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많이 알려진대로, 케모노 프렌즈 2기는 출범 이전부터 카도카와의 횡포로 점철되어, 이전의 제작사 야오요로즈 및 감독 타츠키는 내쳐졌고, 메인 캐릭터 가방쨩이 공식적으로 존재를 말살당해 버렸는데...
이제 막 2기가 나온 시점이지만, 도저히 못 봐주겠네요.
외적인 이유를 배제하더라도, 작품 내적으로도 문제투성이니까요. 그래서 이건 볼 게 못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케모노 프렌즈 2기를 개인적으로는 일본어로 케모도키(けもどき), 즉 케모노 프렌즈(けもフレ) 비슷한 것(擬き)이라고 부르고 있기도 해요.
안 보기로 한 이유는 크게 3가지.
첫째, 캐릭터디자인이 끔찍하다.
세루리안 디자인이 뭔가 1990년대 수준만도 못한 것 같은데다, 주요 캐릭터 디자인 또한 퉁퉁 불어있는 듯 상당히 보기싫은 방향으로 만들어져 있어요. 하이스쿨 DxD 4기나 웨이크업 걸즈 2기에서 느껴지는, 캐릭터들이 뭔가 모자라 보이는 듯한 문제가 그대로 나오고 있으니까요.
둘째, 캐릭터의 행동이 재미없다.
1기에서의 프렌즈의 행동을 보면 재미있고 귀여우면서도 실제 모티브가 된 동물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어서, 모에화된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감각으로 즐길 수 있었어요. 그런데 2기는, 연기력이 모자라는 배우들이 수인 분장을 하고 귀여운 척 연기를 하는데 실상 전혀 귀엽지 않게 느껴지고 작위적으로만 보일 뿐...보다가 졸기까지 했어요. 그 정도로 재미없어요.
셋째, 키무라 류이치 감독.
키무라 류이치(木村隆一, 1971년생)는 애니메이션 연출가로서의 커리어가 풍부한 인물이고, 관여작품으로서는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오 나의 여신님 TVA, 아이돌마스터, 여름색 기적, 아마가미 SS 등을 꼽을 수가 있어요. 이것까지는 괜찮은데, 아이카츠의 감독으로서 문제를 일으킨 게 있어서 좋게만 보이지는 않아요.
보통 아이카츠 팬덤에서는 3기 애니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새로이 등장한 캐릭터가 전작의 캐릭터와 접점이 부족해서 매끈하게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는데다 시청중에 대체 무엇을 보고 있는 건지 인상이 명확히 남지도 않고 진행되는 이야기도 흥미가 가지 않고, 캐릭터의 행적에 비약도 심한 등 봐야 할 이유가 생기지 않았어요. 의욕적으로 뭔가 시도를 하는 것은 좋은데 중요한 것은 결과. 이게 좋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건 두말할 이유도 없어요.
그래서, 케모노 프렌즈 2기는 이제 안 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케모노 프렌즈 애니메이션은 타츠키 감독이 만든 그게 전부이고, 키무라 류이치 감독이 만든 그건 이제 저에게는 케모노 프렌즈가 아니라 위에서 말한 "케모도키" 라는 유사품일 따름...그래서 씁쓸함이 도저히 감추어지지 않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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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
2019-01-23 21:55:27
저는 아예 그냥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어요.
그냥 그런건 처음부터 없었어! 라는 셈 치고 나몰라라하니 차라리 속은 편하네요.
마드리갈
2019-01-23 23:01:42
그렇게 말씀하실 만해요.
그 자체로도 좋은 말을 못 해줄 지경인데 외적인 것까지 생각하면, 그냥 생각을 그만두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별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애니는 아니지만, 케무리쿠사가 사실상 케모노 프렌즈를 승계한 것 같네요.
흥행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줄테고, 그걸 관망할 것만 남았어요.
OBiN
2019-01-25 15:59:43
제 개인적으로는 니세모노(偽物: 가짜) 프렌즈라고 이름 붙이고 있었는데 비슷한 게 보이니까 반갑기도 하네요.
전체를 다 보려다가 먼저 본 지인(같은 대구 사람, 1기 때 애니플러스샵을 목적으로 2번 서울 같이 감)이 "25분이 아깝다, 그 시간에 차라리 같은 25분짜리인 태보라도 하면 건강에도 도움 되고 좋지 않겠나"라고 반응하더군요... 그래서 일단 2분짜리 1화 하이라이트 영상은 보고 판단해야지 했는데, 이 영상만 봐도 문제가 뭔지 바로 보였습니다. 뭔 이상한 세룰리안 작화, '잘 만들려고 노력한 유사품' 느낌이 든 프렌즈들 작화,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가방짱 실루엣 등등...
근데 결정적으로 꾸르르(큐루루)가 배고플 때 나는 소리라고 하니까 서벌이 잡아먹지 말라고 하는 부분은 1기 1화의 가방/서벌 구도와 정반대가 돼 있는데다 말투조차도 마치 상대방의 말을 따라하며 비꼬는 듯한(일명 '뜨르흐즈 믈르그') 느낌이 들어서 '아니 이놈들 타츠키한테 감정 있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네요.
마드리갈
2019-01-25 16:08:50
니세모노 프렌즈...이것도 적절하네요. 케모노 프렌즈같이 보이지만 진짜가 아니라 그저 비슷하게 보일 뿐이고, 그마저도 열화판 카피에 지나지 않는 가짜는 정말 상대하고 싶지 않을 정도였어요.
가방쨩 실루엣을 넣은 건 어떻게든 부정은 하고 싶은데 전면부정을 하자니 그건 그거대로 악재가 될테니 피하려는 심산일까요. 그런데 가방쨩을 흑역사화했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흥행이 망한 것도 아니고, 실상은 그 반대로 놀라운 호실적에 이례적인 고평가까지 이어졌는데, 아무리 봐도 타츠키 감독에 대한 화풀이로 보이고 있어요.
성우낭비라고밖에는 안 보여요. 등장한 성우들은 무슨 죄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