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썼던 글인 종이신문을 읽는 여자의 제목을 유용하여, 이번에는 2018년 여행 중 읽은 신문 이야기를 할께요.
제목의 유래는 이전 글에서와 마찬가지로, 유래는 마츠모토 세이쵸(松本清張, 1909-1992)의 1957년작 단편소설 지방신문을 사는 여자(地方紙を買う女).
읽은 신문은 아사히신문(朝日新聞), 일본경제신문(日本経済新聞) 등의 여러 종류.
신문을 읽다가 상당히 유용한 지식도 얻게 되면서 문장을 읽는 속도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되네요.
유용한 지식으로서는 이런 것들이 대표적.
트럭, 버스 등의 대형자동차의 타이어가 떨어져서 대형 인명사고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주로 왼쪽 뒷바퀴가 분리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이유인즉 도로는 원활한 배수를 위해 가운데가 높고 좌우 끝부분이 낮은데, 자동차가 좌측통행하는 일본에서는 왼쪽으로 자동차가 기울기에 왼쪽 바퀴에 하중이 많이 걸리게 되고, 뒷바퀴가 구동축에 연결되어 있다 보니 힘을 많이 받아서 체결된 바퀴가 상대적으로 풀리기 쉽다고 하네요. 이것을 우측통행인 우리나라에 대입하게 되면 대형자동차의 오른쪽 뒷바퀴의 분리사고를 조심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요. 앞으로 운전을 할 때 이런 점을 꼭 염두에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어요.
또 다른 것 중의 하나는 북해도 지진에서 생각해 봐야 할 전력수급구조.
초유의 블랙아웃 사태는 소수의 발전소에 집중하는 구조가 저렴한 전기료에는 공헌했지만 하나가 마비되면 큰 차질이 생기게 되고, 특히 인구 과소지역인 북해도는 한 화력발전소가 북해도 전체 전력수요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번 지진에 피해를 입자 그대로 광범위한 정전사태로 이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어요. 사실 전력수급방식에 정답은 없지만,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급원의 다양화, 신뢰성의 강화 등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점만큼은 확연히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네요.
문장을 읽는 속도가 이전보다는 50% 정도는 빨라진 것 같네요.
세로쓰기 신문의 1단을 읽는데 이전에는 1분은 걸렸는데 요즘은 30초 정도로 충분.
독서속도가 이전부터 빠른 편이긴 했는데 요즘은 그게 더욱 가속되어서 스스로도 놀라고 있어요.
덕분에 활자매체를 더욱 능률적으로 재미있게 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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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앨매리
2018-11-10 13:55:18
저도 옛날에는 집에 배달되는 신문을 자주 읽었는데, 신문에 올라오는 기사 다수가 맞춤법을 잘 지킨 덕분에 외국에서 오래 생활했더도 국어 성적이 제법 좋게 유지되어서 신문 덕을 톡톡히 봤죠. 다만 중세국어처럼 전혀 문외한인 부분에서는 그냥 침몰해버리지만요...
재미있거나 유용한 기사를 발견하면 잘라서 스크랩하는 재미도 있었죠. 나중에 스크랩해야지~ 하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신문을 버린 걸 알고 땅을 치며 후회했던 적도 제법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신문 구독을 끊고 기숙사에 들어가면서 5년 넘게 신문 구독과 영 인연이 생기질 않다보니 최근 들어 문장 읽는 속도가 많이 느려진 것 같습니다.
마드리갈
2018-11-11 02:02:52
신문은 좋은 교재죠. 언어 그 자체로도, 수록된 내용으로도, 시대상을 보여주는 지표로서도. 요즘의 국내 신문은 국립국어원의 잘못된 어문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터라 그건 그것대로 문제이긴 하지만요.
중세국어는 정말 어렵죠. 그 시대와 지금은 말이 달라도 너무 다르니...사실 그건 어느 나라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중세영어만 하더라도 엄청나게 달라져서 이게 영어가 맞는가 싶기도 하죠. 대표적인 것으로 여름이 왔다(Sumer is icumen in)라는 13세기 영국의 노래. 가사를 알아듣기란 아예 불가능하고, 근현대 영어와는 너무나도 달라서 가사를 읽어봐도 이게 영어가 맞는가 싶은 생각만...
저도 한때 스크랩을 좋아했는데, 그 결과가 통채로 소실되어 지금 다시 생각나는데도 속이 좀 쓰려 오네요.
앨매리님께서 느끼셨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