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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소개드린 코론바 글에 올려두었던 시바마타라는 곡이 있었죠.
그 곡을 듣다가 연관영상에 왠 버츄얼 유투버의 시바마타 아카펠라 연주가 있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OHtag9PHv4Y
바로 이거였죠.
목소리가 귀여우신 여성분(?)이 직접 화음을 넣어가면서 부르시는데 꽤나 좋더라고요. 원곡만큼이나 좋은 아카펠라였어요.
그래서 관련 영상을 찾아봤었죠.
https://www.youtube.com/watch?v=f7vWVobz0UQ&vl=ja
이것이 해당 유튜버의 첫 영상이자 자기소개 영상입니다. 정보를 정리하자면...
- 이름 : 버츄얼 집사 Cecilia
- 주된 장르 : 1인 아카펠라
- 성별 : 남성
좀 많이 놀랬습니다. 그러니까 저 시바마타 영상이, 여자가 화음 넣으면서 가끔 낮은 목소리를 낸 게 아니라, 남자가 가끔 자기 목소리 내면서 일부러 높은 음으로 화음을 넣었다는 거에요.
아무튼 꽤나 잘 부르시는지라 요즘 심심할 때마다 이 분의 아카펠라 영상을 찾아서 듣고 있습니다.
아래는 일부 소개입니다. 사실 활동한 지가 이제 반년을 조금 넘으셨다보니 영상이 다른 버츄얼 유투버만큼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하나하나가 좋은 영상들이에요.
https://www.youtube.com/watch?v=E4sti6J5uOI
うみとまもののこどもたち라는 게임의 보스 배틀 곡. (원곡)
처음 부분 들을 때마다 저게 남자가 올라갈 수 있는 음역대라는 게 신기하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4GUUtT7yxMo
포켓몬스터 불가사의 던전 시간의 탐험대 디아루가전 BGM입니다. (원곡)
원래 해당 게임 최고의 명곡으로 뽑히던 곡인데, 이 곡도 원곡에 지지 않는다는 느낌이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Zk8sxYZChr4
마모루군은 저주받아버렸습니다!의 BGM?Karakuri Spirits입니다. (원곡)
원곡과는 다른 느낌이지만, 그래도 저는 좋네요.
이외에도 좀 있습니다만, 이 정도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나머지는 Cecilia씨의 유튜브 채널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좋은 감상하셨으면 하네요.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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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마드리갈
2018-10-15 15:55:25
역시 세계는 넓고 재미있는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많아요.
소개해 주신 버츄얼 집사 Cecilia도 그런 경우겠죠.
정신없이 듣고 있다가 시간이 많이 흐른 걸 이제서야 알아 버렸네요. 한 목소리로 저렇게 여러 파트를 구사해서 음악을 만들어 버린다니, 굉장해요!!
사실, 남성이 여성의 음역을 내는 경우는 많이 있어요. 이탈리아에서는 아예 가성을 내서 여성의 알토 음역을 구사하는 팔세토(falsetto) 및 미성의 남자아이를 2차성징 발현 전에 거세하여 남성의 폐활량과 여성의 고음역을 양립시킨 카스트라토(castrato)가 있었어요. 카스트라토는 18세기가 끝날 때까지 대유행했지만 인권침해 등의 문제가 심각해서 결국 바티칸 교황청에서 공식적으로 카스트라토를 폐지했어요. 역사상 마지막 카스트라토는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모레스키(Alessandro Moreschi, 1858-1922). 그의 음성은 여기에서 들을 수 있어요.
영국에서는 오늘날에도 합창음악에서 알토 음역은 남성이 팔세토를 구사하여 담당하고 있어요. 특히 이런 음역의 성악가를 카운터테너라고 하는데, 그 카운터테너를 세계적으로 알린 인물은 영국의 성악가 알프레드 델러(Alfred Deller, 1912-1979). 그의 목소리는 여기서 들을 수 있어요. 헨델의 오페라 소자르메(Sosarme)에서 엘미라와 소자르메가 결혼을 약속하는 장면의 아리아인 Tu caro sei il dolce mio tesoro(그대, 감미로운 나의 보물).
간혹 오페라에서 특정 캐릭터의 경우 여성이 남장을 하고 출연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것은 과거 카스트라토가 성행했을 때의 유산인데, 위에서 인용한 바로크 오페라만 그런 게 아니라, 글루크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에서의 오르페우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에서의 케루비노 등의 배역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어요. 간혹 카운터테너 남성이 그 배역에 나와서 충격을 주는 경우도 있긴 있어요.
남성이 고음을 구사하는 경우에는 드물게 남성 소프라노도 있어요. 라두 마리안(Radu Marian, 1977년생)이 그런 사례. 공연 영상을 보면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더빙했나 하는 착각 또한 일어나기 마련이죠.
SiteOwner
2018-10-20 17:18:25
어떻게 이런 재미있는 뮤지션들을 찾아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이번에도 대왕고래님 덕분에 음악세계가 넓어져서 좋습니다. 그리고 재미있게 잘 듣고 있습니다.
버츄얼 집사 Cecilia의 작품을 들어 보니, 인간의 목소리야말로 가장 완벽한 악기라는 말,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의 인본주의의 성립 이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기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아름답기에 인간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게다가 저걸 혼자서 다 했다는 것에 놀라움을 느낍니다.
위에서 동생이 카운터테너, 카스트라토 관련으로 이야기를 상세히 해 두었으니 전 이걸 이야기해야겠군요. Cecilia에 대해서.
성 세실리아는 2세기 로마시대의 인물로, 로마 가톨릭 미사에서 기념되는, 동정녀 마리아를 제외한 7명의 여성 중의 1명. 그리고 음악의 후원자로서 기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후대의 음악가들은 성 세실리아를 기념하는 다양한 악곡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헨리 퍼셀(Henry Purcell, 1659-1695)의 성 세실리아 축일 송가(Ode on St. Cecilia) 같은 작품. 그 중 오라, 예술의 아들들아(Come, ye sons of art away)는 아주 산뜻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주는 위대한 한 곡입니다. 바로 들을 수 있는 유튜브 링크를 소개해 드립니다.
또한 이탈리아 로마 소재의 국립음악학교의 이름에도 세실리아가 들어가 있습니다. 1585년, 당시 교황 식스투스 5세가 설립한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Accademia Nazionale di Santa Cecilia).
대왕고래
2018-11-04 01:01:46
확실히 자기 자신을 악기로 만든 놀라운 사람이죠, 저 분은. 대체가 말이 안 되는 음역대이니...
한명의 아티스트에서 연관되는 이야기들이 의외로 깊네요. 여러 음역대 성악가와 그에 대한 이야기, 다른 여러 세실리아들... 잘하면 하나의 사전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몰라요. 지식의 트리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죠.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