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생디칼리즘이 프랑스에 유난히 인기가 많았던 이유

콘스탄티노스XI, 2018-06-03 15:18:04

조회 수
151

이 글은 생디칼리즘이 왜 19세기 말~20세기 초 프랑스에서 절대적으로 인기가 많았음에 대해 얘기해보는 글이다.?


우선, 생디칼리즘은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노동조합주의'이며, (한국에선 보통 코퍼러티즘을 이렇게 부른다.) '생디카'라고 부르는 노동조합이 사회의 기초단위가 되어 최종적으로 이러한 생디카들의 연합들로 이뤄진 집단(보통은 1902년에 세워진 노동단체인 CGT로 치급된다.)이 국가 전체의 분배등을 관장한다는 사회주의계열 사상이다. 생디칼리즘에 대해선 영국의 '신디칼리즘'의 경우나, 이후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 횡행했던 우파적 생디칼리즘, 속칭 '국민 생디칼리즘'에 대한 얘기도 필요하겠으나, 여기선 생략하도록 하겠다.? 이들은 특히 1800년대 중후반~1900년대 초반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떠한 이유로 프랑스에서 세력을 급속도로 확장한 것 일까? 로윈에 따르면 생디칼리즘의 성장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고 본다.

1. 19세기 프랑스의 산업은 영국과 같이 거대 산업지대를 가진 자본가가 없었다. 이러한 산업발전은 대단히 완만하게, 점진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자본가들은 대규모 공장지대에 모여서 거대한 공업단지를 형성하는 대신 중소규모의 공장들을 가지고 있었다. 클랩햄의 표현대로면, ‘프랑스에는 결코 산업혁명이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이러한 공장들의 점조직화와 거대화의 미비는 노동조합 사이에서 중앙집권주의로 대표되는 맑스주의보단 여러 노동조합의 협업을 중시하는 생디칼리즘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2. 이러한 프랑스의 산업구조는 기본적으로 노동자들을 혹하게 하는 거대한 경제성장이 없었고, 한편으로는 이에 따른 임금 상승 역시 그다지 높지 못했다. 자연히 노동자들의 불만이 누적돼 오는 상황에서, 프랑스의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형편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못했으며, 노동자들과의 타협이나 협상도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은 프랑스의 노동자들이 자연히 사민주의 등의 타협주의보단 혁명적 노선을 주장하는 생디칼리즘에 매혹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3. 프랑스 대혁명 이후에도 노동자들의 불평등과 차별이 해소되지 않자 노동자들이 더욱 혁명주의에 휩쓸리기 쉬워졌다.

4. 노동자들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노동자 독자주의가 큰 호응을 얻었다.

5. 대혁명 이후 19세기 내내 일상화되어갔던 혁명은 노동자들에게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을 낳게 했고, 한편으로는 혁명으로 인한 사회변혁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6. 노동조합이 CGT를 중심으로 통합되어가던 1902년 전까지 사회주의 정치조직은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정당 조직의 이러한 분열은 정당과 노동조직과의 연계를 결정적으로 저해했다.

7. 피에르 프루동의 아나키즘이 노동운동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

그러나 로윈의 이러한 분석은 왜 생디칼리즘이 노동현장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는가에 대해서 충분할 설명을 준다보긴 어렵다. 1,2,3의 경우에는 어째서 급진주의 노동운동이 프랑스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는가에 대해선 충분한 설명을 선사해주지만, 반대로 어째서 맑스주의가 아닌 생디칼리즘을 택했는지 에는 충분한 설명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4,5,7에 대해서도 이 세가지는 충분한 시대적, 상황적 설명이 필요함에도 이에 대해선 설명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6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는데, 영국의 노동당의 경우에는 그때까지의 노동 조직의 미비를 TUC를 중심으로 뭉쳐서 성공적인 노동자 정치조직을 유치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정치조직이 이뤄지지 못한 이유가 그저 노동조직의 분열 때문이라고만 보기엔 어느정도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분열이 어떤 이유에서 온 것일까?

?

이러한 우리의 궁금증은 기어리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기어리의 역사 분석에 따르면, 노동운동에서 투쟁이 특정한 상황에서 한계에 부딪힐 때, 그리고 노동운동에 대한 국가의 탄압이 강력하고도 지속적일 때, 노동자들은 체제의 근본적인 혁파를 목표로 투쟁의 목표로 설정하고 행동하게 된다. 이와 같은 주제의 연장선에서 기어리는 프랑스의 노동운동에서 생디칼리즘이 강력했던 이유를 오히려 프랑스의 노동조직의 취약성에 있다고 설명한다. 사실, CGT의 설립이전에 프랑스의 생디카들은 대개 조직원 수가 200명을 넘지 못했고, 재정상태 역시 극도로 취약했다. 따라서, 이들은 정상적인 투쟁으로썬 도저히 자본가들을 이길 수가 없었다. 그랬기에 이들은 노동자들의 역량을 극도로 끌어올릴 수 있는 총파업을 통한 투쟁을 결의할 수 밖에 없었고, 이런 그들에게 생디칼리즘은 극도로 매력적인 사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기어리의 설명이다.

?

그러나 결과적으로 생디칼리즘의 거대한 인기는 정치적 요인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겠다. 1789년 프랑스 혁명에 노동자들이 참여해 부르주아들에게 받아낸 대가는 르 샤플리에 법을 통한 조직화의 제한과 참정권의 불인정이었다. 10년간의 혁명 열기를 진압하고 스스로 황제에 오른 나폴레옹은 그의 형법을 통해 노동자들의 조직화를 불법화했다. 이후 18307월 혁명때 파리의 직물업 노동자들은 또다시 적극적으로 가담했으나 그로 인해 형성된 루이 필리프의 7월 왕정은 또다시 노동자들을 억압하면서 그들의 정치적 기대를 배신했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배신은 1830년대에 파리와 리옹에 벌어진 폭동과 봉기로 인해 분출되었으나,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패배감에 그저 모든 것에 침묵하면서 손을 놓아버리거나, 오귀스트 블랑키의 급진주의적 비밀결사에 가담했었다. 1848년 부르주아와 협업해서 2월 혁명으로 루이 필리프의 왕정을 붕괴시킬 때만 해도 노동자들은 그들이 원하던 국가를 드디어 만들 수 있을거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부르주아들의 배신과 뒤이은 6월의 노동자 학살은 프랑스의 모든 노동자들을 쓰라린 배신감과 절망감, 허탈에 휩싸이게 하기 충분했다. 노동자들은 부르주아, 국왕, 성직자, 농민 등 그 당시 프랑스에 존재한 거의 모든 계급들에게 배신당하고, 이용당했다. 이러한 이유로, 노동자들은 나폴레옹 3세가 제 2공화정을 철폐시키고 제정을 부활시킬 때,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들에게 있어서는 나폴레옹 3세의 제정이나 부르주아들의 제 2공화정이나 똑같은 수준의 압제에 불과했던 것이다. 또한 제 2공화국 초기에 루이 블랑 등의 일부 사회주의자들이 부르주아들과 연계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노동자들은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사회주의자들 역시 부르주아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들 역시 진정한 신분, 계급 해방을 위해 타계해야될 대상이라 여기기 시작했다. 1850~1860 년대 프랑스 노동운동 일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했던 것이 일체의 권위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거부했던 프루동의 아나키즘 이란 건 이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871년 파리 코뮌과 이를 진압하기 위해 2만명 가까운 노동자들이 학살된 것은 이러한 프랑스의 노동자들의 한의 결정체라 할 수 있겠다. 이렇듯 생디칼리즘의 흥기는 항상 무시되고 이용당해왔던 프랑스 노동자들의 한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겠다.


해당 글은 김수진, 노동운동 이념연구: 생디칼리즘 연구(1999)을 읽고 정리해본 글입니다. 에....이글이랑 좀 다른 관점에서 보는 오관호의 글도 찾아봤는데...하필 1980년대 글이라 국문혼용체의 압박이 너무 심하네요(....)
콘스탄티노스XI

도시가 무너져 가는데, 나는 여전히 살아있구나!-1453, 콘스탄티노플에서. 유언.

https://en.wikipedia.org/wiki/Constantine_XI_Palaiologos-이미지

7 댓글

마드리갈

2018-06-03 16:02:03

일단 운영진으로서의 권고사항만 말씀드릴께요.

현 상태로는 제목이 너무 길어서,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위태롭게 보였고, 로그인한 상태에서는 이미 사이트의 레이아웃을 크게 변형시키고 있어요. 그러니, 이용규칙 게시판 제8조에서 규정하는 범위인 40자 이내로 제목을 줄여 주세요. 제목은 간략하게, 그리고 정 부제를 붙이실 거라면 본문 서두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으니까 방법은 있어요.


글 내용에 대한 코멘트는 별도로 작성하겠어요.

콘스탄티노스XI

2018-06-03 18:00:04

에....수정했습니다.

마드리갈

2018-06-04 13:08:39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지만, 생디칼리즘 또한 특정의 제도가 대안이어야 한다는 당대의 사조에서 자유롭지 않은데다, 노동조합이 과연 공정한 분배자가 될 수 있는가의 의문, 그리고 그 이전에 경제활동 전반을 특정인이 좌지우지해도 괜찮은가에 대한 의문 등을 생각해 보면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에 한계가 있네요.

또한 문제가 있는 게, 생디칼리즘이 성립의 선결과제로서 "기성의 권위" 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죠. 그게 없으면 존재의 기반조차 성립하지 못해요. 게다가 예의 "생디카" 가 기성의 권위를 대체하는 새로운 권위가 되었을 때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점이 새로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 듯해요.


혹시 실례지만, 이 글의 집필의도를 좀 알 수 있을까요?

콘스탄티노스XI

2018-06-04 16:44:16

예? 뭐...학기말 레포트 주제를 제가 생디칼리즘으로 잡았었고 그 과정에서 쓸만한 자료를 찾아서 정리한 뒤 이글에 대해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써봤습니다.

마드리갈

2018-06-04 16:50:09

집필 의도를 여쭈어 본 것은 이런 이유에서였어요.


생디칼리즘이 사회주의 운동의 한 분파인데다, 후일 사회주의는 물론이고 파시즘에도 영향을 주었다 보니까, 아무래도 다른 주제보다는 신경쓰이는 부분이 많긴 하거든요. 물론 포럼에서 명백히 금지하는 주제도 아니지만, 일단 운영진 입장에서는 포럼을 자유로운 발언과 자정작용이 보장되는 플랫폼으로 존속시킬 입장, 그리고 포럼이 대외적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입장을 모두 지니고 있다 보니까 질문을 드린 것이었어요.

SiteOwner

2018-06-07 20:42:53

요즘 경제사, 외교사 관련 책을 자주 읽다 보니 생디칼리즘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저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여러 사조에서 제안되고 인기를 끄는 이상적인 공동체는, 좀 거칠게 말하자면, 당시의 시대상, 사회상, 그리고 제안자들의 인식범위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설령 그것을 넘었더라도, 인간이 반드시 주어진 게임의 룰대로만 행동하는 존재가 아님을 간과하는 등, 이성에 대한 과도한 신뢰로 인한 역설적인 상황에 부닥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의 생디칼리즘은, 뒤집어 말하면 19세기 후반의 프랑스가 아니면 매력을 끌만한 요소가 그다지 없었다는 의미로도 통할 것입니다.


한자는 번거롭더라도 상용한자 1800자 정도만 알면 어지간한 경우에 다 통합니다.

그리고 사회인이 되어서 익히자 싶으면 그때는 정말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이 기회입니다.

콘스탄티노스XI

2018-06-19 16:28:56

음....생디칼리즘은 정반대로 극도의 실천주의라...단순 이성에 대한 믿음이라 보기엔 뭔가 설명이 부족한 행동이 많긴 합니다.


게다가 더 재밌는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같은 남유럽에선 좌우를 가리지 않고 생디칼리즘에 대한 신뢰가 상당했단겁니다(....) 스페인의 프리모 데 리베라가?제창한?우파적 생디칼리즘이었던 '국민 생디칼리즘'은 이후 스페인의 집권단체인 팔랑헤당이나 이탈리아 파시즘의 모태가 되기도 하였고....이후 서구권의 아나키즘 운동에서 이 생디칼리즘 운동의 정신을 받아들인 아나코-생디칼리즘은 현재에도 노동운동 내부에서 어느정도 영향이 있으니깐 말입니다. (스페인의 CNT는 이들의 절정이라 할 수 있곘죠.)

Board Menu

목록

Page 1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2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3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8
5895

오늘부터는 여행중입니다

1
  • new
SiteOwner 2024-11-21 9
5894

멕시코 대통령의 정기항공편 이용은 바람직하기만 할까

  • new
마드리갈 2024-11-20 15
5893

10세 아동에게 과실 100%가 나온 교통사고 사례

  • new
마드리갈 2024-11-19 17
5892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1
  • new
마드리갈 2024-11-18 40
5891

근황 정리 및 기타.

4
  • new
Lester 2024-11-17 60
5890

그럴듯하면서도 함의가 묘한 최근의 이슈

  • new
SiteOwner 2024-11-16 24
5889

이것이 마요나카 철도 사무국의 진심입니다!

4
  • file
  • new
마키 2024-11-15 61
5888

홍차도(紅茶道)

2
  • new
마드리갈 2024-11-14 32
5887

예금자보호한도는 이번에 올라갈 것인가

  • new
마드리갈 2024-11-13 28
5886

마약문제 해결에 대한 폴리포닉 월드의 대안

  • new
마드리갈 2024-11-12 38
5885

이번 분기의 애니는 "가족" 에 방점을 두는 게 많네요

  • new
마드리갈 2024-11-11 39
5884

방위산업 악마화의 딜레마 하나.

  • new
SiteOwner 2024-11-10 41
5883

"N" 의 안일함이 만들어낸 생각없는 용어들

  • new
SiteOwner 2024-11-09 43
5882

트럼프 당선 & 수능과 교육 이야기

4
  • new
Lester 2024-11-08 107
5881

있는 법 구부리기

4
  • new
SiteOwner 2024-11-06 70
5880

고토 히토리의 탄식

2
  • file
  • new
마드리갈 2024-11-05 47
5879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가는 건 일단 맞게 보이네요

3
  • new
마드리갈 2024-11-04 52
5878

중국의 비자면제 조치가 도움이 될지?

5
  • new
마드리갈 2024-11-03 80
5877

아팠던 달이 돌아와서 그런 것인지...

2
  • new
마드리갈 2024-11-02 51
5876

"임기단축 개헌" 이라는 그 이타주의

2
  • new
SiteOwner 2024-11-01 55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