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동안 약간 헛도는 느낌도 있었고 분량 채우기에 급급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밖에 일광욕(...)을 하러 나온 김에 도서관에 들렀다가 그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때그때 생각이 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아이디어들을 핸드폰(예전엔 수첩)에 적어두는 편인데, 이번 연재분도 핸드폰에 정리를 다 해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걸 까맣게 잊고 막연한 가닥만 머릿속에 있는 상태에서 글을 썼으니... 중간중간 얼개가 이상해질 수밖에 없죠.
현재 문제는 존과 레스터의 첫만남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지만, 그 '계기'라는 게 너무 무미건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삭제했지만) 당시 연재분에선 존과 마피아들끼리 총싸움을 벌이고 레스터는 그 부상자를 옮기는 역할을 맡았지만, 이제와서 보니 그 '선택된 이유'에 개연성이 부족하더군요. 다른 사람도 있는데 굳이 레스터를 콕 집어 맡긴 이유가 있을까? 나중에 '나만의 육감이 있다' 정도로 넘어가도 됐지만 그걸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그 부분 - 존이 레스터의 존재를 명확하게 인지하게 된 상황 - 을 다시 써야겠다 싶어서, 현재 연재분은 지워버렸습니다. 놔두고 조금씩 고쳐도 되긴 하지만, 그 바뀐 점을 알아채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그냥 깔끔하게 삭제하고 새로 쓰기로 했습니다. (아마 나중에도 계속 이러지 않을까 싶지만요)
p.s. 예전처럼 날림공사 하던 시절이 좋았는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적어도 그 때는 분량 구성 생각하지 않고 술술 풀어나갔으니까요. 지금은 보는 눈(???)이 있어서 그렇게 하진 못하지만;;;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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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마드리갈
2018-09-28 20:37:57
그러셨군요. 그래서 최근의 연재분을 삭제하신 거군요.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레스터님께서 여러모로 깊이 생각하신 데에 따른 결정이니까 그 결정을 존중하겠어요. 이것 또한 이용규칙 총칙 제1조와 제3조에서 규정하는 포럼의 기풍이니까요.
그러면, 다음에 새로이 연재될 부분을 기대해야겠어요.
Lester
2018-10-02 23:28:35
감사합니다. 엄청 크게 변하지는 않고, 좀 더 매끄럽게 바꿀 생각입니다.
SiteOwner
2018-10-01 18:31:19
즉흥적으로 할 때 성과가 잘 나오는 경우가 있는가 반면, 정도의 차이가 있더라도 어느 정도 최소한의 계획이 수반되어야 잘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소설 연재분은 장기프로젝트이다 보니 역시 계획을 따르는 편이 보다 낫겠지요.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Lester님의 판단을 존중합니다.
갑자기 사라진 최근 연재분이 아쉽긴 하지만, 다음에 더욱 보강되어 올라올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Lester
2018-10-02 23:28:52
보강이 될지 개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노력해 보겠습니다.
대왕고래
2018-10-08 21:21:22
설계하는 데 있어서 이전 것이 갈아치워질 때는 이전에 썼던 게 아까운 느낌도 들지만, 갈아치운 부분을 더 좋은 것으로 보강한다고 생각하면 절대 틀린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죠. 실제로 그게 맞고요.
사실 쉽게 하기는 힘든 선택이니만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였더라면 괜시리 미련을 갖고 삭제작업 없이 계속 붙잡고 있다가 일을 망쳤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