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역시 아니나다를까, 제목 그대로 대중외교(?中外交) 관련으로 저와 동생이 몇 가지 해 놓은 불길한 예감이 참으로 잘 맞는군요. 맞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었는데 그대로 적중해 버렸으니...
오늘 중국에서 일어난 사건 한가지.
우리나라의 기자가 중국 현지 행사장의 중국인 경호원들에게 폭행을 당해 중상해를 입은 모양입니다.
(中 경호원, 文대통령 취재 한국 기자 둘러싸고 구둣발 집단폭행 조선닷컴 2017년 12월 14일 기사)
그리고 이 사건은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연합뉴스, YTN 등의 뉴스채널은 물론 NHK 등의 외신에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지난 주 동생이 쓴 글을 읽어보면, 동생의 코멘트에서 의미심장한 표현이 하나 보입니다.
이런 모욕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중국은 더 큰 모욕을 시도할 것이고, 그건 그냥 말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 같은데...이 불길한 예감이 예감으로 끝난다는 보장도 없어 보여요.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되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그 사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참으로 가관입니다.
일단 그건 한국인끼리의 행사에서 일어난 것이긴 하지만 중국 내에서 일어났으니 관심을 갖겠다나요. 강 건너 불구경도 이렇게는 표현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 봄에 썼던 THAAD (사드) 논란의 사고구조 3 - 중국식 사고방식 및 4 - 쌍중단이라는 명백한 오답에서 보이는 사고방식을 그대로 노정하는 게 바로 보입니다. 중국인 vs. 외국인, 패자(敗者)가 나쁘다, 사안에 대해서 중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만적인 태도가 바로 보입니다.
10년 전 봄에는 중국대사관이 주최한 관제데모가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났고, 오늘은 이런 폭력사태까지 나고...
아마도 적극적인 조치는 안할 것 같습니다.
사드 관련을 핑계삼은 전횡에 대해서도, 북한 핵의 첫 목표가 대한민국이라고 환구시보를 통해 속마음을 거리낌없이 내비치는 중국에 대해서 제대로 강력 항의도 못하는데, 이 사건으로 어지간히도 항의할 수 있겠군요. 그 다음에는 공공연히 한국인이 살해되어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이 나쁜 예감이 안 맞으면 좋겠는데, 반증의 근거가 적어도 저에게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와 동생, 그리고 포럼의 회원 여러분들만이라도 이런 위험에서 최대한 피하시기를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저에 대해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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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
2017-12-15 00:02:43
우리나라가 강경책으로 나간다 한들, 우리나라가 하고 있는 국제무역을 그네들이 어떻게 할 수가 있는게 아닐 뿐더러(막는다고 치면 그것부터 이미 해당 무역선 당사국 민원 청구감) 관광객을 안보낸다고 해도 "그러던가 말던가 우리야 좋지"라고 응수하는걸 보면 이제라도 좀 강하게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중국 눈치 볼게 뭐가 있는데다가 그네들이 강대국이라 해봐도 우리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무력을 가진 나라(쉽데말하면 죽어도 그냥은 못 죽는다는거죠)인데 뭐 그리 무섭다고 이러고 있는지 참...
본문과는 별개로 사람들이 아예 기사의 신뢰도 그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언론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민심을 잃었는지가 보이네요...
SiteOwner
2017-12-15 19:50:54
깨진 창문을 그냥 방치해 두면 누구든지 돌을 던지고 건물을 약탈하고 결국 폭동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일어난 사건에는 강공돌파를, 그리고 앞으로 예상될 문제에는 게임체인저로서의 행동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특히 국제정치 문제에서는 이 점을 고려하지 않고는 능동적인 행동은 불가능합니다.
이를테면, 중국어선 불법어로 문제에 대해 인도네시아가 자국의 법령대로 엄정하게 단속하여 중국을 침묵시킨 사례라든지, 센카쿠 열도 분쟁 이후 일본이 희토류 대체물질 개발, 해외 자원개발, 생산거점의 일본으로의 회귀 및 동남아시아로의 이전, 급격히 성장하는 인도 시장으로의 이행 등으로 중국 의존도를 줄여버린 사례 등이 있습니다.
올해는 중국이 남경대학살 80주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이전의 반일 관련 이슈에서 중국은 소요사태, 방화 등의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의외로 그러지 않습니다. 이게 중국인의 시민의식이 성장한 것은 아닌 것은 Taiwan No.1 같은 말에 비이성적으로 돌변하는 모습을 볼 때 확실한 것 같고, 그런 사태를 벌여봤자 일본이 중국 의존도를 줄여서 행동의 자유도를 높이는 역효과 상황만 증가해서라고 봐야겠습니다. 그러니 일본이 지상형 이지스 시스템 도입, 이지스함 추가조달, 사드(THAAD) 및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JASSM 도입을 추진해도 이에 대해서 중국은 별 말을 못하고 있습니다.
듣기로는 이미 2005년에도 국내 정치인이 중국 방문중에 폭행피해를 당했다고 하고, 전 정권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있었다고 합니다. 역시 그때 제대로 대처못했으니 이제 마음놓고 공공연히 폭력을 휘두르는 것 같은데, 여기서 또 침묵하면 그때는 중국을 방문한 고위관료나 기업인 등의 주요인사가 공공연히 살해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언급하신 그 여론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습니다.
그 논리의 맹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국내 언론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 폭력이 정당화되어야 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둘째, 만일 미국인이나 일본인이 그렇게 행동해도 그 논리를 그대로 적용가능한지 묻고 싶습니다.
이 정도만 자문자답해도 그 여론의 잘못은 금방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미국 기자들의 취재경쟁에 대해서 중국측이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훌륭한 반례조차 있으니 이 사안에서 폭행당한 기자를 비난하고 국내 언론의 신뢰성을 부정하는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한 헛소리이며, 진영논리의 무서운 폐해에 다름아닙니다.
진짜 거칠게 말해보죠.
중국에서는 "중국 정부가 사드 제재를 한 게 아니라 중국 인민이 제재한 것이다" 라는 궤변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중국인이 한국인을 습격해서 살해하거나 중상해를 입혔습니다. 그렇게 죽어가는 상황에서 중국인의 행동이 정당했다고 주장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 폭행당한 기자에 찾아가서 잘 맞았다라고 당당하게 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그렇게 주장할 수 있으면 그렇게 말해도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뒷일은 보장못합니다.
Lester
2017-12-15 09:29:54
이건 마치... 조선시대였던가요? 조선 사신들을 중국 관리들이 업신여겼던 게 기억나네요. 더구나 중국과 미국 사이에 낀 걸 보니 구한말이 생각나기도...
중국의 행태를 보면 졸부, 어린애가 바로 생각납니다. 예전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힘을 가졌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무작정 깔아보는거죠. 정작 그런 허울뿐인 대국이 (아편전쟁이었나, 의화단 사건이었나) 탈탈 털려버린 것은 그새 잊어버린 것인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은 비단 우리나라만 해당되는 건 아닌가 봅니다. 그러고 보니 한중일 모두 역사와 관련해서 큰 문제 하나씩은 갖고 있네요. 동북공정, 국정교과서, 식민사관...
SiteOwner
2017-12-15 20:01:35
지금 중국의 행태를 뒤집어 보면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면 지금 힘이 있으니 폭력을 휘둘러도 된다면, 몰락해서 힘이 없어지면 마구잡이로 핍박받더라도 할말없고, 그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기 마련입니다. 중국은 현재 자신들이 역사의 영원한 승자라고 보는 것 같은데, 과연 언제까지 그럴 것인가는 의문입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는 침략을 공공연히 실현하려 하니 다른 역사문제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참고로 재미있는 사실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립니다.
미국 외교의 전통이 중국과는 딱히 적대하지 않는 것이었는데, 중국은 미국을 적대하기 위해서 별별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니, 미래가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대적한 열강이 어떻게 몰락했는지는 대체로 이런 경향을 보입니다.
그 다음은 중국이 될 것 같습니다.
Papillon
2017-12-16 17:18:40
음, 확실히 저도 중국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만 이번 기자 폭행 사건은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https://video.twimg.com/ext_tw_video/941881944614223872/pu/vid/626x360/iKKanapni7a9zRb7.mp4
오늘 공개된 동영상인데 국내 언론이 공개한 동영상보다 더 긴 동영상입니다. 중국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이라서 한국어 욕설이 그대로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영상을 보면 기자들이 경호원에게 욕설을 하거나 경호원의 멱살을 잡는 모습이 나와서……. 만약 해당 동영상 이전 내용이 또 공개되지 않는다면 쌍방과실(기자들이 먼저 잘못하긴 했지만 과잉진압이라는 면모에서)이나 기자들 잘못이라고 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SiteOwner
2017-12-16 19:24:38
이 영상을 보니 좀 다르게 보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상해주재 한국영사 스캔들 관련으로 중국이 보여준 정보력에 비하면 뭐랄까, 악마의 편집이라는 감을 영 떨칠 수가 없습니다. 예의 스캔들에서는 중국측이 별의별 CCTV(폐쇄회로텔레비전의 약칭, 중국 중앙방송이 아님) 자료를 내보이고 그랬는데, 소개해 주신 영상에서는 왜 충돌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원인을 보여주지 않으니까요. 결국 결론은, 피해자가 나쁘다는 중국의 논리가 그대로 들어가 있는 거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저런 식의 반증이 시도된 사건이 국내에도 있었습니다. 1996년 한총련의 연세대학교 점거사태 때 전경측이 폭력을 가했다, 여러 신문사의 기사가 자구 하나 다름이 없이 같아서 언론조작이다 등등부터 1997년 이석씨 살해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악질 성범죄자라고 인격살인을 시도한 등. 그런데 이것들이 침소봉대 아니면 여러 신문사들이 한 통신사에서 뉴스를 받아쓴 경우를 숨겨서 선동한 것이라든지, 실제로 피해자에게 어떠한 범죄기록도 없었다든지 하는 것이 밝혀지면서 힘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그러기 전에, 연세대학교 시설이 크게 훼손된 것이나 무고한 시민 이석씨가 살해당했다는 사실 자체에는 변함이 없었으니까요.
예의 기자 폭행사건도 사실 다를 바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기자들이 폭력피해자가 되었고 상해를 입었음에는 아무런 다름이 없으니까요. 게다가 취재경쟁에서 저런 사안이 늘 일어나는 것도 아니니, 기자들에의 비난 정당성을 충족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