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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POLITAN] #1 - The Headliners (完) ※

Lester, 2018-12-30 01:42:20

조회 수
183

The Headliners - 헤드라이너(신문의 표제를 다는 사람, 혹은 인기 배우를 뜻함)




레스터가 눈을 떴을 무렵에는 해가 이미 중천에 떴는지 밖이 매우 밝았다. 어제의 사건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이다 보니 늦잠을 잔 모양이었다. 레스터가 비몽사몽한 채로 고개를 드는데 낯선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드디어 일어나시는구만."

목소리는 의자 쪽에서 들려왔다. 하지만 창 밖의 햇빛을 등지고 있었거니와, 레스터는 안경이 없으면 장님이나 마찬가지라 의자가 말하는 것인지 정말 누가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레스터는 자기 전에 늘 안경을 놓아두는 근처 책상으로 손을 뻗었지만 아무것도 집히지 않았다.

"얘기 좀 하자. 오랫동안 기다렸거든."

"안경 먼저 주시죠."

레스터가 눈의 초점을 맞추느라 오만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햇빛 덕분에 색깔까지는 구별할 순 있었지만 정확한 형체를 알아볼 순 없었다. 괴한은 애완동물에게 장난감을 보여주듯 뭔가를 쥐고 흔들었다. 딱 봐도 레스터의 안경이 분명했다. 얼핏 웃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했잖아. 내 사정도 좀 봐 줘."

괴한의 말투에서는 기묘하게도 장난과 압박이 동시에 느껴졌다.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험상궃은 삼촌이 어린 조카에게 장난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어제 들어본 목소리이기도 했다. 레스터는 그 괴한이 존임을 직감하고 가만히 있기로 했다. 어제 존이 자신과 사무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무쌍을 펼친 것이 기억나기도 했지만, 이렇게 찾아온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레스터가 조용해지자 존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착하지. 어제 내가 준 수고비는 잘 챙겼겠지?"

"수고비?"

레스터는 어제 있었던 일을 천천히 떠올렸다. 수고한 일이라면 존의 동료였던 맥먼을 리로이인지 로리인지 하는 의사에게 데려다 줬던 것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의사에게 돈을 받았던 것도 기억났다. 그 의사가 처음이냐고 되물었던 것도 기억났다. 존은 그 의사와 친한 사이이고, 어제처럼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자기 대신 데려다 주는 사람이 있으면 대신 수고비를 내달라고 부탁했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레스터는 일부러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너무 많이 알거나 머리가 잘 돌아가도 위험하다는 것을 이런저런 작품에서 많이 봤기 때문이었다.

"네, 받았죠. 그거 다시 찾으러 오신 겁니까? 저 점퍼 안에 들어 있어요."

"뭐하러? 수고비라고 했잖아. 나 돈 많아, 이래뵈도. 못 믿겠지만."

존은 다소 과장스럽게 어깨를 으쓱했다. 웃음으로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는 은근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이게 존이 평소에 이야기하는 스타일인 듯했다. 레스터도 그런 태도가 싫지는 않았다. 아니, 이렇게 일방적으로 휘둘리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고마웠다. 최소한 나를 해치려고 온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바로 느낄 수 있었으니까. 그래도 가능하다면 레스터는 대등한 상황에서 얘기하고 싶었다. 레스터는 침대에서 일어나 제대로 앉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만, 저 지각해서 출근해야 하거든요. 그러니 안경 좀 주시겠어요?"

"말 놓고 편하게 말해. 그리고 출근? 그 출판사? 거기 불났어."

"응? 아니, 네?"

레스터는 놀라서 반말과 존댓말이 자연스럽게 섞였다. 아까부터 존이 가볍게 말하다보니, 어디까지가 농담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제 자신을 구해줬던 존이 직접 와서 알려준 것을 보면 거짓말은 아닐 터였다. 레스터에게 중요한 물건들 중 하나인 안경을 미리 슬쩍해서 상황의 주도권을 쥔 것도, 일부러 놀리려고 그런 것은 아닌 듯했다. 존은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 마피아 놈들이, 지들 부하가 잡혀간 걸 알고 보복이랍시고 그랬나 봐. 경찰이 조사하려고 했는데도 말이지. 간이 큰 건지, 대가리가 돌로 만들어진 건지 원. 아, 하지만 올레인 씨는 무사해. 너희 편집장 말이야. 그런 일 때문에 대피시킨 거니까."

얘기를 듣는 동안 레스터는 어제 겪었던 일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 난리, 그 언성, 그 총구... 정신없이 돌아와 자면서 꿈이었구나 싶었는데, 그게 사실이라니 믿기지가 않았다. 안개 속에서 유일하게 의지하던 나침반이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이 다음에 무엇을 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하나도 생각나지가 않았다. 그래서 레스터는 가장 간단한 것부터 해내기로 했다.

"저기요, 아니, 저기... 잠이 덜 깨서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안경부터 주면 안 돼?"

"왜? 안경 끼고 세수하려고?"

틀린 말은 아니었다. 레스터는 존이 권하는 대로 세수하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찬물로 세수를 하자 레스터는 비로소 머릿속이 맑아져서 제대로 판단할 수 있었다. 한편으론 두려움도 엄습했다. 직장에 불이 나서 실업자가 됐다는 건 아무래도 좋았다. 직장이야 다시 찾으면 되니까. 하지만 늦잠을 자지 않고 정상적으로 출근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하니 아찔했다. 게다가 존이 어떻게 레스터의 집을 알아내서 찾아왔는지도 알 수 없었다. 뭐 어제처럼 마피아들을 찾아내서 구하러 온 것을 보면, 레스터의 집을 찾아내는 것 정도는 식은 죽 먹기일 것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직접, 그것도 아무런 소리도 흔적도 없이 레스터의 방에 앉아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도저히 유추할 수가 없었다. 올레인 편집장님을 피신시키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던 건가? 레스터가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쉽사리 방으로 돌아오지 않자, 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해? 안경 안 찾아갈 거야?"

레스터는 빠르게 생각을 정리했다. 최대한 사실인 듯한 요소들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존의 실력으로 보건대, 존은 마음만 먹으면 레스터를 죽이고 왔을 때처럼 귀신같이 사라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굳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레스터의 직장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친절하게 알려준 것을 보면, 해코지하려고 찾아온 것 같지는 않은 듯했다. 레스터가 심호흡을 하고 방에 들어와 보니, 존은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안경을 대체 뭘로 만든 거야. 하나도 안 보이네."

레스터의 안경을 써 본 모양이었다. 불평할 만도 했다. 보통 도수가 높은 물건이 아니었으니까. 그걸 보자 레스터는 피식하려던 걸 억지로 참았다. 이 사람이, 어제 출판사에 쳐들어와서 마피아 일당을 제압하던 그 사람인가? 레스터는 존이 내미는 안경을 건네받아 끼고 침대에 앉았다. 맞은편에 앉아 있던 괴한이 어제 만났던 존임을 비로소 확인할 수 있었다. 어제에 비하면 소탈하다 못해 부랑배같은 차림이었지만, 눈빛과 몸 곳곳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은 여전했다. 존은 품에서 수첩을 꺼내더니 읽었다.

"레스터 리, 프리라이터에 번역가 일을 좀 하고, 택시기사 노릇도 좀 하고... 어쩌구저쩌구..."

존은 수첩을 읽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

"어라? 이 즈음에서 놀라야 하는데? 예상했어?"

"그럭저럭. 보통 사람이 아니란 건 알았지."

"호오."

존은 살짝 놀랐는지 수첩을 도로 품 안에 집어넣고는 자세를 고쳐앉았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레스터는 괜히 그렇게 대답했나 싶어 후회했다. 날 죽일 핑계를 끄집어 내려고 했던 걸까? 저 허름한 옷차림 어디서 갑자기 총을 뽑아드는 걸까? 레스터가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데 존이 다시 입을 열었다.

"어제도 그렇지만 오늘 말하는 걸 보니 더더욱 마음에 들어. 부상자를 우선하는 따뜻한 마음씨에, 딱히 딴 사람한테 발설하지 않은 입단속에, 잡지사에서 진실을 추구하는 신념까지."

존은 발로 바퀴의자를 당겨 레스터에게 다가오더니 물었다.

"혹시, 탐정 같은 거 관심 있냐?"


결국 레스터는 피식 웃고 말았다. 질문도 질문이지만 이 상황이 너무 황당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장면이야, 탐정이나 해결사를 다루는 소설이나 다른 창작물에서 많이 보기는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정말로, 그것도 나한테 일어난다고? 나는 그저 나를 구해준 사람의 동료가 다쳤기에 도리를 다한 것 뿐인데, 그게 이렇게까지 이어지기도 하나? 아무리 예측할 수 없는 게 우리네 인생사라고는 하지만, 레스터는 본인의 인생이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존도 따라서 웃으며 말했다.

"그래, 좀 뜬금없지. 하지만 이 바닥이 대체로 그래. 다들 사연 많거든. 그걸 떠나서, 너한테도 나쁜 제안은 아닐 거다."

"왜?"

"그러면, 마피아한테 쫓기며 도망다니고 싶어?"

그 말을 듣자 레스터의 얼굴에서 웃음이 싹 사라졌다. 레스터는 아까처럼 농담을 하는 건가 싶어 존을 쳐다봤지만, 존도 웃음을 뚝 그치고는 마주 바라보기만 했다. 그 반응을 보고 레스터는 존의 말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아무리 봐도 웃을 일이 아니었다. 레스터가 다급히 물었다.

"아니, 잠깐만. 애초에 편집장을 노린 건데 왜 나를...?"

"나야 모르지. 하지만 편집장이 어디로 갔는지 알아내겠다고 전 직원을 찾아가 족칠지도 몰라. 너네 회사 불난 거 보면 답이 나오잖아?"

"그래도, 그렇게까지 할까."

"싫으면 그만두고. 장례식장에서 보자구."

존이 즉각 의자에서 일어서자 레스터가 얼른 불러세웠다.

"잠깐만!"

"왜, 생각이 바뀌었나?"

"애초에 하나부터 열까지 말이 안 되잖아! 어제는 다짜고짜 부상자를 병원에 데려다 주라고만 하면서 아무것도 안 알려주고, 오늘은 갑자기 쳐들어와서 직장도 목숨도 잃게 생겼으니 협력하라고 하는데, 뭘 어떻게 생각을 해!"

레스터가 다급하게 말했다. 어제 푸미체가 자신에게 총을 겨눴을 때처럼 다시금 생사의 선택을 강요당하자, 살기 위해서 입이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그렇게 말해놓고 레스터는 너무 언성을 높였나 싶어 입을 다물었다. 존이 뭐라고 하기 이전에, 여유를 부릴 처지가 아니기도 했다. 하지만 레스터의 생각과 달리, 존은 레스터의 얘기를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존은 가만히 있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그렇네."

그리고 존은 뭔가 생각하는지 입을 다물었다. 불편한 침묵이 이어지자 레스터는 존의 눈치를 살폈다. 화난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어떻게 해야 레스터에게 농담 같은 것 없이 진지하게 말할지 생각하는 듯했다. 마침내 존이 입을 열었다.

"사실, 마피아가 너 찾아다닌다는 건 뻥이야. 이런 말하기 그렇지만, 너는 마피아가 노릴 정도의 거물은 아니거든. 하지만, 그 잡지사에 불이 난 건 진짜다? 마피아답지. 조폭이란 어떻게든 자존심을 잃지 않으려고 하거든."

"다른 사람들은?"

"너랑 비슷한 이유 때문에 멀쩡해. 마피아 놈들이 노리는 건 편집장 한 명이었으니까. 뭐 건물을 날려버렸으니 당분간은 나불대지 못하겠구나, 하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그 놈들 속을 내가 어떻게 알겠냐마는."

"그런가."

레스터는 그제서야 안심하며 어깨가 축 늘어졌다. 마피아가 노릴 정도의 거물은 아니라는 평가가, 오히려 너는 애초에 죽을 운명이 아니었다는 예언처럼 여겨졌다. 존은 그런 레스터를 가만히 지켜보다가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래? 나쁜 제안은 아니지? 최소한 도망다니진 않게 해줄게."

어제 존이 보여준 실력을 감안하면, 이는 분명한 사실이었다. 오히려 레스터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고도 할 수 있었다. 거기에 생각이 다다르자, 레스터는 지금 존이 얼마나 진심인지 느낄 수 있었다. 아까 분위기를 풀려고 했던 농담이나 다소 냉혹하게 털어놓는 사실과는 전혀 다른 진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존이 이렇게까지 찾아와서 제안하는 '이유'를 '이해'하기엔 부족했다. 그래서 레스터는 존에게 물었다.

"왜 하필 나야?"

"'왜 하필 나야?' 다들 그렇게 말하지. 그런데 '이 바닥이 그렇다'라고밖에 할 수가 없어. 구걸하던 거지가 돌아가다 개똥을 밟든, 백만장자가 주식으로 떼돈을 날리든 다 자기만 재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그거는 운이잖아. 이거는 선택이고."

"선택... 선택이라..."

존이 다시 묵묵히 생각에 잠겼다. 아까와는 차원이 다르게 고민하는 것이, 레스터의 대답이 정말 의외였던 모양이었다. 존의 얼굴에서 오만가지 감정이 스쳐가는 것처럼 보이는 게, 과거의 경험을 하나하나 꺼내가면서 판단하는 듯했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레스터는 그저 존이 대답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존이 긴 침묵을 깨고 말했다.

"나한테 필요한 능력이, 너한테 있어서 그래. 이 정도면 대답이 될까?"

"어떤 능력?"

"그거는 같이 일해보면 알게 돼. 아, 물론 위험하지 않은 쪽에서 말이야. 위험한 건 나한테 맡기라고."

존이 다시금 강조했다. 뒤집어 말하면 위험하지 않은 것은 레스터에게 맡기겠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해석하니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스터는 확인하고 싶어서 물어봤다.

"뭐 경찰처럼 나는 알아보고, 너는 잡아오고, 그런 관계인 건가?"

"바로 그거야. 어떻게 설명할지 난감했거든. 천재인데?"

존이 순진한 반응을 보이자 레스터가 피식했다. 대충 어떤 사람인지 슬슬 파악이 되고 있었다. 존도 같이 피식하다가 손을 내밀며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같이 해볼래?"

레스터는 존의 악수에 응하려다가 움찔했다. 탐정이라는 직업이 싫거나 어색해서가 아니었다. 이게 정말 옳은 선택일까? 나한테 도움이 되는 선택일까? 지금 존의 손을 잡으면 인생이라는 보이지 않는 궤도가 완전히 바뀌어서, 돌아오지 않는 길을 떠나는 것일지도 몰랐다. 레스터는 계속 허공에 떠 있는 존의 손을 바라보며 고민하다가, 시선이 올라가면서 존과 눈이 마주쳤다. 그 눈에는 협박이나 애원 같은 감정은 하나도 없었다. 승낙하는 것도 너의 자유, 거절하는 것도 너의 자유라는 신뢰가 보였다. 그 눈을 보자 레스터는 결심했다. 또 다른 세상을 보고 싶다는, 마음의 소리를 따르기로 말이다.

마침내 레스터는 손을 뻗어 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좋아."

"잘 부탁해. 이제 같이 다녀보자고, 레스터."

존은 특유의 씩 웃는 웃음을 보여주며 거세게 악수했다. 레스터는 손이 아픈 것을 참으면서도 웃으며 물었다.

"그건 그런데, 당신 이름은?"

"아, 이제까지 안 알려줬던가? 존 휘태커야."

"알았어, 휘태커."

"존이라고 불러."

레스터가 알았다는 의미로 끄덕이자, 존은 씩 웃고는 일어나며 말했다.

"자, 가자고. 게임 시작이니까."


(1화 完)


※ 2024-10-17 일부 내용 수정 (회색으로 표시) + 2024-11-17 추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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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은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는데, 해당 상황을 어떻게 묘사해야 할지는 명확하지 않아서 계속 시간을 끌다가 이제서야 쓰게 되었습니다. 이제서야 두 주인공의 감정이나 태도가 제법 잡힌 만큼, 다음 에피소드부터는 본격적으로 캐릭터가 활약할 상황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파일럿 버전하고 비교해 보자면... 레스터는 예전보다 더 겁쟁이가 되었고, 존은 더 능글맞아졌다고 봐야겠군요. 사실 파일럿 버전은 에피소드가 2개뿐이기도 하지만 존과 레스터가 같이 등장하는 부분이 너무 적고 따로따로여서 거의 별개의 작품에 가깝습니다.


현재로서는 특별히 리퀘스트를 받은 게 없으니, 다음에는 이래저래 쌓아둔 사건 에피소드 중에서 하나를 연재해야겠네요.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4 댓글

마드리갈

2018-12-30 23:55:22

생활 속에서는 간혹 그런 게 있죠. 영문도 모를 일이 갑자기 들이닥친다든지...

물론 제 경험은 소설에서 묘사된 것과는 엄연히 다르지만, 불쑥 찾아온 사람이 저런 말을 막 늘어놓으면 확실히 황당하겠죠. 게다가 머리 속이 혼란스러운 나머지 헛웃음을 짓게 될 것도 높은 확률로 일어날 것이고...


이제 The Headliners는 완결되었네요.

다음에 어떤 에피소드가 중심이 될지도 기다려지고 있어요.

Lester

2018-12-31 15:43:33

포럼의 어느 분께 '일상과 비일상'에 대해서 얘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네요. 어쨌든 비일상적인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진다는 게 소설을 비롯한 창작물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인생이 그만큼 황량하니까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일수도 있지만요.


다음 에피소드는 주제를 뭘로 할지 굉장히 고민되네요. 기왕이면 흔해빠진 내용보다 의미있는 내용을 쓰고 싶은데... 혹시 키리사와 마코토가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로는 뭐가 있을까요?

SiteOwner

2019-01-05 23:13:12

The Headliners를 완결하신 데에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어질 다음 회차는 무엇이 될지 기대됩니다.


미국 버디무비 스타일의 정신없는 수다스러움과 스피디한 전개가 이렇게 잘 묘사되는 게 재미있습니다. 전지적 작가시점의 서술을 살짝 줄이신다면 더욱 몰입감 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실지 여쭈어 봅니다.

그나저나 이런 상황, 직접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어집니다. 창작물에서는 재미있지만 현실에서는 고달픈 상황의 연속일테니까요.

Lester

2019-01-06 02:44:37

원래는 다음 회차도 게임 튜토리얼처럼 세계관 설명을 겸해 간단한 사건을 연재할까 했는데, 실제 게임도 아닌데 너무 작위적인 것 같기도 하고 임팩트가 부족한 것 같아서 새로운 방안을 고민하는 중입니다.


주로 참고하는 매체가 서양 쪽 소설이라 그런지 제 글들은 전지적 작가 시점의 서술이 들어간 게 많습니다. 그렇다기보단 등장인물들이 굳이 의미없는 대화를 줄줄 늘어놓게 만들고 싶지도 않고, 분량 문제도 있어서요. 역시 소설을 쓰는 건 굉장히 어렵네요. 그나저나 저는 현실적 일상이 너무 무미건조해서 그런지, 저런 일이 벌어져도 전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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