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근황 이야기

앨매리, 2019-12-03 16:54:53

조회 수
200

마지막으로 글을 쓴 지 거의 3주가 지났군요. 그 사이 4년 동안 머물고 있던 친가 쪽 친척집에서 나와 외가 쪽 친척집으로 이사했는데, 단순히 환경이 변하는 것만으로도 저에게 무척 많은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친가 쪽 친척집과 외가 쪽 친척집의 성향을 비교해보자면,?지난 글의 4번에 썼던 일과 비슷한 예시로 비교해보겠습니다. 어른이 잘못을 했는데 아이가 그 사실을 알아채고 어른에게 조용히 지적합니다.

한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기분 나빠하며 어디서 어른에게 버릇없이 지적하냐고 아이를 크게 호통칩니다. 나중에 화가 가라앉으면 아이에게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한 후 어른도 잘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지만 이미 아이는 주눅이 들어서, 어른이 또 잘못하는 것을 봐도 호통치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눈치를 보며 침묵합니다.

다른 사람은 차분하게 아이에게 자신이 잘못한 점을 지적해줘서 고맙다고 말한 후 어른에게 이런 말투를 쓰면 버릇없어 보여서 너를 오해할 수 있으니 앞으로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좋다며 아이도 잘못한 점을 알려줍니다. 다음에 어른이 다른 잘못을 저지르자, 아이는 어른이 알려준 대로 공손한 말투로 어른의 잘못을 지적해서 좋게 끝납니다.


친가 쪽 친척은 전자였고, 외가 쪽 친척은 후자입니다. 이사한 후 심리 상담을 여러 번 받아보았는데, 자세히 적으면 복잡하기 때문에 간단히 요약해서 설명하자면 제가 친가 쪽 친척집에 계속 있었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악순환만 반복됐을 거라고 말씀하시면서 이사한 게 정말 잘 된 일이라고 하시더군요.


당분간은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그동안 제대로 찾지 못했던 진로를 계속 찾아보고 일도 배울 예정이라 컴퓨터도 핸드폰도 오래 볼 시간이 없어지지만, 대신 제가 오랫동안 놓치고 있었던 생활의 충실함을 되찾게 되는 시간이 가득할 거라고 생각하니 즐겁기 그지없습니다.

앨매리

원환과 법희와 기적의 이름으로, 마멘!

2 댓글

마드리갈

2019-12-03 17:17:55

앨매리님, 안녕하세요!!

다시 포럼에 와 주셨군요. 반가와요. 그리고, 다시금 생활의 충실함을 되찾게 되는 시간이 이어질 것이라는 건 정말 크게 기대되겠어요. 2019년이 힘든 한해이긴 하지만, 보람있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되니까 헛되이 보낸 해가 아님도 이렇게 증명되네요.


예의 비교를 읽어보니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게 하나 있네요.

외가 쪽의 방침은 정말 훌륭해요. 어른과 아이가 모두 경청할 수 있는, 바로 그것이 전인교육의 실천. 

앨매리님께 일어날 희망적인 변화가 기다려지고 있어요.


근황을 알려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려요.

SiteOwner

2019-12-03 19:22:52

환영합니다. 그리고 주거환경의 좋은 변화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안 맞는 사람과는 같이 살 수 없거나, 설령 가능하더라도 제대로 된 생활은 영위하기 힘든 법입니다. 어릴 때 이사를 많이 해 봤고, 친가 쪽이나 외가 쪽에도 얹혀살았던 경험이 있었다 보니 앨매리님께서 겪으셨던 것을 어느 정도 느끼고 있습니다.

어리다고 해서 가치판단을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어린 시절의 경험은 축적되어 평생, 그리고 다음 대에도 이어집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외가 쪽은 정말 훌륭한 가정입니다.


예전에 잡지에서 읽었던 미국의 어떤 선교사 가족이 생각났습니다.

그 글의 필자는 선교사 집안의 저녁식사에 초대받았는데, 식탁에서 선교사 아버지가 어린 딸과 대화를 하는데, 아버지가 딸의 친구에 대해서 별로 잘 알지도 못한 채 험담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딸이, 아버지의 말씀에는 틀린 점이 몇 가지 있고, 그 이전에 남을 무턱대고 욕하는 것 자체가 선교사로서의 직업을 가진 아버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비판했습니다. 그 아버지가 딸에게 잘못했다고 바로 사과한 점에서 필자는 문화충격을 크게 느꼈다고 합니다.

그 잡지에서 읽었던 것과 비슷한 사례가 국내에도 있고, 그 사례가 앨매리님의 외가 쪽 친척의 가정이라니 놀랍습니다.

앞으로 앨매리님에게 큰 축복이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Board Menu

목록

Page 1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2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3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8
5895

오늘부터는 여행중입니다

1
  • new
SiteOwner 2024-11-21 9
5894

멕시코 대통령의 정기항공편 이용은 바람직하기만 할까

  • new
마드리갈 2024-11-20 15
5893

10세 아동에게 과실 100%가 나온 교통사고 사례

  • new
마드리갈 2024-11-19 17
5892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1
  • new
마드리갈 2024-11-18 42
5891

근황 정리 및 기타.

4
  • new
Lester 2024-11-17 60
5890

그럴듯하면서도 함의가 묘한 최근의 이슈

  • new
SiteOwner 2024-11-16 24
5889

이것이 마요나카 철도 사무국의 진심입니다!

4
  • file
  • new
마키 2024-11-15 61
5888

홍차도(紅茶道)

2
  • new
마드리갈 2024-11-14 32
5887

예금자보호한도는 이번에 올라갈 것인가

  • new
마드리갈 2024-11-13 28
5886

마약문제 해결에 대한 폴리포닉 월드의 대안

  • new
마드리갈 2024-11-12 38
5885

이번 분기의 애니는 "가족" 에 방점을 두는 게 많네요

  • new
마드리갈 2024-11-11 39
5884

방위산업 악마화의 딜레마 하나.

  • new
SiteOwner 2024-11-10 41
5883

"N" 의 안일함이 만들어낸 생각없는 용어들

  • new
SiteOwner 2024-11-09 43
5882

트럼프 당선 & 수능과 교육 이야기

4
  • new
Lester 2024-11-08 107
5881

있는 법 구부리기

4
  • new
SiteOwner 2024-11-06 70
5880

고토 히토리의 탄식

2
  • file
  • new
마드리갈 2024-11-05 47
5879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가는 건 일단 맞게 보이네요

3
  • new
마드리갈 2024-11-04 52
5878

중국의 비자면제 조치가 도움이 될지?

5
  • new
마드리갈 2024-11-03 80
5877

아팠던 달이 돌아와서 그런 것인지...

2
  • new
마드리갈 2024-11-02 51
5876

"임기단축 개헌" 이라는 그 이타주의

2
  • new
SiteOwner 2024-11-01 55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