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심심하면 유튜브에서 곡을 찾아듣고 있습니다.

유튜브의 자동재생 기능 덕에, 정신차려 보면 생전 처음 듣는 곡을 접하는 일도 많죠.

그런데 어째선지 요즘은 두 곡을 섞어서 만든 Mash-Up들을 많이 듣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이전에 소개드린 요한 일렉트릭 바흐의 Cho By YongPil이 있지요. 

Mash Up을 네이버 사전에 검색해보면 "(감자 등을) 으깨다"라는 의미가 됩니다.

감자와 계란을 으깨 마요네즈에 버무려 먹는다면, 그건 그냥 "감자랑 계란을 따로 먹기 귀찮으니 섞어만든 반죽덩이"가 아니라, 그 자체로 감자 한 알도 계란 한 알도 아닌 다른 요리가 되죠.

그 말대로 Mash-Up으로 만든 작품은 두 곡을 그냥 틀어놓거나 편집한 수준을 넘어서서,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퀄리티를 갖게 됩니다. 원곡을 "원재료"라고 하면 매시업은 "요리"인 셈이죠.  

오늘 소개드릴 곡들도 그런 Mash-Up들입니다.

요한 일렉트릭 바흐(요일바)가 만든 매시업 곡 중 하나입니다. "집"에 관한(?) 두 곡이 섞여있죠.

바로 SHAUN의 Way Back Home과, 애국가입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Way Back Home의 "집"이라는 게 "조국"을 의미하는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온갖 기묘한 감정을 일으키게 되는 희안한 매시업입니다.

마찬가지로 요일바의 매시업. 이번 주제는 "사이버"입니다.

첫번째는 산울림의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후렴구의 "상상하는 대로 사이버~"가 인상적인, 가사가 4차원적인 곡입니다.)

두번째는, 서울사이버대학교 광고송.

어울릴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한 두 곡이 정말 사이버스럽게 섞여버린 곡입니다.

매시업을 다룰 거면 이걸 빼놓을 수가 없죠. 영화 스페이스 잼의 주제곡, Space Jam

그냥 신나는 힙합곡일뿐만 아니라, 어느 곡에 섞어도 그 곡과 자연스레 섞여버리는 기묘한 능력을 지닌 곡이죠.

예시를 들 게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일단 아래 곡을 소개드립니다.

신데마스의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곡 Trancing Pulse에 Space Jam을 섞었습니다.

건담 오프닝을 떠올리게 만드는 원곡에 스페이스 잼이 섞이니 위화감은 건담에 얻어맞은마냥 날아가버리고 그냥 신나기만 합니다.

농구선수로 변해버린 트리어어드 프리무스는 덤.

SilvaGunner의, Lucky가 들어가는 두 곡을 매시업한 작품입니다.

포켓몬스터 금/은의 라디오 "럭키 채널" BGM(겸 게임센터 BGM)과, 다프트 펑크의 Get Lucky를 섞었습니다.

속도를 다르게 해서 섞었을 뿐인데, 원래 한 곡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게 재미있네요. 마지막에 들려오는 언더테일의 메타톤 테마곡은 덤.

マクロスMACROSS 82-99의 Horsey에 페이퍼 마리오 BGM Boo Night Fever를 매시업한 작품입니다.

Horsey에 Boo Night Fever가 베이스로 깔리면서, 그냥 이게 원곡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싱크로율을 자랑합니다.

Horsey는, 분명 80년도의 일본 팝송을 기반으로 해서 만든 "베이퍼웨이브" 장르의 곡이에요. (대체 원곡이 어떤 곡인지 알 수 없네요, 가사로 30분을 넘게 검색해도 안 나온다니...)
즉 이 곡은 원곡을 가공한 것을 또다시 가공한 셈인데, 매력이 바래지기는 커녕 더 훌륭해졌죠. 좋아요.

오늘은 매시업 곡을 소개해보았습니다.
즐겁게 들으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