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e, Contain, Protect, 줄여서 SCP.
SCP라고 하는 것은 가상의 집단인 SCP 재단, 일반적이지 않고 상식적이지 않은, 도시전설이나 괴담으로나 전해져 올만한 것들을 (위에서 언급했듯이) 확보하고(Secure), 격리하며(Protect), 이를 통해 세계를 지키고자 하는(Protect) SCP 재단과 그들이 보관하는 비상식적인 (또는 "변칙적인") 개체들인 SCP에 대한 설정입니다.
원래는 기이한 사진을 올려놓고 그에 대해 설정을 붙이던 인터넷 유저들 간의 놀이에서 시작해서, 위키가 생기고, 사람들이 설정을 붙이고 붙이다 보니 SCP들의 갯수만 3000개를 넘겨버렸죠. 거기서 더 나가 다른 나라에서도 일종의 "지부"를 두어서 거기서도 그 나라만의 설정이 생겨나... 예상컨데 5000개 정도의 설정이 있을 것 같네요.
이런 SCP에는 여러가지 등급이 있어요. 보통은 격리 가능성에 대해서 결정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는 아래의 3가지로 나뉘어요.
- 안전 : 우선 격리가 가능하고, 특정 방법으로 격리시켰을 때 격리에서 벗어날 일이 없고 위험도 없을 경우 "안전" 등급이 매겨집니다. 기이하게도 "안전"이라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닌데, 간단히 총을 생각해보세요. 서랍에 넣고 잠궈두면 "안전"하지만 서랍에서 꺼내 사람에게 쏘면 그 사람은 죽지요. 그래도 서랍에 넣고 잠궈두면 되니까 "안전"입니다.
- 유클리드 : 아래의 케테르보다는 덜하지만, 격리를 시킨 상태에서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매겨지는 등급입니다. 예를 들자면 SCP 재단 최초의 항목인 SCP-173이 있겠네요. 쳐다보지 않으면 죽여버리지만, 눈을 '깜박이지 않고' 쳐다보기만 할 수 있다면 위험하지가 않거든요. 그게 힘들겠지만...
- 케테르 : 격리가 아예 안 되거나, 격리를 시키긴 했는데 그 과정이 매우 힘든 것들에 대해서 매겨지는 등급. 쉽게 말해서 재단 내에서도 매우 까다로운 SCP들이죠. 상당히 위험한 것도 있지만, 단순히 격리가 안 되어서 케테르 등급을 매긴 것들도 존재해요.
아래에 소개드리는 것은 제가 인상깊게 본 SCP 설정과 그에 대한 간단 설명입니다. 각각을 설명할 수 있도록 원본에서 짧게 발췌한 것도 있습니다. 스포일러인 것은 하얗게 가려두었습니다. (번역상 몇몇 항목에는 욕설도 있을 수 있으나, 외부 링크로 소개드리고 있기에 필터링은 할 수 없었습니다.)
Subjects are allowed to request photographs of themselves. Remember, people, just because some of the photos show distasteful things doesn't mean that you're going to do them. ~ Dr. ???? 촬영 대상들은 그들 자신이 찍힌 사진을 요구할 수 있다. 명심하길, 여러분들, 사진이 영 좋지 않은 꼴을 보여줬다고 해서 여러분들이 그걸 할 거라는 건 아니라고. |
Dr. Hughes: Wait a minute. What's not a sphere? ???????: Object 55. Dr. Hughes: Object what? ???????: Doc, do you remember agreeing that something wasn't shaped like a sphere? Dr. Hughes: Oh, right! 휴즈 박사: 잠깐만, 뭐가 둥글지 않다고? ???????: 55번 물체요. 휴즈 박사: 몇번 물체? ???????: 저기 박사님, 저희가 방금 무언가가 둥글지 않다는 데 동의한 거 기억하십니까? 휴즈 박사 : 아, 그렇지! |
박사 1: 그렇습니다! SCP-779-KO를 격리하기 위해서는 이제……. 이제……. (긴 침묵) 박사 1: 격리해야 합니다. 연구원: (참지 못하고 회의실 밖으로 뛰쳐나감) |
SCP-2006: FEAR ME MORTAL. I AM THE MIGHTY RO-MAN! COWER IN FEAAAAAAAR! SCP-2006: 나를 두려워해라, 필멸자여. 나는 가앙력한 로-맨이시다!! 공포에 떠어어어어어얼어라아아! |
Thing-I hot, bright thing, yellow color. Thing-I no grab by hand, but can move when put wood with Thing-I on it into animal skull. 물건-I 뜨겁다, 밝다, 노랗다. 물건-I 손으로 집을 수 없다, 하지만 나무에 물건-I 올려 동물 해골에 옮길 수 있다. |
There are no plans to revive testing SCP-2950, due to the need to use resources more efficiently. 자원이 요구될 필요성이 더 없기 때문에, SCP-2950를 실험할 계획은 더 이상 없다. Certain infohazards are more dangerous than others. Some are so dangerous that only a few people can ever know about them. And sometimes, that number is one. 특정한 정보 재해는 다른 것들보다 매우 위험해. 어떤 것들은 너무 위험해서, 소수의 몇 명만이 그것에 대해 알 수 있어. 그리고 때로는 그게 단 한명이기도 하지. |
The First Experiment: It is put in water. Result: Wet. The Second Experiment: It is put in the cold room. Result: Cold. The Third Experiment: It is put in the warm room. Result: Warm. The Fourth Experiment: It is asked questions. Result: Silent. The Fifth Experiment: It is cut apart with sharp things. Result: Broken. Now it is only blackness, without the orange. | 첫째 실험: 물에 넣었다 결과: 젖었다 둘째 실험: 차가운 방에 넣었다 결과: 차갑다 셋째 실험: 따뜻한 방에 넣었다 결과: 따뜻하다 넷째 실험: 질문 몇개를 했다 결과: 조용하다 다섯째 실험: 날카로운 걸로 잘랐다 결과: 박살났다, 검은 거 없어졌고, 오렌지색만 안 사라졌다 |
등급: |
-O5-?? |
이상한 편지입니다. 보는 즉시 구역질이 들고서는... 이 편지를 널리널리 퍼트리고 싶어해요! 그래서 퍼지고 구역질하고 편지를 찬양하고 또 편지가 퍼지고...
문제점은... 이 편지가 재단 내에 너무 퍼져서, 고위직 연구원들, 심지어 O5들에게마저 퍼져버렸어요! 덕분에 항목도 편지에 영항을 받지 않은 반대파(?)가 작성한 걸 편지에 영항을 받은 찬성파(?)가 고쳐놓고, 그걸 또 반대파가 고치는 등 아주 난리통도 아니네요!
편지 하나가 불러일으킨 대형 난리통을 보고 있으니 이 재난이 실제로 일어나면 웃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왠지 이상하게 웃긴, 그런 항목이 되겠습니다.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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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댓글
마키
2017-12-31 11:56:42
저는 개인적으로 SCP-261 차원을 초월하는 자판기(안전 등급)를 좋아하네요.
말 그대로 자판기라 일본의 엔화 주화를 넣으면 그에 상응하는 식품을 지급해주는데 문제는 이놈도 SCP라고 내주는 식품들이 다른 차원의 지구에서 통용되는 식품들. 익숙한 브랜드의 생소한 제품이나 생소한 브랜드의 생소한 제품, 식품인지 뭔지 모를 것에, 존재 자체가 독극물인 것 까지 종류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죠.
대략적으로는 이렇습니다.
1. 익숙한 브랜드로 된?익숙한 식품들
2. 익숙한 브랜드로 된, 해당 브랜드로 발매된 적이 없는, 혹은 어떤 브랜드로도 존재한 적이 없는 식품들
3. 전혀 모르는 브랜드로 발매된 전혀 본적 없는 식품들: 가끔 기념품(철학자의 대리석 흉상)이 딸린 경우도 있고, 포장지가 특이한 경우(도기 그릇 이라던가 종이 봉투 라던가)도 상당수.
4. 종족이 다른(?) 존재들의 취향에 맞춰 구비된듯한 식품(?): 제가 본 실험기록 중에선 모래 한 봉지
5. 식품인지조차 의심스러운 괴물질: 이를테면 반물질 깡통
6.식품은 식품이지만 존재가 엇나가 있거나 기괴한 효과를 발휘하는 식품
실험 기록도 엔화 주화(실험 목록에선 최저 1엔, 최고 투입 금액이 10만엔)?혹은 주화에 상당하는 가치를 지닌 물건(고대에 통용된 주화 라든가 위조화폐)을 지불하면 그에 상응하는 제품을 지급하는 것을 보면서 그것들이 어떤 식품이고 어떤 외형과 맛과 냄새를 지녔고 먹었을때 해는 없는지 등을 시험하는데, 보시다시피 모체가 자판기다 보니 별의 별 기기묘묘한 것들이 나온 실험기록이 꽤 됩니다.
특히 한번에 대량의 주화를 지불한다던가 전원을 끈다던가 너무 많이 작동시키거나 하는 등 비정상적인 작동 상황에서는?5번과 6번의 제품들이 나올 확률이 상당히 높아지고 3번도 가끔가다 위험성을 동반한 제품들이 나오는 경우도 다수.
게다가 이 자판기 자체도 어느정도 자아를 가지고 있는지 맥도날드와 관계된 가짜 화폐를 넣자 먹어도 포만감과 맛이 느껴지지 않는 가짜 음식으로 응수하고, 고대에 통용된 동전은 그 동전이 사용되던 그 당시의 환율(가치)로 취급하여 많은 돈을 넣을 수록 더 질 좋은 제품을 내주고, 특히 기지에서 아주 정교하게 복제한 위조주화를 지불하자 중지를 치켜든 손(...) 모양 젤리를 지급했는데 딱 봐도 수상해보인다고 해서 먹지 않고 분석해보니 치명적일 정도의 독극물이 함유되어 있었죠. 오죽했으면 이걸 시험한 요원조차 "자판기가?날 위협하는 것 같다" 라고 보고...
한번은 어느 청소부가 자판기에게 정중하게 부탁하니 그에 상응하는 상당히 질 좋은 식품을 지급해주는걸 보고 청소부에게 "왜 그렇게 했냐"고 물어보니 청소부가 "그래야 할 것만 같았다"고 대답하죠. 이를?보고받은 박사(인지 요원)의?"그래. 아무도 저 자판기가 자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실험해볼 생각이 없었던건가?"라는 멘트가 백미.
대왕고래
2018-01-01 23:21:23
그 자판기도 꽤나 재미있죠. 실험기록 보는 재미가 큰 항목이죠.
그런데 제가 제대로 실험기록을 읽어보지 않았던 걸까요, 그 자판기가 그렇게나 고도의 지능을 갖고 있었는지는 몰랐네요.
앞으로 자판기에서 물건이 나오지 않으면 간절히 빌어보는 것도...이건 아니려나요.
마키
2018-01-27 07:18:43
제가 본게 원래 다른 곳의 2차 가공품이라서 그럴지도.
일단 링크해드린 재단 홈페이지 자체의 실험기록도 자세히 읽어보시면 도중에 전원을 끈 채로 작동시키자 이상한 것들을 내놓는데 누가 이걸 보고 "왜 자꾸 이런 걸 늘리는거죠. 우리가 이것들을 밖으로 꺼내는 중일지도 모르잖아요." 라고 따지니까 그 다음부턴 노골적으로 정상적인 것들만 내놓는것 같다는 의견이 따라붙어요.
그외에도 쪽지 같은걸 같이 적어넣으면 물품도 그에 맞춰 나오는데 최소한 자판기 자체가 자아를 가지고 있고 밖에 있는 사람이 자신을 작동시키는 의도를 어느정도는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죠.
마드리갈
2018-01-01 15:34:43
드디어 대왕고래님이 포럼에서 처음으로 SCP 재단에 대한 소개를 해 주셨군요!!
여러모로 재미있는 요소를 소개해 주시는 점에 신기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어요.
SCP 재단에 수록된 내용은 기묘한 게 많죠.
게다가 어떻게 이런 것을 다 고안하고 기록해 두었나 싶을 정도로 기발한 것도 자주 보이고,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는 딴판인, 그러니까 무서운 듯 안 무섭거나, 평범한 듯 섬찟하거나 한 것 등에 놀라거나 웃거나 하기도 하고, 그래서 여러모로 재미있어요. 혹시 우리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서는 정말 세계의 어딘가에서 저런 게 현실이 되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워낙 희한한 일이 많이 벌어지는 게 우리가 사는 세계니까요.
이번에도 포럼의 컨텐츠가 다양해지게 되었어요.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대왕고래
2018-01-01 23:24:59
일부러 끔찍한 것이나 너무 무서운 것은 빼고 적절히 골라서 올려봤는데도, 정리해보니 여전히 공포스럽고 신기한 이야기들이더라고요.
정말 저런 게 현실로 일어난다면... 신기해해야할지, 무서워해야할지 모르겠네요.
SiteOwner
2018-01-02 20:56:11
SCP 재단이 이런 것이었군요. 대왕고래님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포럼 내에서 조금씩 언급되었지만 설명은 전혀 없었는데, 대왕고래님께서 최초로 SCP 재단에 대해서 상세히 소개해 주신 덕택에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소개해 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갖가지 기묘한 상상이 저렇게 구체화된 창작물 중에는 무채한의 팬텀월드라는 게 있습니다. 이것과 SCP 재단을 비교해서 감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대왕고래
2018-01-05 14:03:51
제가 최초였다는 게 좀 신기하네요.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기분좋네요.
소개해주신 작품은 저는 잘 모르는 작품이에요. 찾아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