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꽤 오래전의 일이긴 하지만, 대학가에서 간혹 등록금 민주납부라는 게 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대학가 운동권들이 대학의 방침을 거부할 때 등록금을 학교에 납입하지 않고 학생회 또는 학생회장의 계좌로 입금하는 행위를 이렇게 자칭한 것이었습니다.
그때도 그랬습니다만, 지금도 그렇습니다. 이치에 맞지 않고 황당무계한 소리라는 것.
그러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에 등록금을 납입하면 그건 등록금 독재납부라는 것인지.
물론 대학이 무오류의 존재는 아닌 터라 학생이 대학에 제언하거나 항의하거나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소위 등록금 민주납부가 되어야 할 이유는 못됩니다. 게다가 운동권들은 대학을 제도교육의 정점이자 파쇼체제 강화를 위한 지배세력들의 거점이니까 대학에서부터 민주화가 이루어져서 타도되어야 한다니 어쩌니 주장했는데, 그렇게 타도대상인 대학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학생회나 학생회장은 그들의 주장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뭐, 주나라의 것을 먹지 않겠다고 수양산에 들어가서 고사리만 캐먹고 살다가 죽은 백이와 숙제처럼 살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그들의 억지주장에 "민주" 라는 어휘가 남발되는 것은 반갑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증오하는 대학의 일원으로서 민주납부 운운하는 것을 보니 결국 목적은 돈이었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이 사어화되는 어휘가 부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어휘의 사용자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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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19-02-09 12:57:15
민주납부라는 거, 참 머리 잘 쓴 사기수법 같네요.
저러고서 튀어버리면 학생회만 이득인 거네요. 왜 아무도 학생회장이 튄다던가 하는 걸 의심하지 않았던 건지, 좀 이해가 안 되어요.
종교에 너무 빠지면 뼈도 가죽도 다 내놓는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 영 좋지 않네요.
SiteOwner
2019-02-10 18:34:43
민법의 독수독과(毒樹毒果) 개념까지 가지 않더라도 민주납부 운운하는 말이 얼마나 바보같은 소리인지는 보입니다. 그렇게 지고지선의 존재같은 학생회라고 해도, 그렇게 제도교육의 일부이자 주장하는 "파쇼체제 수호" 에 일익을 담당하는 대학의 구성원인 점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고, 등록이라는 행위를 통하여 대학에 협력했다는 사실 또한 바뀌지 않으니 헛소리 이상의 가치가 없습니다.
또한, 그러한 그렇게 믿을 수 없는 대학 내의 학생자치조직인 학생회를 무슨 근거로 믿으라는 건지, 사실 민주, 진보를 빙자한 사기행각이라고 봐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학 운동권은 일종의 종교와 비슷합니다. 정 비유하자면 사이비종교 정도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