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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쉬워 보이는데 잘못 읽기 쉬운 일본지명

마드리갈, 2019-06-04 18:51:07

조회 수
201

일본의 인명지명이란 워낙 읽기가 까다롭다 보니, 정확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으면 발음을 틀리기 쉬운 경우가 꽤 있어요. 한자가 어렵다면 그나마 변명이라도 되겠지만, 한자가 쉬워 보이는데 의외로 잘 틀리기 쉬운 경우도 있으니까 이 정도는 알고 있는 편이 좋을 거예요.

그러면 몇 가지를 추려볼께요.

弘前(히로사키)
아오모리현 히로사키시. 이시즈카 치히로의 만화 플라잉 위치 및 그것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애니의 배경이기도 해요. 보통 前의 훈독이 "마에" 라서 흔히 "히로마에" 로 잘못 읽기 쉬워요.

三沢(미사와)
아오모리현 미사와시. 일본 최북단의 주일미군기지가 있는 지역으로도 유명한 미사와는 간혹 "미자와" 로 잘못 읽는 경우가 있어요.

石巻(이시노마키)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 한자가 쉽다 보니 이시마키로 읽기 쉽지만 이시노마키로 읽어야 옳아요. 인구규모로서는 센다이에 이은 미야기현 제2의 도시.

水原(스이바라)
니이가타현 키타칸바라군 스이바라마치. 대체로 미즈하라로 읽히는 이 지명은 이 곳에 한정해서 스이바라로 읽혀요.

水上(미나카미)
2005년까지 존속한 군마현 토네군 미나카미마치. 미나카미온천으로도 유명한 이 지역은 행정구역개편으로 한자가 히라가나로 대체되었어요. 이 지역에는 1971년에 착공되어 1982년에 개통된 신칸센 터널인 오오시미즈터널(22,221m)이 있고, 공사로 인해 한때 온천수의 용출량이 줄어드는 문제를 겪기도 했어요.

小山(오야마)
토치기현 오야마시. 오야마, 코야마 등으로 읽힐 수도 있지만 토치기현의 이 도시는 오야마로 읽어야 해요. 코야마로 읽히는 경우도 꽤 많고, 인명의 경우에도 남자성우 코야마 리키야(小山力也, 1963년생) 같은 경우가 있어서 한자는 쉽지만 의외로 난이도가 있어요.

真岡(모오카)
토치기현 모오카시. 한자를 봐서는 마오카로 읽어야 할 법하지만, 마오카로 읽는 경우는 이미 소멸한 카라후토(樺太, 일본지배하의 남사할린)의 도시였던 마오카(현재 홀름스크).

両国(료고쿠)
도쿄도 스미다구 요코아미의 지역. 이 곳은 스모경기장 국기관(国技館, 코쿠기칸)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고 스모선수들이 주로 먹는 탕 요리인 챵코나베(ちゃんこ鍋)를 파는 식당도 밀집해 있어요. 발음을 조심해야 하는데, 두 국가를 의미하는 양국의 일본어 발음은 료코쿠(りょうこく), 이 지명은 료고쿠(りょうごく)인 것이 달라요.

国立(쿠니타치)
도쿄도 쿠니타치시. 이 지명은 코쿠분지(国分寺)와 타치카와(立川)의 사이에 만들어진 철도역 이름에서 유래하고 있어요. 여러모로 혼동을 주는 지명이라서, 쿠니타치음악대학(国立音楽大学)을 한자만 보면 국립음악대학이라고 착각하기 쉽다든지 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고 있어요(일본의 기묘한 대학사정 참조). 쿠니타치시에서도 시립 시설물에서는 한자 대신 히라가나로 쿠니타치(くにたち)로 표기하고 있어요.

岡谷(오카야)
나가노현 오카야시. 谷이 "타니" 로도 "야" 로도 읽히다 보니 처음에 보면 오카타니로 틀리기 쉬워요. 성씨의 경우는 오카야, 오카타니, 오카다니, 오카노야 등의 더 다양한 독음이 있는데, 지명의 경우는 오카야가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하시면 어지간해서는 틀리지 않아요.

小浜(오바마)
후쿠이현 오바마시. 작은 교토, 바다가 있는 나라(奈良) 등의 별칭이 있는 이 도시는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 1961년생)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당시 출입국관리 공무원을 통해서 이 존재를 들었다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실제로 오바마가 대통령에서 당선되자 오바마시의 주민들이 축하했다고 하고...
이 한자표기의 독음은 오바마 이외에도 오하마, 코하마, 코바마가 있어요.

美作(미마사카)
오카야마현 미마사카시. 오카야마현 관내의 시 중 인구최소인 이 시는, 그 자체로는 유명하지는 않지만 일본을 대표하는 검객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그는 바로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蔵, 1584-1645).

尾道(오노미치)
히로시마현 오노미치시. 문학의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고, 세토내해가 잘 보이는 탁월한 전망 및 고양이의 오솔길 등의 명소로 이름난 관광지이기도 한 이곳은 한자를 보면 오미치일 것 같은데 독음이 오노미치.

三次(미요시)
히로시마현 미요시시. 미요시라는 발음의 지명 중 이 한자를 쓰는 곳은 여기가 유일해요. 이곳은 일본내에서 포도 농업 및 와인산업이 성행한 지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石見(이와미)
시마네현 오타시. 한때 일본 최대 규모이자 세계 유수의 은광으로 유명한 세계문화유산 이와미은산(石見銀山)이 위치하고 있어요. 이시미로 읽기 쉽지만 이와미.

今治(이마바리)
에히메현 이마바리시. 제조업 분야에서는 상선분야에서 한국의 대우조선해양 및 현대중공업에 이어 세계 3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조선업 기업인 이마바리조선이 이곳에 본사 및 10개의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어요.

小倉(코쿠라)
후쿠오카현 키타큐슈시. 보다 정확히는 구 코쿠라시였던 코쿠라북구 및 코구라남구 지역을 지칭하는 구역이죠. 이 경우만 코쿠라로 읽고 나머지의 경우는 오구라로 읽어요. 여자성우 오구라 유이(小倉唯)의 경우처럼.

京都(미야코)
후쿠오카현 미야코군. 이 지명은 옛 유적이 많이 남아 있는 일본 유수의 관광지 교토(京都)와 한자가 완전히 똑같지만 이 경우에는 교토가 아니라 미야코로 읽게 되어 있어요. 미야코가 도읍을 의미하니까 한자와도 동떨어진 것은 아닌 셈이죠.

八代(야츠시로)
쿠마모토현 야츠시로시. 대체로 지명에는 야시로가, 인명에는 야시로와 야츠시로의 두 발음이 있지만 지명이 야츠시로인 경우는 쿠마모토현의 이 도시가 유일해요. 야츠시로시는 전원공업도시로, 특히 제지공업이 성행하고 있어요.

国東(쿠니사키)
오이타현 쿠니사키시. 한자에서 독음이 잘 떠오르지 않는데 이 경우는 지도를 보면 이해가 아주 빨라요. 과거 율령체제의 분고노쿠니(豊後国) 북동부의 끝에 위치한다고 한자로는 저렇게 쓰고 "나라의 끝" 이라는 의미의 독음을 취한 것.

大分(오이타)
오이타현 오이타시. 온천이 가장 많은 현으로 유명한 오이타현의 현청소재지인 이곳은 유래를 정확히는 알 수는 없지만, 넓은 평야가 있지만 그래도 아주 광대하다고 할 수준은 못되어서 논이 많다라는 의미의 오오키타(多き田)가 변했다는 일설이 있어요. 유명한 지역이다보니 발음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어원이 불확실한데다 독음도 한자만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게 특징.

川内(센다이)
카고시마현 사츠마센다이시. 보통 센다이라고 하면 미야기현의 중심도시이자 도호쿠지방의 최대도시 센다이(仙台)를 생각하기 쉽지만, 큐슈에도 센다이가 있어요. 두 지역 모두 신칸센노선과 역이 있고, 해안지대이지만 미야기현의 센다이는 동쪽이 바다, 카고시마현의 센다이는 서쪽이 바다인데다 두 신칸센 노선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어요.

鹿屋(카노야)
카고시마현 카노야시. 카고시마의 특산물인 흑돼지 및 고구마로도 유명하고, 국립 카노야체육대학 및 해상자위대 카노야항공기지 등도 입지해 있는 큐슈 남부 카고시마현의 인구규모 3위를 기록하는 이 도시의 지명에는 위에서 본 이시노마키, 오노미치처럼 한자 자체에는 없는 "노" 가 독음에 들어가 있어요.

都城(미아코노죠)
미야자키현 미야코노죠시. 도성이라는 일반명사가 아닌 고유명사로 쓰일 때에는 미야코노죠라는 발음으로 읽어야 해요.

新田原(뉴타바루)
미야자키현 코유군. 항공자위대의 뉴타바루항공기지가 있고 주일미군 재배치계획안에서도 거론되고 있다 보니까 의외로 국내언론에서도 잘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독음이 워낙 엉뚱하다 보니 정말 일본의 지명이 맞는가 싶기도 해요. 참고로 큐슈 내에는 新田原라는 한자표기의 지명이 또 있는데, 후쿠오카현의 것은 신덴바루, 나가사키현의 것은 신타바루.

本部(모토부)
오키나와현 쿠니가미군. 본부를 의미하는 보통명사가 아니라 이곳의 지명으로 쓰일 때에는 모토부라고 읽어야 해요. 인구 13,000명을 겨우 넘는 소도시이지만, 여기에는 거대한 투명벽 너머로 고래상어를 관람가능한 것으로 잘 알려져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키나와 츄라우미수족관(沖縄美ら海水族館)이 있어요.

西表(이리오모테)
오키나와현 야에야마군. 섬의 고유종인 이리오모테삵이 서식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죠. 아즈망가대왕에 바로 그 이리오모테삵 야마마야가 등장하고, 고양이와 악연을 이어가던 사카키와 운명의 만남을 달성하게 되어요.


이렇게, 한자는 쉬워 보이는데 의외로 잘못 읽기 쉬운 일본의 지명을 알아봤어요.
물론 이것 말고도 더 많이 있지만, 일단 이 정도만 알고 있더라도 주요지명 레벨에서는 틀릴 확률이 크게 낮아질 거예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마키

2019-06-05 02:52:46

일제 해군이 제2차 세계대전기에 운용했던 전함 이름이기도 한 大和(야마토) 같은 경우도 원래는 일본에 있던 고대 국가의 이름인데, 일본을 가리키던 한자어 왜(倭, 와)를 고유어 야마토やまと로 읽던 것이 음독이 같은 화和로 치환하고 앞에 大를 붙여서 大和라 쓰고 やまと로 읽는 것으로 변하고, 그게 현대에까지 발음만 남아 이어졌다고 하죠. 전함 명칭은 다시 여기서 따온 현재의 나라현의 옛 지명 야마토노쿠니에서 따온 것.


일반적인 독음법으로는 음독으로 다이와로 발음하기에 저런 사정을 모르면 이걸 왜 이렇게 읽는건지 한자만 봐선 전혀 모르죠. 덕분에 현재도 大和는 고유어 야마토/음독 다이와가 둘 다 통용되는 발음이구요.

마드리갈

2019-06-05 10:45:07

그렇죠. 야마토가 있었죠. 마키님께서 언급해 주셔서 이제 생각났어요.

현재에도 야마토라는 지명을 쓰는 곳이 있어요. 카나가와현 야마토시, 과거 IBM 일본법인의 야마토사업소가 위치한 것으로도 IT업계에 알려져 있었죠. 이후에는 IBM의 PC사업부가 중국의 레노버로 매각되어 레노버 일본법인 야마토사업소가 되었다가, 이 사업소에서 레노버도 IBM도 이전해서 현재는 미츠이그룹 계열의 산키공업의 연구소로 바뀌어 있어요.


다이와로 쓰는 경우로는 다이와증권같은 상호 등이 많고, 지명의 경우는 오사카부 타카츠키시에서 쓰이는 정도만 남아 있어요.

앨매리

2019-06-05 09:08:47

일본은 다른 한자 문화권과 달리 한자를 읽는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후리가나가 없으면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감이 안 잡힐 때가 많죠. 생각해보면 왜 일본에서만 한자를 읽는 방법이 많은 건지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마드리갈

2019-06-05 10:56:06

가장 큰 이유는 한자의 수용경로가 다양해서라고 할 수 있어요.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그런 것이죠. 시대마다 받아들인 중국 문물이 달라서, 각 시대의 중국의 한자발음이 일본의 한자발음에 크게 영향을 준 것이죠. 같은 한자를 쓰는 어휘라도 받아들인 계통 및 용법에 따라서 발음이 다른 것도 이래서예요. 일례로 人間이 생물학적 의미의 인간을 의미할 때는 닝겐으로, 사람이 사는 세계, 속세 등을 의미할 때에는 진칸으로 발음되는 것.


게다가, 19세기 후반에 북해도 및 오키나와가 일본령으로 편입되면서, 북해도의 아이누식 지명 및 오키나와의 류큐식 지명이 일본식으로 한자화되는데, 이때는 이전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에도시대 후기까지 확립된 일본식 한자발음이 적용되어서 한자 자체는 복잡하지만 발음은 의외로 규칙성이 강한 특징도 있어요.


이전에 쓴 글 중에 일본어 속 근현대중국어 어휘가 있어요. 중화요리나 마작 관련의 어휘는 한자로 표기되어도 일반적인 일본식 한자발음과 크게 다른, 원래의 중국어 발음에 근접하는 경우가 많아요. 참고해 보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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