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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관련으로 여러 가지가 생각났길래 일단 써 봅니다.
회상에 의한 것이라서 정보에 한계가 있음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PC 브랜드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과거 인터넷이 없고 PC통신은 전국에 사용자가 겨우 수만명이었던 그 시절, 월간 컴퓨터잡지나 어쩌다 구할 수 있었던 회사 발간의 카탈로그 등이 어떤 컴퓨터가 구입가능한지를 알 수 있었던 매체였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브랜드 몇 가지를 열거해 보면 대략 이런 게 기억납니다.
일단 국내계 브랜드로는 이 정도.
- 삼성전자 - SPC 1000/2000/3000 등, SPACE, 알라딘, SENS 등
- 금성사(현 LG전자) - PC파트너, 한글랩탑, 심포니, XNOTE 등
- 대우통신 - 프로엘리트
- 대우전자 - X2(8비트 MSX), IQ1000(16비트 XT)
- 아프로만 - 한국일보 발행 월간지 학생과학의 독자행사 경품 협찬업체
- 달리만듦 - 컴퓨터세대 등의 잡지에 텍스트 형식의 광고를 낸 업체로, 타 브랜드 대비 평균 25만원 정도 높았음
- 라스트 컴퓨터 - 1990년대 전반의, 검은색 본체케이스 및 고품질로 꽤 유명했던 브랜드
- 선경컴프라자 - 세진컴퓨터랜드 이전에 등장했지만 별 존재감 없이 퇴조
- 세진컴퓨터랜드 - 공격적인 점포확장으로 선풍을 일으켰지만 구체적인 판매모델은 기억나지 않는 상태
- 삼보컴퓨터 - 체인지업, 에버라텍 등
- 뉴텍컴퓨터
- 오케스트라
외자계 브랜드는 이 정도가 생각납니다.
- 매킨토시 - 미국 애플의 제품군은 과거 엘렉스컴퓨터를 통해 국내판매
- 에이서 - 대만 에이서의 트래블메이트 노트북 제품군
- IBM(현 레노버) - IBM 씽크패드(한때는 LG-IBM 씽크패드도 존재)
- NEC - PC9801(용산 별백컴퓨터라는 총판에서 취급했다고 잡지에서 읽은 적 있음)
- HP - 한때 삼성휴렛팩커드(SHP)라는 합작법인 시대가 있었음
- 게이트웨이
- 제니스
- MiTAC
- 소니 - HITBIT
- 왕 컴퓨터 - 1993년작 미국 영화 Dave에서도 언급되는 브랜드
- 올리베티 - 당시 존재를 알고 있었던 유일한 이탈리아 PC 브랜드
그리고 또 생각나는 것으로는 옛 학교의 컴퓨터실 사정.
하여튼 컴퓨터는 어디에서 사 모았는지 많긴 많았습니다. 처음으로 접한 게 아직 국민학교 취학전이었던 1983년이었고, 그 동네가 열차는 비둘기호밖에 서지 않는데다 버스도 하루에 몇 번 없는 외진 곳이지만 한 학년에 한 반만 있던 국민학교에 컴퓨터실이 있었고, 모노크롬 모니터, 테이프드라이브를 장비한 키보드-본체가 일체형의 MSX 8비트 컴퓨터가 일단 10여대 정도는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의 컴퓨터실의 컴퓨터는 늘 반 정도는 꼭 고장이 나서 쓸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대학 때에도 일단 신입생 때 그랬는데 복학해 보니 컴퓨터실의 컴퓨터 중 고장나 있던 것은 10대에 1, 2대 가량.
이렇게 돌아보니 세월이 정말 무서운 속도로 바뀌었다는 게 실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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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대왕고래
2018-11-04 01:25:16
세상이 너무 빠르죠. 예전만 해도 스마트폰같은 기기는 생각도 못했는데 이제는 그냥 일상이 되어버렸죠.
AI가 달린 스피커가 단돈 5만원에 팔린다는 말을 듣고 놀랬어요. AI라는 거 이전에는 SF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거 아니었나요? 그런 게 이제는 완전 일상품이 되어버리다니...
더 놀라운 건 이전에도 컴퓨터 브랜드가 많았다는 것. 제가 컴퓨터에 대해서 잘 모르기는 하는데, 이전보다 더 많은 거 아닌가요? 아님 요즘도 저렇게 많은가요?
마키
2018-11-04 04:22:53
로봇만 해도 2000년대에 혼다가 비장의 걸작 아시모를 공개했을때는 두 다리로 걷는 인간형 로봇이라는 그?존재 자체가 테크놀로지 퍼포먼스의 극치였지만 지금은 이족보행 기능은 휴머노이드 타입에겐 거의 당연시되는 기능으로 취급되고 있고, 가정에서도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자연스럽게 학습하는 AI가 딸린 가정용 이족보행 로봇조차 백만원대 돈이면 손쉽게 장만할 수 있는 위치까지 내려왔죠.
그 옛날에 보이저 심우주탐사선을 설계해 띄워보내고, 그 보이저에 탑재된 컴퓨터는 지금으로선 휴대용 게임기보다도 단순한 기술력과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고, 60년대 당시엔 첨단공학의 최정점이었던?새턴 V 로켓이나 스페이스 셔틀이 이제는 구 시대의 유산으로 취급되는 현실이죠.
SiteOwner
2018-11-07 21:38:54
확실히 세계의 변화가 빠르다는 게 실감납니다. 벌써 4반세기 전과는 트렌드도 브랜드도 판이하게 달라져 있으니...
사실 컴퓨터 브랜드는 예전이 더욱 많았습니다. 여러 업체들이 경쟁하다가 파산, 인수합병 등으로 사라진 것이지요. 게다가 오늘날과는 다르게 기술방식이 완전히 다른 경우가 많았다 보니 더욱 양상이 복잡했습니다. 당장 PC의 기술방식만 하더라도 IBM PC 호환기, 맥, 아미가, MSX, PC98 등이 난립하였고, 저장장치 또한 카세트테이프, 8인치디스켓, 5.25인치 디스켓, 3.5인치 디스켓, 집드라이브, 하드디스크 등 폼팩터도 천차만별인데다 연결 인터페이스 또한 MFM, RLL, ESDI 등 요즘은 이름조차 있었는지 모를 것 투성이었습니다.
사라진 브랜드 중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일단 완성품 PC 브랜드만 하더라도 IBM(레노버로 매각),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이서로 매각), 컴팩(HP로 통합), 히타치(PC사업부 자진폐쇄), 캐논(PC사업부 자진폐쇄), 샤프(2010년 PC사업부 폐쇄 이후 도시바의 PC사업부 매수, 단 존속 브랜드명은 도시바), 지멘스(일본 후지쯔와의 공동법인인 후지쯔지멘스로 존속해 있다가 지멘스 측이 지분을 전량매각) 등이 사라졌습니다.
컴퓨터 부품 브랜드로는 퀀텀(맥스터로 매각), 맥스터(시게이트로 매각), ID테크(IBM 일본법인과 소니의 합작, 해산), 엘피다(마이크론으로 매각) 등이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