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Иван Васильевич меняет профессию로 1973년작 소련(!) 영화입니다. 감독은 레오니드 가이다이.
소련의 영화라고 하면 왠지 선전 영화 투성이일 거란 편견이 있겠지만 이건 그런 것과는 상관이 없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공산주의 사회라 하면 스탈린주의 하의 꽉막힌 사회를 우선적으로 떠올리겠지만 우리의 편견과는 달리 스탈린의 뒤를 이은 니키타 흐루쇼프의 스탈린 격하 운동을 시작으로 스탈린 시대의 유산을 상당수 청산한 덕에 어느 정도는 먹고 살만한 수준의 사회를 만들어냈지요. 이 영화가 그 흐루쇼프의 집권 말기에 제작된 것이니까요.
영화의 퀄리티는 현대에 보아도 상당히 웃음이 터질 정도로 수준이 높은 편입니다. 소련-러시아 영화사를 통틀어 이 정도 수준의 코미디 영화는 두 번 다시 나오지 못할 정도라 칭해지기도 하고 소련 이후의 러시아에서도 신년 특선 영화로 꼬박꼬박 TV에서 방영해 줄 정도라니 러시아에서 이 영화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하죠.
썸네일은 컬러인데 초반에 흑백 화면이 떠서 당황하실 수도 있겠는데 이 영화는 흑백과 컬러가 섞인 구성이 되어있고 대부분은 컬러로 전개됩니다. 왜 이런 구성으로 만들어졌는지는 영화를 끝까지 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내용에 대한 팁을 살짝 드리자면 이 영화는 시간역행물로 타임 머신으로 인해 과거와 현대가 연결되는데, 제목의 이반 바실리예비치는 작중 주역 인물 둘의 이름입니다. 동명이인으로 각각 과거와 현재의 인물인데, 현대의 인물은 이반 바실리예비치 분샤, 다른 현대 파트의 주역인 알렉산드르 "슈릭" 티모페예프(알렉산드르 데미야넨코)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관리인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과거의 인물, 한국, 일본 등지에선 러시아에서의 별칭인 이반 그로즈니를 의역한 이반 뇌제로도 알려져 있는, 이반 4세입니다. 바실리 3세의 아들이기에 정식 이름은 이반 바실리예비치가 된 것이지요.(러시아식 작명법은 아버지의 이름을 병기하게 되어있어 ~의 아들이면 아버지의 이름+~비치, 딸이면 아버지의 이름+~브나 라는 식의 미들네임을 작성하므로)
러닝타임은 93분, 1시간 33분 정도로 꽤 긴 편이니 느긋하게 시간 나실 때 감상해 보시길. 소련 시절 모스크바의 풍경이라던가 당시 러시아 시민들의 삶을 약간이나마 엿볼 수 있으니 사료로써의 가치도 충분하다 봅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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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SiteOwner
2018-02-09 20:41:32
소련 영화 한 편을 소개해 주셨군요.
글은 올려주신 다음날에 이미 읽었습니다만, 영상은 여지껏 여유가 안 되어서 시청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주말이나 설 연휴에 차근차근 볼까 싶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소련의 문화예술작품에 체제선전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여러 수준높은 것들이 영화, 음악, 연극 등에 상당수 포진해 있고,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당장 영화감독만 하더라도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Сергей Михайлович Эйзенштейн, 1898-1948),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Андрей Арсеньевич Тарковский, 1932-1986), 세르게이 본다르추크(Сергей Фёдорович Бондарчук, 1920-1994) 등 여럿을 거명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타임머신이 나오는군요. 혹시 이 설정이 다른 영상물에도 영향을 끼쳤나 싶습니다.
이렇게 말한 게, 12년 뒤에 1985년에 나온 5부작 SF 어린이드라마 미래로부터 온 손님(Гостья из будущего)에도 역시 타임머신이 등장합니다. 두 작품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군요.
감상 후에 별도로 코멘트를 추가하겠습니다.
마드리갈
2018-02-12 23:22:26
원래의 링크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다 보니 운영진 권한을 이용하여 영어자막이 첨부된 다른 영상으로 바꾸어 놓았어요. 아울러 열람하실 때 처음에 등장인물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있으니 음향기기의 소리는 처음부터 높게 하지 않는 편이 좋겠어요. 깜짝 놀라기 쉬우니까요.
보통 공산주의 유머나 러시아식 유머에 직업 관련이 있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어떤 것일지가 궁금해지네요.
그럼, 저도 이것을 다 감상하고 나서 코멘트를 별도로 추가할까 해요.
HNRY
2018-02-13 09:43:31
수고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다만 영어 자막이라도 역시나 외국어를 읽기에 불편할 것으로 사료되어 한글 자막이 첨부되어 있는 모스필름측의 영상으로 다시 대체하였습니다.
마드리갈
2018-02-14 23:37:05
죄송해 하실 것까지야...운영진이 해야 할 일이니까요.
역시 한글자막 쪽이 더욱 낫겠네요. 포럼의 회원 누구나 영어가 능통한 것은 아니기에, 재교체해 주신 게 더욱 좋겠어요.
그러면, 재교체된 영상으로 여유있게 감상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