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가 짐을 챙겨 사무실을 나가려는 순간, 뜻밖에도 누군가가 문을 열어줬다. 레스터는 사람이 들어올 거라 생각하여 반사적으로 비켜섰지만,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사람이 아닌 총구였다. 그대로 굳어버린 레스터 옆으로 남자 여럿이 우르르 들어오더니 총을 꺼내들고 외쳤다.
"죽기 싫으면 그대로 대가리 처박아!"
그 말이 신호라도 된 듯 사무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일제히 머리를 숙였다. 한 남자가 그 압도적인 우위를 느끼며 걸어가려는 순간, 대장인 듯한 남자가 그를 말렸다.
"멍청한 놈! 무기 가지고 있는지부터 확인해!"
"죄, 죄송합니다!"
얼핏 프로같은 판단이었지만 명령하는 대장이나 행동하는 부하나 영 안 어울려 보였다. 어쨌든 부하는 신문사 직원들의 무장 상태를 확인하고는 한 명씩 복도 쪽으로 나와 엎드리게 했다. 레스터도 그들과 함께 바닥에 엎드릴 수밖에 없다보니 그들의 목소리만 들렸다.
"다 합해서 5명입니다."
"완전히 구멍가게로군."
푸미체는 가소롭다는 듯 비웃고는 인질들에게 말했다.
"자, 이 중에 디머 올레인이 누구야?"
"나요."
올레인이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서며 대답하자, 푸미체는 굉장히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서로 눈치만 보며 망설이고, 그래서 위협을 가하기 위해 한 명 정도를 괴롭힐 생각이었는데 전혀 아니었던 것이다. 그가 여전히 놀란 채로 물었다.
"진짜 너라고?"
"왜, 그럼 누구일 줄 알았나?"
"닥쳐!"
푸미체의 부하들 중 짐이 들고 있던 권총으로 뒤통수를 후려치자 올레인은 앞으로 비틀거렸다. 내심 대장에게 칭찬받기를 바라고 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푸미체는 도리어 짜증을 냈다.
"그만해, 짐. 내가 말하는데 끼어들지 말라고 했을 텐데?"
뒷골목에서의 일 때문에 제대로 미운 털이 박힌 모양이었다.
"죄, 죄송합니다."
"넌 돌아가면 두고 보자."
"흥, 오합지졸이군."
올레인이 뒤통수를 매만지며 일어서서 말했다. 푸미체도 이런 상황이 썩 나쁘진 않은 듯 올레인의 목숨 건 비아냥을 받아들였다. 손에 들고 있는 우지 기관단총 덕분이기도 했지만.
"그건 인정해. 우리 애들이 다 너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무슨 일로 오셨나?"
"왜 이러셔. 무슨 일 때문에 왔는지 잘 알 텐데?"
"워낙 적이 많은 입장이라서 잘 모르겠군."
올레인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언론계에서 다져진 백전노장의 자신감인지, 정말로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인지, 이도저도 아닌 허세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그것이 먹혀들어간 건지 푸미체는 그들만이 아는 사실을 깨우쳐 줬다.
"당신네가 말이야, 우리 조직이 관여하는 회사에서 벌어진 파업에 대해 기사를 썼지? 대개는 반가운 일이거든, 우리가 파업을 주도하는 쪽이니까. 그런데 이번엔 상황이 달라. 우리가 파업을 막아야 하는 입장이라고. 그런데 불난 집에 기름을 부으면 쓰나."
"있는 일을 없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맞는 말인데 우리가 곤란하거든?"
"그건 당신들 사정이지."
푸미체가 점점 언성을 높이는 데에 비해 올레인은 점점 침착해지고 있었다. 그 정도면 레스터도 알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살고 싶어서 오기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목숨을 내놓고 글을 쓰는 것임을. 푸미체도 그것을 인지했는지 우지 기관단총을 들어 올레인의 머리를 겨눴다. 최후의 카드였다.
"그럼 여기서 당신을 끝장내는 것도 우리 사정이겠군?"
"그렇다고 봐야지."
푸미체가 허세라고 판단하고 피식 웃는데 올레인도 마주 웃으며 말했다.
"이미 파업에 대해 기사를 썼는데 갑자기 그 기사가 뚝 끊기고, 더구나 편집장까지 살해당하면 보통 일이 아닐 거야. 오히려 다른 언론사들이 새로운 기사거리가 생겼다고 좋아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올레인도 자신의 카드를, 그것도 여러 장이나 내놓았다. 레스터는 계속 고개를 박고 있다가 몰래 고개를 들고 그 광경을 올려다봤는데, 알고 보니 인질이고 부하들이고 모두 그 설전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다. 푸미체는 냉정한 척하려 했지만, 말싸움에서 졌다는 치욕과 상황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데에 대한 분노가 얼굴을 뚫고 나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것을 반증하듯 우지 기관단총을 든 그의 손도 떨리기 시작했다. 순간 인질들 중 한 명이 외쳤다.
"안 돼!"
그 말이 신호가 된 듯 총성이 울리자 레스터는 저도 모르게 귀를 막고 눈을 감았다.
레스터는 조심스럽게 눈만 뜨고 상황을 살폈다. 총성이 연달아 들렸기 때문에 귀에서 울림이 멈추지 않자 보이는 것으로만 상황을 파악하는 수밖에 없었다. 인질 신세였던 잡지사 사람들은 둘 다 겁을 먹은 채 주저앉아 있었고, 아까 올레인에게 주제넘은 장난을 걸었던 고참 편집자는 기절한 듯 누워 있었다. 올레인은 종군기자 생활도 한 것인지 의외로 덤덤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의자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나중에야 눈에 들어왔는데, 앞에 새로운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습격자들의 부하 셋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대장인 듯한 남자가 누군가의 목을 잡고 머리에 우지 기관단총을 들이대고 있었다. 그리고 처음 보는 남자 하나가 그 인질범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서서히 청각이 돌아오자 레스터는 그들의 대화를 통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붙잡힌 남자가 말했다.
"죄송합니다, 형님."
"뭐가 죄송해, 이 바닥이 원래 이런데."
형님이니, 이 바닥이니 하는 걸로 보아 경찰은 아닌 것 같았다. 경찰이었다면 바깥에서 사이렌 소리와 '너희는 포위됐다'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을 것이다. 어쨌든 붙잡힌 남자와 새로운 남자가 잡담을 나누자 인질범이 분노했다.
"그렇게도 꼭 죽여달란 말이지?!"
당연히 존 휘태커John Whittaker는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동료인 링고 맥먼Ringo McMunn을 잡고 있는 푸미체가 빈틈을 보이도록 부추기고 있을 뿐이었다. 존은 푸미체가 맥먼의 머리에서 총을 떼고 자신에게 겨누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한 방 맞는 거야 운의 문제고, 적어도 맥먼의 목숨만큼은 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푸미체도 쉽게 말려들지 않았다.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카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리 마피아의 하급 간부라고는 해도, 존이 당장 방아쇠를 당기지 않을 만큼 냉철하지 못하다는 것 정도는 파악한 상태였다.
그렇게 대치 상태가 이어지자 뒤늦게 정신을 차린 올레인이 끼어들려고 했다.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르면 그대로 있어!"
푸미체가 올레인에게 외쳤다. 하지만 역시 총구도 시선도 돌리지 않은 상태였다. 이렇게 푸미체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했던 올레인의 시도도 무위로 돌아가자, 상황은 점점 더 긴박해졌다. 마침내 존이 결심한 듯 묘한 미소를 엷게 짓더니 맥먼을 불렀다.
"링기."
"네?"
"조금 따끔할 거다."
그 말을 듣자 맥먼은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눈을 감았다. 존도 그것을 보고 맥먼의 어깨를 노렸다. 푸미체의 몸까지 관통해서 제압한 후 곧바로 그의 머리를 쏠 생각이었다. 하지만 뭔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모두의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푸미체가 소리가 들린 쪽을 우악스럽게 돌아봤다. 주도권을 쥐고 있었는데 방해받아서 짜증난 모양이었다.
"어떤 새끼야! 너냐!!"
푸미체는 우지 기관단총의 총구를 레스터에게 돌렸다. 레스터가 존과 맥먼의 대화를 듣고 뭔가가 벌어지겠다는 것을 직감하고 긴장하다가, 실수로 실수로 유리컵을 건드려서 떨어트렸기 때문이었다. 레스터는 위험한 물건이 자신의 얼굴 앞에 나타나자 반사적으로 허공에 두 손을 들었다.
"아, 아니, 그게...!"
"뭐가 아니야, 뒤에서 날 노리려고 한 거잖아!"
"그런 게 아니라-"
레스터의 얼굴이 하얘졌다. 총도 총이지만 푸미체의 광기 어린 표정이 더욱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레스터는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는 것을 애써 무시하며 푸미체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푸미체는 이미 레스터의 말은 전혀 듣지 않고 있었다. 푸미체는 총구를 레스터에게 더욱 들이댔다.
"영웅 놀이는 끝났어!"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푸미체가 정작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다가서는가 싶었지만, 갑자기 눈이 돌아가더니 실 끊긴 인형처럼 쓰러졌다. 어느새 다가온 존이 개머리판의 푸미체의 목덜미를 제대로 내려쳤기 때문이었다. 존은 푸미체가 놓친 총을 발로 쳐낸 후, 케이블 타이로 그의 양손을 뒤로 몰려서 포박했다. 집중하지 않으면 못 알아챌 정도로 너무 빠르고 자연스러웠다. 작업을 끝낸 존이 레스터에게 말했다.
"당신, 제법인데?"
"그래요?"
레스터가 멍청하게 되물었다. 다리에 힘이 풀리는 바람에 어느새 주저앉아 있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존은 그 꼴을 보자 다 이해한다는 듯 씩 웃으며 손을 내밀었고, 레스터는 그 손을 잡고 겨우 일어섰다. 레스터를 일으킨 존은 이어 부상당한 동료에게 시선을 돌렸다. 맥먼은 인질범들과 접전을 벌이다 배에 총을 맞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 맥먼은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자신을 부축하는 존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저렇게까지 난사할 줄은..."
"그러게 넌 아래에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하지만 이래뵈도 둘이나 죽였습니다."
"그러면 뭐해, 네가 죽을 상황인데."
"전 괜찮으니 어서-"
맥먼은 일어서려고 했지만 고통 때문에 다시 주저앉았다. 올레인도 급히 다가오더니 말했다.
"일단은 고맙지만, 당장 병원으로 옮겨야겠군."
"저야말로 더 급한 일이 있습니다. 디머 올레인 씨가 맞으십니까?"
"그래, 날세.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짧게 말씀드리자면, 그 분께서 올레인 씨를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그 분이라니?"
"이 놈들과 반대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그는 권총 끝으로 푸미체 일당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지만 올레인은 더욱 신중하게 나갔다.
"자네가 이 놈들과 다르다는 증거는 있나?"
"잠시만."
그가 올레인의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이자 올레인의 안색이 변했다.
"그게 사실인가?"
"안 믿으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만, 어쨌든 같이 가셔야 합니다."
들고 있는 권총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데려가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올레인은 망설이다가 부상당한 맥먼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 친구는 어떻게 할 건가?"
"당연히 데리고 가야죠."
존이 맥먼의 어깨에 낀 팔에 힘을 넣으며 말했다. 하지만 맥먼이 말렸다.
"...얼른 가세요. 저 같은 건 그냥..."
"염병한다."
존은 깔끔하게 무시하고는 그를 일으켰다. 하지만 역시 무리였는지, 존은 레스터에게 소리쳤다.
"이봐, 당신! 좀 도와줘!"
레스터는 그 말에 정신을 차리고 달려와서 맥먼을 부축하는 걸 도와줬다. 그것을 보자 존은 레스터를 잠시 쳐다보다가 다시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흐흥, 괜찮은데?"
"뭐라고?"
무슨 의미인지 깨닫지 못한 올레인과 레스터가 동시에 물었다.
"아아, 별 거 아닙니다. 어쨌든 올레인 씨는 저랑 같이 가시고, 이 친구는 이 사람이 데려다 줄 겁니다."
"뭐라고?"
그들이 다시 동시에 되물었다. 그나마 상식이 풍부한 올레인이 먼저 반박했다.
"무슨 소린가, 당장 구급차를 부르지 않고."
"저희 나름대로 사정이 있어서요."
존은 의미 있는 눈짓을 보내며 대꾸했다. 당연히 경찰에게 쫓기면 곤란하다는 뜻이었다. 올레인도 무슨 말인지 알고 더 이상은 묻지 않았다.
(계속)
※ 2024-10-15 일부 내용 수정 (회색으로 표시) + 2024-11-17 추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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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는 기존 연재분과 똑같고, 중간부터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진행해야 레스터가 약간의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사건에 말려들면서 존이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어느 정도 개연성이 생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예전 내용보다 이게 더 낫습니다. 레스터가 약간 좀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는 모자란(?) 놈으로 묘사가 되었습니다만, 달리 어쩔 수가 있습니까(...) 애초에 소설이고, 또 오너캐일수록 굴리는 게 제맛인걸(...)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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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18-10-04 17:48:32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고, 레스터 리가 사건과 어떤 접점을 갖게 되어 어떻게 말려드는가가 이전보다 자연스럽게 묘사되었어요. 그래서 이전에 올려주신 회차보다 더욱 매끈하게 되었어요. 잘 읽었어요.
저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침착하게 행동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작중의 디머 올레인조차도 저런 상황인데, 레스터 리가 저렇게 상황판단이 안되고 어리버리한 상태가 안 되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긴박한 상황, 그리고 그 상황이 만들어낸 접점에 다음편이 기대되고 있어요.
Lester
2018-10-05 03:29:25
초안도 제법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첫만남치고 갑자기 협력하는 게 너무 뜬금없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정도 말이 되게 하려고 '레스터가 의도치 않게 나선 것으로' 했는데, 레스터가 의도적으로 개입한 것이 아니니만큼 나중에 이 부분을 좀 더 다듬어 볼 생각입니다. 분명히 도움을 준 것은 레스터지만, 실제로 '뒷세계'로 끌어들인 건 존이었다는 식으로 써보려고요.
SiteOwner
2018-10-04 22:07:35
좀 더 자연스럽게 접점이 생겼군요. 좋습니다.
지엽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총격이 일어난 직후의 올레인의 묘사는 약간 간결하게 처리해도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해당 부분은 여기입니다.
"올레인은 종군기자 생활도 한 것인지 의외로 덤덤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도 사람인지라 잠깐 넋이 나가 있었다고 했다."
이 부분의 경우 서술자가 직접 개입하였을뿐만 아니라 시점이 갑자기 사건 이후의 시간으로 옮겨져 버려서, 독자에 따라서는 살짝 의문을 표시할 수도 있습니다. 과연 이 소설의 서술자는 오래전 일을 회고하는 것인가, 현재나 가까운 과거의 상황하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인가 하고...
저는 소설의 서술자가 후자의 입장에 있다고 보는 편이라서 이렇게 다듬어 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주관인 점을 감안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이것을 권고하는 게 아님을 밝힙니다.
"종군기자 출신이라던 올레인은, 일견 덤덤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라 다리에 힘이 빠진 것 같은 모습에, 표정 또한 잠깐 넋나간 듯한 게 역력했다."
Lester
2018-10-05 03:34:55
말씀하신 부분은 제 실수가 맞아서 일단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머릿속에 있는 막연한 내용을 글을 쓸 때 풀어내다 보니 생각치 못한 오류가 종종 등장하네요. 다만 시점 문제는 제가 의도한 게 맞습니다. 굳이 '나중에 (레스터가) 듣기로는' 이라고 쓴 이유는 실제로 그걸 물어보는 장면을 지금이든 나중이든 넣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원래 뭐랄까, 삼국지연의나 페이크 다큐멘터리처럼 '실제로 있었던 일을 다루는 듯한 역사서' 느낌을 내고 싶었던 것도 있지만 '그럼 그 역사서를 읽는 건 누구인가' 하는 문제가 남기 때문에 그 부분은 빼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