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상황을 이렇게 판단하고 있어요.

미국이 놓은 "아 안해 꺼져"라는 수를, 북한이 "아 제발요 형님"하는 응답을 함을 통해서 스스로 체크메이트로 만들었다고요.

이대로 어떻게 회담을 하게 되어도 미국이 유리한대로 회담이 진행될 수 밖에 없게 되었고, 회담을 안하게 되어도 북한으로서는 이미 저 응답을 했으니, 전세계에 자기들이 완전 아래라는 것을 까발린 셈이 된 거죠.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갑을관계가 완벽히 밝혀진 것이고, 북한도 그걸 깨닿게 된 상황이겠죠. 물론 북한이 이에 뻗대고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뻗대면 뻗댈수록 서로간의 파워간격이 매우 벌어진다는 게 사실이네요.

수십년간 거침없이 자행된 북한의 폭주가 이번의 국서 공개로 하루아침에 제동이 걸렸으니, 북한은 애써 침착한 듯 하지만 벌써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오늘 아침의 뉴스를 보니, 토요일 오후의 2차 남북정상회담은 이미 금요일에 북한측이 제의해서 열린 것이라고 나오더군요.

이제 북한은 진짜 거지가 되었습니다.

영어 격언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Beggars can't be choosers."

북한은 미국의 선제 승부수에 꼼짝없이 꿰였고, 판을 주도하기는커녕 이제 선택권 없이 질질 끌려다닐 운명만 남아 있습니다. 전에는 가난해도 악다구니를 부릴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조차 못하니 완전히 거지가 된 것이죠. 솔직히 불쌍하지도 않습니다.

여태까지의 대통령들 중에서 트럼프만큼 막무가내로 가는 대통령은 없었죠? 북한도 이제 발등이 불이 떨어진 셈이겠네요.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이미지도 좋고 과단성도 있는 대통령은 링컨, 케네디 및 레이건, 이미지도 안좋고 능력도 안 좋은 대통령은 하딩, 후버 및 카터, 대놓고 폭주기관차인 대통령은 트럼프. 이렇게 요약가능하겠습니다.

전임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상당히 기품있는 사람으로, 변호사, 주 및 연방상원의원을 역임하였고 화술, 처신 등 여러가지가 귀감이 될 만큼 좋은 인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대세를 보는 눈은 그렇게 좋지 않은 것인지, 그의 8년 재임기간중에는 IS라는 희대의 괴물이 무슬림 월드를 휘젓고 다니면서 세계에 위협이 되어 있는 등 문제가 다발해 있고 상당부분은 미해결 상태입니다. 현임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는 정반대의 캐릭터로, 거침없고 예측불허인 언행에 이미지 관리 따위는 애초부터 내버린 것같은 폭주기관차 노선을 유지중인데, 대세를 읽는 눈은 굉장히 예리합니다. 이번의 공개서한 건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겠지요.

북한은 오바마 정권이 재선 성공에 꽤 연연했던 것을 봤고 트럼프 또한 재선을 대비해야 하는 입장이니 아무리 그 트럼프라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트럼프는 그 예측 위에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선택가능한 시나리오는 별로 안 남아 있고, 남아 있는 것도 북한에게 불리한 것입니다. 북한은 이제 거지입니다.

"Beggars can't be choosers."

저는 스탠스가 다르다보니 정치 관련 글의 코멘트는 피하고 있는데 이번만큼은 달아봐야겠네요.

개인적으로 트럼프를 가장 무서운 정치인으로 평가하는 이유가, 본업이 사업가라서?일반적인 정치인으로서의 사고방식이 통용되질 않는, 본문에서 언급하신 말 그대로 폭주 기관차 같은 사람이다보니 미국이라는 거대한 권력을?화차로 달아놓고?질주하기 시작하면 아무도 못말리죠.

혹자는 처음부터 될 생각도 없이 나왔다 덜컥 뽑혔으니 뭔가는 해야겠고, 근데 자기는 뭘 해야 할지 모르니까 자기가 제일 잘 알고 익숙한 사업가의 방식으로 나라를 운전해보는거라는 평가도 내리더군요.

그 북한이 나름 신속하고 정중하게 회신을 보내고 일단?회담부터 하자고 굽히는걸?보면 그네들도 이제야 트럼프가 엇나가면 얼마나 무서운 정치인인지 대충 배우긴 한 모양입니다.

기존의 사고방식이 통하지 않아서 예측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두려움의 원천이지요. 바로 다음날 정중하게 회신한 것만 봐도 위기의식이 발현되는 것인가 봅니다. 역시 자기 목숨이 걸린 일에는 조심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트럼프의 공개서한은 이제 서곡이 연주된 것에 불과할 것입니다. 앞으로 북한이 선택가능한 카드는 별로 없고, 그것조차도 생각할 시간이 별로 넉넉치 않습니다.

개인의 스탠스 관련으로는 이용규칙 총칙 제3조 및 회원 제8조로 보장하고 있으니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됨을 밝혀드리며, 아울러 포럼 이용에 불편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