인들의 중심지가 완전히 옮겨짐에도 여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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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르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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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중기~말기까지 세르비아 일대를 지배해왔던 네마니치가문에서 따온 국장입니다. 중앙에 특유의 십자가 문장은 비잔티움의 문장(정확히는 팔레올로고스 황조때)의 문장을 따온것. 세르비아의 제국을 건설하면서 세르비아의 최전성기를 이끈 스테판 두샨의 계승을 주장하며 만든 국장입니다. 이 문장은 세르비아국이 세르비아 왕국으로 부활할때부터 써온건데...근대 세르비아사를 생각해보면 뭐랄까...참 온갖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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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다음에 다시 소개할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도시가 무너져 가는데, 나는 여전히 살아있구나!-1453, 콘스탄티노플에서. 유언.
https://en.wikipedia.org/wiki/Constantine_XI_Palaiologos-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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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RY
2017-07-20 22:47:45
콘스탄티노스XI
2017-07-21 05:29:53
벨라루스나 마케도니아는 현대이전까진 주변 거대세력에 종속되있었기에 '자신은 어디의 독립된 민족이다.'라는 의식이 현대까지 없었죠. 이럴땐 오히려 가장 가까운 시기에서 계승권을 찾는데 그게 공산시절인거고...
찾아보니 에스토니아 국장의 사자는 덴마크가 한때 북에스토니아일대를 정복하면서 썼던거에 영향을 받은거라더군요...
마드리갈
2017-07-20 23:11:47
유럽국가들의 국장을 보면 아름다움과 권위가 느껴지는 게 정말 많아요.
이런 것에서 유럽의 문화적 전통이 참 깊다는 게 느껴지고, 서구문명이 물질위주이고 정신적인 면이 발달하지 않다고 쓰는 각급학교의 교과서의 표현은 확실히 틀렸다는 게 증명되어요.
러시아 국장은 소련 붕괴후 20세기가 끝날 무렵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전통미가 느껴져요. 쌍두독수리, 그리고 한가운데의 성 게오르기우스가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어요.
역시 사자와 독수리는 권능의 상징. 호랑이는 유럽에서 교활한 이미지라고 해서 선호되지 않아요. 반대로 아시아에서는 호랑이가 영물로서 존숭되고 있으니 이런 것도 참 묘하다고 할까요. 말레이시아의 경우 국장에 호랑이가 들어가는데, 이걸 생각하면서 보면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
마키
2017-07-21 01:22:59
본문과는 별개의 이야기 이기는 한데, 사자 대 호랑이의 경우 종간 격차를 감안하더라도 어차피 서로가 사촌 관계에 체급차이도 그리 많이 나는 편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데 재밌는건 동양에서는 호랑이의 승리를 주장하고 서양에선 사자의 승리를 주장한다는 점이죠.
콘스탄티노스XI
2017-07-21 05:36:46
호랑이에 대한 대표적 인식차가 정글북의 시어칸이죠...서양에서의 호랑이가 어떤 이미지인지를 잘드러낸달까... 그에 비해서 한국 민담의 호랑이는 좀 양면적이긴 한데, 보통 권위있는 야생의 군주역할이죠...(다만 성격은 그때그때 갈리죠. 어리숙하면서 사악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은혜를 알기도 하고...)
SiteOwner
2017-07-22 22:00:37
유럽의 문장(영어 Coat of arms, 독일어 Wappen)은 여러모로 재미있습니다.
저것들이 왕족, 귀족가문, 국가의 상징은 물론이고, 기업의 브랜드에도 현대적으로 단순화되거나, 또는 최대한 전통적인 모습을 간직하면서 계승되거나 하는 것이 많다 보니 저런 문화가 부럽기도 합니다. 게다가 쉽게 흉내내기도 힘드니 여러모로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저 청색과 황색, 참으로 유서깊지요. 이미 스비아토슬라프 1세 당시에도 쓰인 배색이고, 소련 붕괴후 독립한 우크라이나의 국기에도 채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저 삼지창 형상이 삼지창보다는 매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임에 많은 역사학자들의 의견이 수렴한다고 합니다.
인상적인 배색 하면 독일 바이에른주의 청색과 백색도 있지요. 이것은 지역의 주도이자 최대도시인 뮌헨을 거점으로 하는 자동차회사 BMW의 엠블렘에도 그대로 채택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탈리아의 자동차회사 알파로메오의 엠블렘도 전통 문장과 관련이 있습니다. 회사의 발상지 밀라노의 십자, 그리고 14세기에 그 지역을 통치했던 비스콘티 가문의 용 문장을 합쳐 브랜드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