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갑자기 세계관 최강자가 되었던 사연 이야기

SiteOwner, 2019-12-16 20:10:34

조회 수
157

제목의 유래는 기성 창작물은 아니고 대학생이었을 때의 저의 경험담을 요즘의 라이트노벨이나 코믹스의 작명방식으로 재구성한 것임을 모두에 밝혀 둡니다.

어떤 여학생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선배는 정말 무서울 것, 두려울 게 없겠다고. 그래서 부럽다고.
무슨 소리인가 반문하니, 이유를 줄줄 늘어놓습니다.
남성, 영남권 출신, 이과, 큰 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기득권이 가져야 할 것을 다 가진 권력자인데 어찌 안 부러울 수가 있겠냐고. 자신은 여학생인데다 영남권 출신도 아니고 키도 작고 그래서 영원히 소수일 수밖에 없는 불리한 인생인데, 선배처럼 그렇게 태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고 있는 소리 없는 소리를 다 하는데...

일단 그 여학생이 말한 대로, 저는 남성이자 영남권 출신이고 이과생에 키가 큰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권력자라는 이유는 전혀 성립하지 않습니다. 설령 예의 속성을 모두 갖춘 권력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속성을 갖고 있어서 권력자가 아니라 그 권력자에게 우연히 그 속성이 모여 있었을 따름이니 그 여학생의 논리는 틀린 것이 명백합니다.
그래서, 저는 즉좌에서 그 여학생의 발언을 물리쳤습니다.
"그거 헛소리. 그리고 그런 발언은 앞으로는 안 했으면 좋겠는데. 사람은 그 사람 자체로 판단되는 것이지, 백그라운드로 판단하는 거 아니다."

얼마 뒤에 그 여학생이 정도가 더 심한 발언을 했습니다(지역감정과 얽힌 크고 작은 이야기 참조).
저의 출신지는 영남권. 그 중에서도 흔히 정치권에서 TK로 약칭되는 대구경북권.
그 여학생은 대구경북권 쪽이 여성차별이 심하지 않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헛소리냐고 물어보니 그냥 그런 거 아니냐고 하면서 대구경북권 출신 같으면 전의 그 질문에 화를 내거나 폭력을 휘둘렀을텐데 말로만 하고 그쳤다고.
또 똑같은 오류를 범하길래 지적을 해줬더니 거짓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제 주민등록증을 보여줬습니다. 그렇게 비난하는 그 대구경북권 출신이 맞다고.
그러면 앞으로는 그 고정관념처럼 차별대우를 해 주겠다고 선언하고 실천했습니다. 마주칠 때마다 의도적으로 무시한다든지 등으로.
그 여학생은, 이렇게 고정관념대로 대우받으니 기분좋냐는 제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 여학생 덕분에 순간 세계관 최강자가 되기도 했고, 출신지를 부정당하기도 했고, 그리고 그 고정관념에 부합해 주기도 했습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20-03-30 00:11:57

편견이 맞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많죠. 저도 그런 게 있을거에요.

근데 이건... 너무 심한 정도네요. 편견을 넘어 신념이 되었고 신념을 넘어 광신이 된 수준...

반면교사로 삼기 딱 좋은 케이스네요.

SiteOwner

2020-03-31 22:15:24

벌써 20여년 전의 이야기지만, 역시 지독한 편견이라고밖에 결론을 못 내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편견의 결과는 보시다시피 해피엔딩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그 여학생같은 사람들이 그 한 사람만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도처에 보이고, 백그라운드를 가리지 않습니다.


최소한 우리들은 그렇게 처신하지 않아야겠지요. 그 여학생의 존재는 반면교사의 가치는 있나 봅니다.

Board Menu

목록

Page 1 / 30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 중입니다. (250326 추가)

6
  • update
Lester 2025-03-02 175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356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209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24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5
  • update
마드리갈 2020-02-20 3924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54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6034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643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159
6041

이유를 말못하는 개혁과 시장을 이긴다는 망상

  • new
SiteOwner 2025-04-17 5
6040

판소리풍 화법의 기사를 쓰면 행복할까

1
  • new
마드리갈 2025-04-16 13
6039

자칭 통일운동가들은 김일성 생일은 잊어버렸는지...

2
  • new
SiteOwner 2025-04-15 21
6038

<죠죠의 기묘한 모험> 7부 <스틸 볼 런>의 애니메이션 제작이 확정

7
  • file
  • new
시어하트어택 2025-04-14 88
6037

엑스포 이야기 약간.

4
  • new
SiteOwner 2025-04-13 68
6036

미국의 제조업 천시 마인드는 여전합니다

3
  • new
SiteOwner 2025-04-12 50
6035

트럼프라면 중국에 대해 1000% 관세율을 적용할 듯?

2
  • new
마드리갈 2025-04-11 44
6034

NHK에서도 애니에 출연하는 성우들이 자주 나오네요

  • new
마드리갈 2025-04-10 37
6033

이번주의 피로가 지난 수년간보다 더 크게 느껴지네요

2
  • new
마드리갈 2025-04-09 45
6032

"자칭 히로스에 료코 용의자 체포" 의 충격

2
  • new
SiteOwner 2025-04-08 48
6031

러시아의 첩보센서는 영국 영해에까지 들어와 있습니다

2
  • new
SiteOwner 2025-04-07 49
6030

적성국보다 동맹국이 나쁘다고 말한 결과

2
  • file
  • new
마드리갈 2025-04-06 51
6029

형해화에 무감각한 나라

  • new
마드리갈 2025-04-05 45
6028

계엄-탄핵정국은 이제야 끝났습니다

8
  • new
SiteOwner 2025-04-04 116
6027

학원 관련으로 여행에서 접한 것들 몇 가지

2
  • new
마드리갈 2025-04-03 50
6026

애니적 망상 외전 10. 일본에 펼쳐진 시카노코

2
  • new
마드리갈 2025-04-02 61
6025

이제 일상으로 복귀중

2
  • new
마드리갈 2025-04-01 54
6024

조만간 출장 일정이 하나 잡혔는데...

4
  • new
시어하트어택 2025-03-31 108
6023

최근 자연재해 소식이 많이 들려오는군요

3
  • new
시어하트어택 2025-03-28 119
6022

4개월만의 장거리여행

2
  • new
마드리갈 2025-03-26 57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