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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정너라는 개념의 구현화에 대한 이야기.

프리아롤레타냐, 2013-03-21 16:48:32

조회 수
760

답정너. 아실 분들은 다 아실텐데요.

답정너란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입니다. 하도 뭐뭐女가 많다보니 '답정녀'로 잘 못 알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요, '답정너'가 맞습니다. 또 이외 유사한 뜻의 줄임말이 있으나 가장 널리 쓰이고 인지도가 높은 것은 '답정너'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답정너란 줄임말 그대로, 상대방에게 원하는 답을 듣기 위해 유도 질문을 하는 것인데요. 이는 공감을 얻기 위해 하는 어떤 한탄과는 분명히 구별 되어야 합니다. 


http://gall.dcinside.com/list.php?id=kara&no=2687686

가장 대표적인 유형입니다.


적확히 표현하자면, 답정너는 '공감'이 아닌 '인정'을 원하는 것이지요. 자신과 같은 입장에 서서 자신에게 동감해주기 바라는 것과는 그 형태나 본질이 분명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답정너의 유형이나, 그 개념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답정너라는 개념이 구현화 된 것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는 '겸손'이란 것을 크게 가르치는 문화권 중 하나입니다. 이 겸손은 크게 나아가서, '튀지말것'을 요하는 사회가 됩니다. 당장 우리나라의 도덕교과서나 바른생활 교과서만 보더라도 '유행을 무작정 좇지 말고, 나만의 개성을 갖춰야 한다' 라면서 바로 다음에 '개성이란 그저 튀는 것이 아니다. 그저 튀는 것은 불쾌할 뿐이다.'라고 덧붙이기 일쑤입니다. 그저 튀는 것은 개성이 아니라는 건 알려주지만, 어떤 개성이 튀거나 모날 수 있단 것은 결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저 화려한 유행에 좇지 말란 말만 할 뿐이지요. 그리고 실제 우리 사회는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봅니다. 조금 다른게 있다면 좀 더 모두가 따르는 유행을 선망하는 경향이 더 있단 것입니다.


겸손을 요구하는 사회에서우리는 앞에 나서거나 모두가 보는 곳에서 자신 혹은 자신의 활동을 전시하는 것을 꺼리게 되는 것이지요. 앞에 나가 누군가에게 나를 보이고, 그 보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단 것은 실제 실력의 고하와는 별개로 "나는 '자신'이 있다."라는 것의 표명이기 때문입니다. 실력의 고하를 떠나서 우리 사회에서 겸손해야 할 것을 요하기 때문에 이런 '자신이 있다'하는 것의 표명, 그 자체에도 꺼리게 되는 것입니다.

확대해석일진 몰라도 전 예, 체능 활동을 천시 여기는 것 또한 이런 것의 연장선상이라 봅니다. 이런 예, 체능의 활동 같은 극단적인 전시의 예 말고도 우리의 주변엔 여러가지 예가 있습니다. 유행과는 다른 옷을 입는다든가, 모두가 조용할때 질문 있냔 말에 손들어서 질문한다든가요. 회사의 면접 같이 강하게 어필할 것을 그 목적으로 하는게 아니라 일상에서 큰 중요성 없이 무엇을 잘하냐고 물었을때 그 어떤 말보다 '아뇨 딱히'보다 먼저 나오는 말은 없을 겁니다. 본인이 잘한다는 걸 알리고 싶어하더라도 '아뇨 딱히' 뒤에 '그치만~' 하면서 말이 덧붙여지는 정도지요.


자신을 드러내선 안 되는 사회지만 분명 우리에겐 자아가 있고, 남들과 다른 본인의 면모를 싶은 사람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우리나라 문화권처럼 이런 겸손을 요하는 사회가 아니라면, '남들과 다르다'라는 것을 표명하고 싶을때 독특한 패턴의 넥타이를 매면 됩니다. 그렇지만 당장 우리 주변에 독특한 넥타이를 맨 사람이 있다면 당장 거부감을 느낄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죠. 그렇다면 간단합니다. 아주 간단한 넥타이에 명품 로고가 박힌 것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혹은 평범한 단색 후드에 유명 스포츠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힌 것을 입지요. 어떤 모양이나 실루엣, 패턴 따위보단 '네임드' 이름에 의지하는 겁니다. 튀지 않으면서도 다르니까요.


'답정너'는 이런 겸손을 요하는, 튀지 말 것, 자랑하지 말 것을 요하는 사회기에 발발하였다고 봅니다. 자신이 자신있는 부분이나 면모를 남들에게 알리고 싶다. 그렇지만, 자신말고는 합당한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돌리고 돌려서 말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전시'하여 '나는 자신이 있다'라는 것을 표명하는 걸 꺼리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튀지 않으면서 다르게 자신을 자랑하는 방법. '인정'을 얻기 위해 '공감'을 얻는 것처럼 꾸미는 것. 


우리는 여러 이야기 속에서 상대방이 자신과 동화 되어 본인에게 공감을 해주길 원하는 요지의 대화를 자주 합니다.상대방이 이런 화법에 익숙할 경우, 그 요지를 알아차리곤 설령 실제 본인과는 조금 다른 사고나 견해다 하더라도 그에게 공감을 해주고 맞장구를 쳐주게 되어 있습니다. 여성은 우울증 발발률이 남성보다 높지만, 정작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률은  (이런 화법은 남성보단 여성과의 관계에서 더욱 대두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성이 월등히 낮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꼽는 것은 이러한 화법입니다. 남성보단 실제 여성과의 관계에서는 굉장히 만연화한 화법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이러한 화법으로 대화를 할 경우 이런 여성과의 관계에 익숙한 사람은 그러한 화법의 참여방법을 숙지하고 있습니다. 바로 '공감' 해주는 것이지요.


답정너는 이러한 것을 이용하는 겁니다.


사실 '인정'을 원하지만 '동감'을 가장하여 '나 짜증나~'라면서 자신의 자랑을 늘여놓는 것입니다. 공감을 원하는 화법으로 대화를 걸었으니, 상대방이 공감(을 위장한 인정)을 해주지 않으면 어색한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겸손을 요하는 사회와 맞물려 실제 '답정너'라는 어휘의 생성 이전부터 사실 우리 사회에 아주 만연해 있던 현상입니다. 


그러다가 보다 현대적인 서구적 사고인 '솔직하게 자랑 하고 싶으면 그냥 자랑을해!'라는 것.

기존의 우리의사고인 '뭐야 지금 이거 뽐내는거야?' .

무료에 가까울 정도로 저렴하게 언제 어디서나 대화가 가능한 메신저 서비스.

그리고 그러한 상황을 손쉽게 즉각적으로 유포하는 통신 발달.

이러한 것들이 현재까지 만연해 있던 '답정너' 라는 개념을 구현화하고, '답정너'라는 언어 탄생을 이루어 냈을 겁니다.


신세대에게서 이러한 개념이 구현화, '답정너'란 언어가 구착화 되면서 앞으로 우리의 이런 '겸손'을 요하는 문화가 조금이나마 변할 것이라 보기 때문에 어떤 기대가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이 글을 마치기 전에 한가지 말해두고 싶은 것은 '답정너'란 큰 도덕적 잘못이 아닙니다. 이러한 개념이 구현화 되고 언어로 구착화 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위에 거론한 사고들로 인해 불편하게 느껴져서 무슨 죽일놈처럼-_-; 취급 받고, 비웃음 받고 있지만요. 위에서 거론한 우리 사회의 배경이 있기 때문에 탄생한 것이라 봅니다. 만약 친구가 '답정너'를 시전한다면 그 것을 진심으로 칭찬해주는 것도 크게 나쁘지 않다 봅니다. 그리고, '진짜로 그러니까 이런거(답정너) 하지마' 라고 덧붙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만약 도저히 같이 칭찬을 못해주겠다하면 솔직히 말하면 될 겁니다. 위에도 서술했듯, 이런 화법(을 위장한 답정너)은 친밀한 사이끼리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강요가 아니라 그냥 권유입니다ㅎㅎ...만약 저라면 그럴거에요. 말하고 싶은 건 '이런 일상 속의 소소한 답정너는 아주뭐 그냥 다 죽일놈이 아니다'라는 거에요.


네? 답정너 시전자가 만약 안 친하다고요? 그럼 그인간 좀 이상한 인간이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까요.

프리아롤레타냐

뿅아리에여! 아무 이유 업쩌!

11 댓글

aspern

2013-03-21 16:53:52

제가 어렸을 때, 항상 부모님들은 넌 교만해서 문제다 겸손해져라, 넌 잘나지 않았다..라는 식으로 교육을 많이 했는데. 사실 저도 저런 상황에서는 자유롭지 않은건 사실이죠. 

다만 그런 이유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타인에게 자신이 원하는 답을 유도함으로 좀 더 큰 우월감을 얻을 목적도 있지 않나. 라고는 생각합니다. 뭐 결국 거기서 거기인 이야기지만요.


그런데 이런걸 할 여자분이 주변에 없어서 잘 모르는게 안타까운 현실이지만요

aspern

2013-03-21 17:03:28

사실 제가 질문하면서도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한게 안타까운 현실

프리아롤레타냐

2013-03-21 17:01:27

아나답정너자제여ㅡㅡ

aspern

2013-03-21 16:59:26

전 동안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프리아롤레타냐

2013-03-21 16:58:5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그 노안이란 단어를 동안으로 바꾸면 답정너입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aspern

2013-03-21 16:58:14

뭐 저도 한 번 시전해본 적은 있는데 문제는 저 노안입니다. 그렇지 않나요?라고 물어보면 진짜 어 너 노안임 ㅋㅋㅋㅋ 이런 식으로 돌아와서 '아 저런건 안통하는구나'라는 깨달음을 절실히 얻었스빈다

프리아롤레타냐

2013-03-21 16:56:38

뭐... 답정너는 남자들 사이에서도 있어요. 


예를 들면 게임 레벨에서 '아 나 완전 낮아 ㅅㅂ;; 렙업좀해야하는데'라고 투덜거리는 고랭커라든가. 스케일 크게 보자면 ' 아오 내차후져'라면서 고급차를 몰고 다닌다든가요.

마드리갈

2013-03-21 17:27:24

이 글을 읽으니까 일본어의 화법이 생각나고 있어요.

ね로 문장을 끝낼 때의 함의, 그리고 유럽언어에서조차 수동형을 쓸 수 없는 문장에서의 수동형 사용 등이 그래요. 말은 공손하게 하지만 대답은 언제나 똑같다든지, 그리고 행동을 "자신이 한다" 라기보다는 "상급자나 상황이 그렇게 시켰다" 라고 묘사하는 등의 화법이 특히 그런 사고방식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프리아롤레타냐

2013-03-21 17:31:23

'답정너' 현상은 일본에서 강하게 나타날거라 봐요. 우리나라보다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을 거 같아용.

자신의 감정이나 상태를 추측형으로 말하는 거라든가. 당장 혼네와 다테마에라는게 예전부터 뚜렷하게 개념이 잡혀 있었죠.

서큐버스캐트

2013-03-21 19:33:55

제가 바로 그 답정너입니다. 제 남친조차 저를 답정너라고 하지요.

전 어릴 때부터 자존심이 꽤 강한 편이었어요. 자신만만하고. 그게 꺾인 게 아마 재작년 부터인가... 그 이전의 제가 항상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다면, 열등감이 생기기 시작한 때라고 해도 되겠네요. 그런데, 그 자존심이 그 열등감을 결코 인정하지 않죠. 제 경우는 그 열등감을 부정하기 위해서 답정너가 되어간 것 같아요.

프리아롤레타냐

2013-03-21 19:39:23

답정너라니! 답정너는 까야 제 맛!

본문에도 썼듯, 답정너란게 아주 죽일놈은 아니니까요. 남자친구나 친하고 가까운 사람이라면 괜찮다고 봐요ㅇㅅㅇ! 서로 그 정도는 용인해주는 사이라면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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