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은 바쁘면 딴 생각할 틈이 없다더니 정말인가 봅니다. 외할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일하러 가야 했기 때문인지 우울해할 틈도 없더군요. 몇 년 전 어머니, 그리고 그 이후에 할머니도 돌아가셨을 때는 아무 것도 안 하는 상태여서 그런지 정말 심하게 우울한 상태로 지냈거든요. 또 그때는 가족들도 공부와 사업 문제로 뿔뿔이 흩어지고 저 혼자 기숙사에서 지내는 상태였기에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심각할 정도로 우울하게 지냈는데, 이번에는 주변에 조금이나마 사람들이 있다 보니 덜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회원분들이 주신 위로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 노트북이 고장난 지 1년하고도 몇 개월만에 새 노트북이 생겼습니다. 정확히는 다른 사람이 쓰던 노트북을 물려받은 거라 새 거라고 말하기에는 아귀가 안 맞습니다만, 부팅할 때 속도가 오래 걸리는 점만 빼면 상태가 굉장히 양호합니다. 이제 예전 노트북의 하드 디스크를 가져와서 데이터를 복구한 뒤 이전하면 되는데... 고장난 노트북 안에 그대로 놔둔 채로 1년 넘게 방치하고 있었다 보니까 걱정되는군요. 하드 디스크의 상태를 확인하기 무서워서 미뤄둔 것이 최악의 결말을 가져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말로요...
3. 매일 뭔가를 조금씩이라도 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모바일 게임 출석 체크는 잘만 하면서 다른 건 도대체 왜... 제 마음가짐의 문제인 건 확실히 자각하고 있는데 그걸 고치는 게 너무 버겁네요....
원환과 법희와 기적의 이름으로, 마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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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대왕고래
2018-03-18 00:28:51
저는 취업 포트폴리오를 작성중인데, 해본적이 없는거라 그런지 어떻게 해야겠다고 계획을 잡는것만 해도 2일이 걸렸네요. 자료를 제대로 찾는 것도 못했고요. 매번 덜렁거리니 부모님도 "또 헤메는구나" 하십니다... 진짜 곤란해요, 스스로도.
새 노트북은 중고지만 중고같지가 않네요. 훌륭하네요. 제 노트북은 속도가 느리다던지, 분명 껐는데 켜 보면 끄기 전에 켜 둔 인터넷창이 그대로 있다던지 (제대로 안 꺼진게 아닌가 싶어요) 등등 이상한 구석이 한둘이 아니라서요...
저같은 경우는 대학원에 있을 때 큰아버지가 돌아가셨죠. 장례식을 치르고 난 다음날에 랩실 일을 했어야 했기에 확실히, 마음이 울적해질 틈도 없더라고요.?
주위에 사람들이 위로해주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죠. 감사받으니 오히려 제가 감사하네요.
Lester
2018-03-18 15:38:57
1. 외할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사람이 슬픔을 잊으려면 다른 일을 하는 게 낫다는 말이 정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슬플 때 염치없게 여기다 우는 소리를 몇 번 쓰거나 창작을 하거나 했는데 도움이 되더군요. 이런 망발을 관대하게 받아주는 포럼 관리자 분들께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2. 노트북... 형님이 쓰고 버린(?) 노트북을 받아서 보관중이긴 한데, 노트북을 나갈 용무(작업이든 공부든)가 없다보니 계속 먼지만 먹고 있네요. 아니면 원래 집안에만 틀어박히는 걸 좋아해서 그런 건지. 어쨌든 저 개인적으로는 노트북이 크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고 있습니다.
3. 무언가를 반복하는 것 자체도 하나의 능력이라고들 하죠. 괜히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생겼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말이 생길 정도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는 뜻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라고 사람들이 그러죠. 저 역시도 해당되고요. 그나마 일종의 팁이라면, 생각하지 않고 저지르시면 됩니다. 그러면 수습을 위해서라도 계속 해나갈 수밖에 없죠. 그런 식으로 매일 저지르고 깨닫고 후회하고 수습하고... 를 반복하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그렇게 포럼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거든요.
마드리갈
2018-03-20 20:21:07
안녕하세요, 앨매리님. 포럼에 잘 오셨어요.
저야말로 여러모로 깊이 감사드려요.
노트북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이전 노트북이 보관중에 전기적인 또는 물리적인 큰 충격을 받지 않는 한 데이터가 유실되지는 않는다고 말씀드려야겠네요. 어떤 기종인지는 모르니 일반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전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분리할 때는 정비 매뉴얼을 확보하고 숙독한 뒤에, 되도록이면 정비 경험자의 도움을 받으시는 게 좋겠어요. 분해/조립 과정에서의 뜻하지 않은 불상사로 단자 등이 손상되거나 한다면 이건 되돌릴 수 없는 참사로 이어지니까요.
최종목표는 크게 잡더라도, 단계목표는 세분하여 하나하나 달성해 가는 게 좋겠어요.
그러니 너무 자책하시지 않길 바랄께요.
SiteOwner
2018-03-24 22:27:26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많이 힘든 경험과 기억일텐데, 이렇게 담담하게 말씀해 주시는 것이 존경스럽습니다. 제가 배워야 하겠군요.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기서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좀 있다 보니 더욱 그렇게 여겨집니다.
그리고 포럼이, 그리고 여기서 나누는 이야기가 힘을 줄 수 있다는 점에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노트북에 대해서는 위에서 동생이 잘 이야기해 두었으니 저는 생략하겠습니다.
같은 양의 일이라도 하루에 한꺼번에 몰아서 하기는 힘들지만 몇일에 나누어서 하면 가볍고 성취감도 많이 느껴지면서 소요되는 노력도 적게 듭니다. 그러니 그렇게 처리할 성격의 일을 하나씩 선정해서 해 보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