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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척 한다" 라는 표현에 잠깐 눈길을 주어 봤습니다.
이 표현은 두각을 보이는 어떤 아이에 대한 주변 아이들의 시기질투의 표현인데, 나이가 들면서 쓰는 빈도가 줄어들어서 성인이 된 이후로는 대놓고 남을 모욕하는 표현으로서는 퇴화하기 마련입니다. 이미 성인 쯤이 되면 타인을 모욕하는 데에 보다 효과적인 표현도 많은데다 모욕이나 명예훼손 등이 실정법의 판단대상이 될 수도 있고 그 책임 또한 고스란히 자기가 져야 하는 사정 또한 무시할 수 없어서입니다.
그러면 다시 "잘난 척 한다" 이 표현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이것은 "넌 못난 놈이다" 라는 전제를 상대에 강요하는 함의가 있는데다, 그 상대를 깎아내리고 재단함으로서 자신의 정의로움을 상대적으로 높이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깊은 사고 없이 일단 외모가 수려한 것을 최우선시하는 어린 세대의 특성상, "못난 놈" 낙인은 상대를 넘어뜨리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잘난 척 한다" 를 아주 직설적으로 풀어 쓰면 이렇게 됩니다.
"넌 못난 놈이다. 못난 놈은 못난 대로 있어라. 안그러면 내가 널 밟고 올라갈 거다."
누군가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행동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역시 인간이 쓰기에 가장 좋은 수단은 상대를 깎아내려서 자신을 상대로 높이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게다가 외모가 별로 좋지 않아서 어릴 때에 "잘난 척 한다" 라는 야유를 많이 들어봤던 입장이다 보니 이것을 반증할 수단을 찾기가 특히 더욱 힘든 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더욱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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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Lester
2019-09-10 09:20:59
막상 "잘난 척한다"라는 말을 다른 쪽으로 풀어보면 '너랑 나랑 다른 게 뭐냐'라거나 '내가 너보다 못났구나' 같은 약간의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도저히 트집잡을 것이 없을 때 잘나가는 것을 시기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SiteOwner
2019-09-12 14:33:30
상대를 욕하고 깎아내리기 위해서라면 무슨 수단이든 쓰는 게 인간의 나쁜 본성이라지만, 생각해 보면 볼수록 무섭습니다. 그리고 "잘난 척 한다" 라는 표현은 그러한 인간의 어두운 면을 가장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아서 그래서 더욱 씁쓸해집니다.
그런데 그렇게 트집잡는 사람도, 자신이 불리해질 것을 알면 뒤로 물러섭니다. 그것 또한 재미있지요.
앨매리
2019-09-10 09:33:18
SiteOwner
2019-09-12 14:37:46
성악설을 주장한 중국의 사상가 순자는 교육으로 인간의 나쁜 본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오늘날의 사람들은 그 2천년도 더 전의 사람들보다 더욱 생각이 짧아진 것인지, 도리어 안 좋은 상황만 골라서 만드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개인적 수준의 합리성 추구가 사회적으로 보면 불합리를 더욱 높이는 역설이 발생하지만 이것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없이 그냥 서로 짓밟고 무시하는 것만 추구하다 보니 사회전반이 극한대립의 장으로 가고, 그러다 보니 용어의 개념이 틀리든 말든 타인을 욕할 수만 있으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보는 현실이 더욱 개탄스럽습니다.
대왕고래
2019-09-14 20:43:54
잘난 척 한다의 정확한 의미는 이게 아닌가 싶어요.
"너는 못났다. 못나야만 한다. 왜냐면 너가 못나지 않아서 내가 많이 기분이 다운되어있고 우울하고 살 힘이 없거든. 제발 못나주세요 제발."
왜냐면 잘난 척 한다는 말하는 사람 치고 그 사람보다 잘난 사람이 없었거든요. 비참하죠.
SiteOwner
2019-09-15 13:13:37
그렇습니다. 그렇게 남을 깎아내리지 못하면 자신의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다 보니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고 "잘난 척 한다" 라는 말을 동원하여 자신을 상대적으로 높이는 것은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사실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일 따름이고 절대적인 것이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까요.
타인을 깔아뭉갰지만 결국 자신의 비참함만 제대로 반증되는 이런 상황에 쓴웃음만 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