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세기의 끝과 시작 5 - 1990년대의 논리왕

SiteOwner, 2019-09-27 20:37:58

조회 수
145

제목에서처럼 공식적으로 "1990년대의 논리왕" 이라고 불린 사람은 없었습니다만, 지금까지 살면서 직간접적으로 접점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 그렇게 불릴만한 경우가 좀 있다 보니 이렇게 명명해 보았음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그 시대에는 논리왕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그 논리가 참으로 대단해서 이렇게 20년이 넘고 30년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서도 되새겨보고 싶은 논리왕이 있습니다. 그 논리왕을 이 자리에서 기념해 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대표적으로 이런 논리왕.
대놓고 북한 간첩을 "통일운동가" 로 칭하는 것에는 반대하더라도 최소한 비난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논리왕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인즉, 북한이 정보를 탐지하기 위해서 공작원을 남파하듯이, 우리나라도 북한에 공작원을 북파하는 이상 간첩 자체가 나쁜 것도 아니고, 북한만이 비난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 그러면서, 일본의 경우는 어떠한 경우도 일본이 잘못이라고 합니다. 일본이 한국에 무관심한 것은 역사의 부채를 외면하는 것이고, 일본이 한국에 관심있는 것은 다시 지배하고 싶다는 야욕이 있기에. 그래서 북한의 간첩에는 관대해야 하고 일본인에 대해서는 민간인이라도 경계하거나 박해해야 한다는 논리가 정당화됩니다.

또 이런 논리왕도 있었습니다.
이전에 쓴 글에서도 밝힌 것입니다만, 지방출신은 반드시 서울출신보다 열등해야 한다는 주장이라든지, 당시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들이 현명했고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조상들이 어리석었기에 그랬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아주 자랑스럽게 하던 논리왕.
이런 차별이 이미 한 세기 전에는 프랑스에서 드레퓌스 사건을 만들었고, 반 세기 전에는 독일에서 인종주의와 유태인박해, 일본에서 비국민 운운하는 군국주의 광풍을 일으켰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아는지 모르는지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어느 쪽이라도 좋은 평가는 내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대학가에 맥도날드, 버거킹, 파파이스 등의 외자계 패스트푸드 체인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이런 논리왕이 있었습니다.
미국을 위시한 서구 자본이 대학가에 침투하여 대학생들을 친미성향으로 만들기 위해서 총자본의 음모를 노골화하고 있다니 어쩌니 하는 논리를 펼치는. 그런데 그 시대에는 알바 뛰는 마왕님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음모 타령을 하는데 타인의 은밀한 부분에 뭐 그리 관심이 많은 것인지 별로 듣기 좋지는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이 정통성 없는 국가니까 대한민국의 법은 지켜서는 안되고 되도록 어겨야 한다는, 그리고 제도교육의 틀에에 갇히지 않도록 해야 주장하는 논리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범죄도 저지르지 않고 국립대학에서의 생활을 포기하지도 않습니다. 나중에 사회인이 되었을 때 사회를 통채로 변혁시키기 위해서는 합법적으로 살아야하니까라고 합니다. 저는 논리왕이 아니라서 그런지,그렇게 사는 것과 예의 주장이 어떻게 양립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1990년대의 논리왕이 젊은 날의 치기어린 망상으로 치부되기만 하면 그나마 다행이겠지요.
그런데 그런 것 같지만도 않습니다. 진보했다는 이 세계에 차별과 혐오가 난무하고 있으니까요.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0 댓글

Board Menu

목록

Page 1 / 29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new
SiteOwner 2024-09-06 47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update
SiteOwner 2024-03-28 147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5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48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 update
마드리갈 2020-02-20 3835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970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42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5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1060
5830

장수의학의 발전에 주목받는 동물에 대해 간단히

  • new
SiteOwner 2024-09-20 2
5829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라는 담론이 이렇게 표면화되었습니다

  • new
SiteOwner 2024-09-19 10
5828

무선호출기가 화제가 된 레바논의 동시다발 폭발사건

4
  • new
SiteOwner 2024-09-18 24
5827

평온히 추석이 끝나가는 중에 2033년 문제

2
  • new
SiteOwner 2024-09-17 22
5826

의외로 친숙한 페르시아어 어휘와 러시아

2
  • new
SiteOwner 2024-09-16 25
5825

"시골" 이나 "경향(京郷)" 에서 느껴지는 거부감

2
  • new
마드리갈 2024-09-15 28
5824

멕시코의 판사직선제가 초래할 것들

2
  • new
마드리갈 2024-09-14 30
5823

당장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마당에 여름 날씨라니...

4
  • new
마드리갈 2024-09-13 43
5822

생각보니 어제가 9.11 23주기였습니다.

8
  • new
Lester 2024-09-12 126
5821

다른 언어로 접하는 사안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감각

  • new
SiteOwner 2024-09-11 34
5820

9월에 섭씨 35도(=화씨 95도)의 더위

  • new
SiteOwner 2024-09-10 37
5819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망한 게임들 소식

3
  • file
  • new
대왕고래 2024-09-09 92
5818

관심사의 도약, 이번에는 양 사육에 대해서 간단히

2
  • new
마드리갈 2024-09-08 43
5817

이런저런 이야기

4
  • new
국내산라이츄 2024-09-07 68
5816

최근에 봤던 기묘한 고양이 이야기

4
  • new
마드리갈 2024-09-07 65
5815

츠미프라, 츠미프라

4
  • file
  • new
마키 2024-09-05 80
5814

늦더워 속에서 생각난 지난 겨울의 축복의 말

2
  • new
마드리갈 2024-09-05 45
5813

여행해 오면서 후회한 것 2가지

4
  • new
SiteOwner 2024-09-04 72
5812

양궁 말고 10연패를 달성한 종목이 있다?

2
  • new
시어하트어택 2024-09-03 64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