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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오늘, 챌린저호 폭발의 그때를 생각하며

SiteOwner, 2019-01-28 20:47:09

조회 수
140

1986년 1월 28일.
그 날은 미국의 우주왕복선으로서는 우주임무에 두번째로 투입되었던 OV-099 챌린저(Challenger)가 발사되는 날이었습니다. 해양탐사를 위해 1872년에서 1876년까지 전세계의 대양을 주유했던 영국 해군의 군함 챌린저의 이름에서 명명된 이 우주왕복선은, 33년 전의 오늘, 10번째 임무수행을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베랄 우주센터에서 발사되었습니다. 그리고 발사 시점에서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폭발해 버렸고, 7명의 우주비행사는 대서양 상공에서 희생되고 말았습니다.

취학전이었던 1983년 9월 1일에 발생한 대한항공 KE007 격추사건, 그리고 같은 해의 다음달이던 10월 9일에 일어났던 버마 아웅산 묘소 폭탄테러는 저에게는 큰 트라우마가 되었고, 그래서 당시 방송에 나왔던 희생자 위령제 및 장례식에서 연주된 음악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어서, 어떻게 우연하게라도 들으면 속절없이 울어버리기까지 하는 등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취학 직후 몇년간은 백인같이 생겼거나 실제 백인과의 혼혈인 어린이들은 행실이 나쁜 경우 "야이 소련놈아" 라는 욕설로 비난받기도 했습니다(해당 게시물 참조). 그런 충격이 거의 잊혀져갈 때인 1986년의 시작에 일어난 챌린저호 폭발참사는 겨우 잊어가던 상처를 다시금 헤집는 것과도 같았습니다.

당시 우주조종사 7명 중 현직 교사에서 발탁된 크리스타 맥콜리프(Christa McAuliffe, 1948-1986)도 있었습니다. 당시 국내 뉴스에서도 그 교사에 대한 것이 보도되어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이름 등은 나중에 찾아서 알게 되었습니다만...

지금은 그때의 충격에 빠졌던 10살도 안되었던 어린이는 벌써 중년이 되었고, 우주왕복선이라는 것도 2011년에 완전히 퇴역해 버린 옛 문물이 되어 버렸습니다만, 그래도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항공사고가 일어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그 빈도는 크게 줄어들어 있고, 항공교통이 과거의 어느 때보다 활성화되어 있는 지금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은 대부분의 경우 무사고로 여정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이런 것이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라, 챌린저호 폭발참사 등의 각종 항공우주 프로젝트 추진중의 희생을 돌아보면서 쌓아올려진 소산이기에, 더더욱 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챌린저호 폭발참사의 원인으로서 지목되는 기계요소는 알파벳 O 형태의 체결구, 통칭 오링(O-ring)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당시 사용되었던 그 부품이 당시의 추운 날씨에의 대응력이 충분치 못했고 밀봉에 실패하면서 고체연료 부스터의 손상과 분해, 외부연료탱크 타격, 화재, 폭발로 이어진 것은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후 작은 요소 하나가 대참사로 이어지는 사례의 대표주자 격으로 연구되고 인용되어 오고 있으며, 간혹 시험문제의 지문으로서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문명의 신뢰수준의 이면에는, 챌린저호 폭발참사를 비롯한 사고, 그리고 그 사고의 진실을 탐구해 온 노력, 그리고 슬픔을 이기며 실천해 온 의지가 녹아 있습니다. 33년 전의 오늘을 떠올리며,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마키

2019-01-29 02:50:17

이제와서는 NASA의 우주왕복선 오비터도 과거의 유산 취급이긴 하지만 당시로서는 최신 기술을 전부 쏟아부어 만든 첨단공학기술의 최정점에 위치한 우주선이 손바닥만한 고무링 하나에 의해 그렇게 허무하게 박살나리라곤 미처 예상치 못했죠.


우주과학도 어떤 의미로는 피로 얼룩진 역사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SiteOwner

2019-01-29 18:01:58

작은 차이라는 게 작더라도 결코 작다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리고 첨단 최신기술의 총아라고 하더라도, 그 기초는 작은 부품 하나하나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그것들의 작은 결함은 그 자체에 그치지 않고 전체에, 그것도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무섭습니다. 신기술의 개발, 그리고 신뢰성의 확립이 어느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챌린저호 폭발참사 이전에는 1967년의 아폴로 1호 발사실험 화재로 우주비행사 3명이 희생되고, 최초로 우주임무에 취역했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는 2003년에 귀환중에 공중분해되어 우주비행사 7명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2월 1일이 바로 그 날로, 이것도 곧 16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주로켓의 먼 기원이 중국의 화약추진의 불화살, 가까운 기원이 나치독일의 탄도미사일 V2였음도 같이 생각해 보면, 피로 얼룩진 역사라는 것이 더욱 선명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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